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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독일 음주 여행 9일차: 하펜시티, 독일 마지막 날

아침으로 어제 마트에서 산 신라면 김치맛을 먹었다. 역시 안정적인 맛이었으며 이 또한 "싹 내려줬"다. 10시 반 정도에 밖에 나가려고 했지만 비가 엄청나게 내렸다. 마트 구경을 다녀온 후에 빗발이 좀 약해지더니 전철에 타고나니 하늘이 갑자기 맑아졌다. 대체 뭐지.엘필하모니 건물은 무료 티켓을 발급받은 후 거기 적힌 시간에 입장하는 방식이다. 대기하는 동안 할 일을 생각하고 있었는데 바로 들어갈 수 있었다, 비수기 만세.특별한 건 없지만 주변을 조망하기 좋았고 기념품 가게에 생각보다 예쁜 물건이 좀 있었다.하펜시티 산책을 하면서 벽을 타 보기도 하고, 금방이라도 한쪽으로 무너질 것 같은 저 아슬아슬한 건물은 대체 어떻게 하중을 지탱하는지 대해 토론하기도 하고 놀이터에도 가 보았다.융페른슈티크 역에서 내려..

가다 2024.05.03

얼레벌레 등산에서 롯데월드까지

2024. 4. 27.어느새 (왠진 모르지만) “얼레벌레”로 이름이 지어진 것 같은 클라이밍 모임 날이다. 평소처럼 암장에 가는 대신 용마산 - 아차산 등산을 위해 모였다.낮은 산이라 배낭에 카메라까지 챙겼다. 혹시 쌀쌀할까 싶어 바람막이 잠바를 입고 갔는데 버스에 타자마자 벗어 가방에 넣었다.다들 역에 모여서 천천히 올라가기 시작했다. M은 예상했던 대로 잘 올라가는데 S님과 Y가 엄청 힘들어한다. 난 학창 시절부터 운동을 싫어했고 허약하다는 말을 많이 들으며 자랐는데, 나보다 더 못 움직이는 사람을 볼 때마다 신기하기 그지없다.중간중간 쉬어가며 용마산 정상까지 도달했다. 원래 목적인 아차산 정상에 가려면 온 길을 약간 돌아가야 했지만 아차산 정상에는 인증사진을 찍을 비석이 없기 때문에 굳이 용마산까지..

가다 2024.04.29

크리스마스 독일 음주 여행 8일차: 베를린 기술 박물관

자기 전에 우리가 가려는 베를린 기술 박물관에 짐을 보관할 수 있는지 구글 맵에 질문을 올려놨는데, 3명이 그렇다고 자세한 답변을 달아 주었다. 나가기 전에 따봉을 하나씩 눌러줬다.체크아웃을 하러 내려가는데 엘리베이터가 꽉 찼다. 역시 마지막까지 싼 값을 한다.박물관까지 짐을 끌고 갔다. 코인 로커는 무료인 데다가 사이즈도 낭낭했고, 동전이 없다고 하니 직원이 동전 대신 쓸 수 있는 플라스틱 원판을 주기까지 한다.우선 별관을 보러 갔는데 구 기차 차고지를 그대로 이용한 듯했다. 실제로 운용했던 기차를 줄줄이 전시해 놓았다. 그 외 사진, 서류가방, 가공기술 등의 자잘한 주제에 대한 전시가 위층까지 있다.본관으로 넘어갔다. 이쪽은 선박과 항공기 위주다. 평생 볼 미니어쳐 배(크기가 커서 미니어쳐라 하기도 ..

가다 2024.04.28

크리스마스 독일 음주 여행 7일차: 베를린으로

아침 일찍 렌터카 사무소가 여는 시간에 맞춰서 도착했다, 아니 사실 10분 정도 늦게 도착했다. 그런데도 사무실 문이 잠겨 있고 앞에 손님이 기다리고 있어 이게 맞나 싶었는데 이내 직원이 도착해 인사를 하고 문을 열었다. 우리가 적절한 시간에 왔구나.분명 경차로 예약을 했건만, 남아 있는 차가 밴밖에 없다고 한다. 대형 차량을 운전해 본 경험은 없지만 이럴 때 한 번 해 보지, 정 안 되면 J가 해 주겠지 싶어 일단 괜찮다고 했다.그런데 우리 면허증을 보더니 면허를 딴 지 1년이 되지 않아 빌려줄 수 없다고 한다. 당황스럽다. 국제 면허증에는 당연하게도 국제 면허증 발급일장만 나와 있다. 그리고 국내 면허증에는 재발급일밖에 나와 있지 않다는 걸 이제 알았다. 공교롭게도 나랑 J 모두 고등학교 졸업 직후 ..

가다 2024.04.25

크리스마스 독일 음주 여행 6일차: 물에 비친 드레스덴

DB 앱으로 기차를 예매하는 것이 이제 완전히 익숙해진 것 같다. 일찍 출발해야 해서 호텔 카페에서 차만 마시고 역으로 갔다. 열차 출발 10분 전부터 플랫폼에 앉아 있었는데, 갑자기 바로 뒤쪽의 플랫폼으로 변경된 걸 모르고 열차를 그냥 보내고 말았다. 맙소사, 이거 표가 10만 원이 넘는데. DB info에 가서 불쌍한 얼굴을 하고 약간의 불평을 섞어 상황을 설명했다. 혹시 취소할 수 없냐 어떻게 안 되냐고 설득 끝에 원래 취소가 안 되는 플랜인데 직원 재량으로 다음 차표로 변경해줬다. 정말 다행이다. 독일에 대한 호감도가 또 조금 올라갔다. 이제 출발까지 시간이 비게 되어 역 가까운 Bamberger Döner 식당으로 들어갔다. 주인장이 붙임성이 있는 성격이었다. 되너는 정말 양이 많았지만 어떻게든..

가다 2024.04.21

크리스마스 독일 음주 여행 5일차: 밤베르크의 한갓진 크리스마스

호텔 조식을 돈을 주고 선택해야 한다면 잘 고르지 않는 편인데, 거의 양식이고 맛이 뻔하기 때문이다. 회사 식당 같기도 하고. 그래도 이 숙소는 조식이 기본 포함이라 내려가 봤다. 먹으러 온 보람이 있게 호밀로 만든 약간 부드러운 흑색 비스킷과 간(肝) 소시지 스프레드와 같은 이국적인 음식을 맛볼 수 있었다. 비스킷은 개 사료가 아닐까 의심스러웠고, 소시지는 약간 비려 많이 먹기는 힘들지만 조금씩 빵에 얹어 먹으면 풍미를 더해준다. 날씨는 여전히 흐렸으나 비가 오지 않으니 날씨가 좋다는 말이 절로 나왔다. 며칠 있었다고 독일인 다 되었구나. 카메라 침수 우려 없이 드디어 삼각대를 개시했다. 밤베르크로 이동했다. 크리스마스 마켓은 이곳도 연 흔적만 있고 가게는 대부분 닫혀 있다. 글뤼바인을 파는 곳에 사람..

가다 2024.04.20

벚꽃 라이딩

2024. 4. 7. 어제 현충원에서 벚꽃 구경도 실컷 했으니 부담 없이 늦게 일어났다. 게으름을 즐기자는 생각에 짜슐랭을 끓여 먹었다. 개인적으론 짜파게티가 좀 더 자극적이고 나은 것 같다. 소파에 누워 역전재판 5를 계속 플레이하다 잠들었다. 오후가 되자 생각이 들었다. 이번 주말이 올해 벚꽃 마지막일 텐데 나가야 하나? 고민하다 집 근처에 피는 벚꽃도 보고 싶어서 나가기로 결정했다. 저번에 부모님이 집들이 오셨을 때 본가에서 가져온 내 자전거도 본격적으로 타 볼 겸 해서. 전역 후 군대에서 모은 돈을 모두 털어 구입한 자전거인데. 당시 T, S와 아라뱃길로 라이딩 다닐 때 이후로 제대로 탄 적은 오랜만인 것 같다. 신도시라 자전거도로가 잘 되어 있었고 가는 길에 벚꽃도 많아 타는 맛이 났다. 멈춰서..

쓰다 2024.04.14

시간 집약적 LA 여행 4일차

투어 첫날. 새벽같이 일어나 체크아웃하면서 최소한의 물건을 제외한 짐을 호텔에 맡기고 투어 차량에 탑승했다. 과연 미국은 땅이 넓다. 관광지 한 곳 한 곳을 갈 때마다 차에서 몇 시간을 버텨야 한다. 끝없이 이어질 것만 같은 기차에 실린 컨테이너, 끝없이 이어질 것만 같은 물류 센터, 끝없이 이어질 것만 같은 풍력 발전기가 보였다. 데저트 힐스 프리미엄 아웃렛에 들러 잠바와 옷을 샀다. 쇼핑을 좋아한다는 생각을 해 본 적은 없는지만 막상 하면 나름 재밌고 시간도 잘 간다. 부족한 건 돈이지. 옛날 오로라 아웃렛에 들렀을 때 시향해 본 이후로 늘 가지고 싶었던 코치 EDP도 구입했다. 이 아울렛에서 유일하게 먹을 만할 건 파이브 가이즈라는 리뷰를 봐서 생각 없이 그곳으로 향했다. 몇 년 전 출장지에서 선배..

가다 2024.01.07

시간 집약적 LA 여행 3일차

아침부터 차를 몰고 애너하임의 디즈니랜드로 갔다. 어제 하루종일 시내운전만 하다 고속도로를 타니 마음이 좀 편했다. 출장이나 여행이 아니면 차를 몰 일이 없으니까 나는 만년 초보다. 디즈니랜드는 디즈니랜드 파크, 캘리포니아 어드벤처의 두 곳으로 나뉘어 있다. 나와 동생은 마블 캐릭터 쪽이 더 친숙해 캘리포니아 어드벤처만 돌기로 했다. 들어가자마자 각자 마음에 드는 미키 마우스 머리띠를 하나씩 사 썼다. 아버지는 이런 걸 왜 쓰냐는 눈치였지만 나와 동생의 텐션에 얌전히 하나 고르셨다. 앞사람이 first visitor 뱃지를 받길래 우리도 달라고 해서 각자 옷에 달았다. 이곳에서 즐긴 것은 섹션을 나누어서 정리해 보기로 한다. 공원 내부 볼거리의 실시간 정보는 대부분 디즈니랜드 앱에 업데이트되어 편하게 찾..

가다 2023.12.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