점심식사 후 우리 팀은 남은 회식비를 털기 위해 모였다. 원래 투표로 볼링장을 가기로 했었는데 대관료가 너무 비싸 다른 것을 알아보던 차였다. 내가 "커피 테이스팅 클래스 같은 걸 가자"고 제안했고 Y님이 펠롱 연남이란 곳을 물어오셨다. 테이스팅 클래스는 아니고 커피가 페어링 된 디저트 코스다.
커피도 안 마시는 인간이 이런 걸 제안하자 의아하게들 보셨지만 커피를 마시지 않기 때문에 알고 싶었던 거다. 제대로 된 곳에서 비교하며 마시면 커피의 매력을 알게 될까 하고.
비가 부슬부슬 오다말다 하는 흐린 날이었고 좀 더 분위기 있게 코스를 즐기게 되었다. 총 네 개의 페어가 제공되었고 커피는 두, 세 번째에 페어링 되었다. 각 음식마다 스토리를 준비해 주셔서 나도 의미부여를 하려 노력해 봤다.
첫 번째 커피는 쓴 맛 신 맛 고소한 맛이 균형 있게, 하지만 약하게 느껴졌다. 두 번째는 나무 향이 강해 특색 있는 느낌이었다. 하지만 커피의 매력을 느끼는 것에는 실패했다. 나중에 다른 분들께 여쭤보니 커피는 그저 그렇다는 평이었다.
그래도 디저트는 맛 모양 모두 좋았고 특히 두 번째로 나온 머랭에 토마토, 올리브, 라임즙을 곁들인 메뉴가 특이하면서 자극적인 조합이라 맘에 들었다.
비싸서 (커피를 즐기지 않는) 내 돈으론 오지 못할 것 같지만 회사 돈으로 경험하기에 딱 좋은 곳이었다.
늘 그렇듯 커피를 마신 날 밤은 잠을 못 이룬다. 카페인이 그대로 쌓여 있다가 밤에 침대에 누워서야 대사가 이루어지기라도 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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