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길에 잠깐 세계과자 판매점에 가서 이것저것 집어왔다. 주로 생긴 게 재미있어 보여서.
세계과자점은 정작 들어가면 맛있어서 사는 것보다 모험심에 사는 게 더 많은 듯.
1. 호라데키타 초코바나나향 캔디 (3500원)
뜯자마자 강한 바나나향이 확 난다. 내용물이 단촐하다.
난 초콜렛은 좋아하지만 바나나는 안 좋아한다. 특유의 쫀득한 식감이 싫다.
어렸을 때 거리에서 초코바나나의 비주얼에 낚여서 사먹었다가 바나나 때문에 다 못 먹고 버린 좋지 않은 기억이 있는데, 약간 걱정이 된다.
일단 초코크림과 컬러풀 토핑을 부어본다.
초코가 점성이 좀 있다. 초코픽 찍어먹는 초코같다.
토핑은 그냥 설탕맛.
바나나맛 소프트캔디를 이쑤시개에 꽂아서 초코와 토핑을 차례로 묻힌다. 당연히 초콜렛 점성 때문에 포장지 일러스트처럼 깔끔하겐 안 묻는다.
표면을 자세히 보니 실제 바나나처럼 가로줄이 나 있다. 이상한 데서 고퀄이다.
식감은 카라멜 씹는 느낌 비슷한 것 같다. 초콜릿 맛은 처음에만 잠깐 나고 고농축 바나나킥 향이 입 안에 감도는데, 단 맛도 강하다 보니 풍선껌 씹는 느낌도 난다.
2. 호라데키타 아이스바캔디 (3200원)
이건 약간 새콤한 향이 난다. 값이 몇 백원 싸서 그런가 바나나에 비해 더 양이 적다.
일단 히에히에(시원시원?) 파우더와 겉에 바르는 물엿이 토핑으로 들어있다.
물엿은 달고 약간 새콤한 향이 나는데 파우더는 그냥 슈가파우더같다.
막대를 소프트캔디에 꽂는데 바나나와 비슷하게 카라멜보다 약간 단단한 굳기라 꽂기가 힘들다.
꽂아도 정육면체에 가까운 모양이라 아이스바 느낌은 별로 나지 않는다.
물엿, 파우더 순으로 묻히면 되는데 존재 의미를 모르겠다.
포장지 설명을 보면 위쪽을 하얗게 만들어서 뭔가 얼어붙은 느낌을 주려고 한 것 같은데, 티가 잘 나지 않는다.
물엿과 함께 흘러내려서 바닥에 떨어지기나 하고 말이야.
일단 소다향을 먹어본다. 캔디 안에도 약간 자잘하게 씹히는 입자가 있다.
맛은 괜찮은데, 뭔가 굉장히 익숙한, 어디서 많이 먹어본 맛이다. (치약?) 먹고 나면 입안이 좀 시원하긴 하다.
딸기맛도 역시 뭔가 입자가 있다. 나쁘지 않았다.
아무튼 공통적으로 합성착향료 맛이 강하고, 달아서 슬슬 질려갔기 때문에 나머지는 내일 먹기로 했다.
3. 호라데키타 사과사탕 (3500원)
딱 보자마자 카라멜류 사탕이 생각이 난다.
역시 토핑 구성은 다 비슷비슷. 물엿과 컬러풀 토핑이 들어있다.
먹는 법도 똑같다. 차례대로 찍어서 먹으면 된다.
물엿은 새콤한 맛이 나긴 하는데 그렇게 강하지 않다. 그저 빨갛고 윤기나는 비주얼, 토핑 부착을 위해 있는 듯.
맛은 신 맛이 없는 캐러멜형 아이셔 정도.
4. 호라데키타 초코키나코모찌 (3500원)
떡이라 그런지 가루가 있다. 꺼내다 바닥에 조금 흘렸다...
떡이 딱딱하다. 설명서를 보니 물을 약간 부으라고 되어 있다.
수돗물을 떠다 좀 뿌려주니 금새 몰캉몰캉하게 변한다. 신기하다.
토핑은 인절미 가루와 초코크림. 가루가 수북하다. 초코크림은 초코바나나에 들어있는 것과 동일하다.
떡이 물렁물렁한데다 서로 붙어버려서 하나씩 떼기가 참 힘들다.
일단 겨우 포크로 찍어서 초콜릿을 발라 보았다. 잘 묻지 않는다. 묻힌다기보단 얹는다는 느낌으로.
인절미 가루는 많으니까 듬뿍 묻히는 게 좋을 것 같다.
떡은 물렁물렁하고 무미에 가깝다. 즉 토핑이 맛의 포인트인듯. 인절미 토핑이 맛있다.
전체적으로 맛이 없진 않은데 떡의 식감 때문인지 좀 미묘했다.
이렇게 4종 모두 먹어 보았다. 그렇게까지 괴악한 맛은 아니었고 불량식품 테이스트 기준에선 오히려 괜찮은 편이지만, 가격에 비해 양이 적다.
재미로는 한 번 사먹어볼 만 하다.
사실 포핀쿠킨이 더 재밌어 보여 사올까 했지만 너무 비싼 데다 맛도 더럽게 없다는 말에 관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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