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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독일 음주 여행 6일차: 물에 비친 드레스덴

juo 2024. 4. 21. 21:24

DB 앱으로 기차를 예매하는 것이 이제 완전히 익숙해진 것 같다. 일찍 출발해야 해서 호텔 카페에서 차만 마시고 역으로 갔다.

열차 출발 10분 전부터 플랫폼에 앉아 있었는데, 갑자기 바로 뒤쪽의 플랫폼으로 변경된 걸 모르고 열차를 그냥 보내고 말았다. 맙소사, 이거 표가 10만 원이 넘는데.

DB info에 가서 불쌍한 얼굴을 하고 약간의 불평을 섞어 상황을 설명했다. 혹시 취소할 수 없냐 어떻게 안 되냐고 설득 끝에 원래 취소가 안 되는 플랜인데 직원 재량으로 다음 차표로 변경해줬다. 정말 다행이다. 독일에 대한 호감도가 또 조금 올라갔다.

이제 출발까지 시간이 비게 되어 역 가까운 Bamberger Döner 식당으로 들어갔다. 주인장이 붙임성이 있는 성격이었다. 되너는 정말 양이 많았지만 어떻게든 다 먹었다.

기차 화장실/짐칸이 생각보다 넓어 바닥에 앉아 옆에서 아기가 뒹구는 것을 구경했다. 독일에서 처음으로 파란 하늘과 해를 봤다.

드레스덴 역은 매우 컸고 그에 비례해 장식된 트리도 거대했다. 4시가 좀 넘은 시간인데 벌써 해가 지고 있었다.

숙소 체크인 후 왠지 인기 있어 보이는 제과점이 눈에 띄어서 초콜릿 등의 먹을거리를 사 나왔다. 나와서 찾아보니 슈톨렌 맛집이라던데, 한국에서 먹고 왔다는 이유로 사지 않았다.

아우구스투스 다리 옆의 노을 맛집이란 곳에 갔다. 노을을 볼 시간은 이미 훨씬 전에 지나갔고 구름과 달이 보였다.

물이 범람해서 도로 일부가 잠겼는데 이게 정말 예뻤다. 베네치아는 가보지 않았지만 이런 느낌이 아닐까? 사진을 정말 열심히 찍었다.

크리스마스 마켓은 이미 닫았지만 규모가 꽤 컸을 것 같다. 음식을 파는 부스는 아직 좀 연 곳이 있었고 사람들이 그 앞에 글뤼바인을 한 잔씩 들고 모여 있었다. 광장에도 꽤 많은 사람이 돌아다닌다.

독일 이렇게 재미있는 나란데 누가 노잼이라 한 거지.

슈니첼 맛집이라는 곳에 왔다. 필스너는 말이 필요 없다. 매일 맥주를 이렇게 마시는데 도통 질리지가 않는다. 슈니첼은 부드러웠고 같이 나온 잼이 잘 어울렸다. 새콤한 감자 샐러드도 좋았다. 음식이 많이 짜지도 않고 대체로 딱 좋다.

다리를 건너 아우구스투스 광장까지 갔다 돌아왔다. 노점을 그냥 지나치긴 아쉬우니 커리부어스트, 글뤼바인을 사 왔다.

사람들이 들고 다니던 트르델니크도 맛이 궁금해서 배불렀지만 시도해 봤다. 즉석에서 숯으로 굽는데 참을 수가 있어야지. 설탕, 계피가 발렸고 맛은 평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