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때 하교길에는 늘 검은 양복을 차려입고 학생들의 집전화번호를 따 가는 분들이 있었다. 그렇게 나는 집 근처에 있던 교회를 처음으로 나가게 되었고 결국 몇 달간 다니긴 한 것 같다. 내가 인간의 죽음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본 가장 처음이 초등학교 2학년 시절이었고 마침 예수천국 불신지옥을 외치는 기독교를 접하면서 신앙심을 가져 보려고 나름 노력도 해 보았다. 하지만 주말 아침 시간을 빼앗아가는 교회는 내게 너무 귀찮은 존재였고 결국 교회에 나가지 않겠다는 말을 전하는 난감한 역을 어머니께 맡긴 이후 연을 끊었다. 이제 와서 그 때를 떠올려 보면 참 순진했다는 생각밖에 안 든다. 어느 정도 자라 합리적인 사고를 할 수 있게 된 이후로, 나에게 있어 종교의 정의란 누군가에겐 '죽음이라는 공포를 잊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