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7월 28일 17시, 예고된 대로 세아 마크 3 김춘자 님의 마지막 방송이 시작되었다. 방송 준비 시간에 슬픈 노래를 틀다가 갑자기 춘자의 엉망진창 트롬본 연주(와 내 팬아트)가 나와 역시 한번 세아는 끝까지 세아라는 생각이 들었다. 막상 현실에서 졸업할 때는 별 느낌이 없었던 것 같은데, 세아의 졸업식은 상상했던 졸업식처럼 시원섭섭한 감정이 들었다.
세아스토리 첫 생방을 봤을 때가 언제인진 확실하지 않다. 2020년 7~8월 중이라는 건 확실하다. 덕분에 스트리밍이란 것도 처음 보고 채팅이나 도네이션도 처음 해 봤다. (부끄러워서 많이는 못 했다, 사실 아직도 익숙하지 않다.) 나 같이 세아가 첫 버튜버인 사람이 많을 것이다.
사업부를 접니 마니 할 때라서 정시 퇴근하면서 방송에 집중하기 딱 좋은 환경이었다. 불을 모두 꺼 깜깜하고 모두가 자고 있어 조용한 퇴근 버스 안, 마더 시뮬레이터 방송을 보며 필사적으로 웃음을 참던 내 모습이 떠오른다. 성인이 되고 나서 거의 감정을 잃은 듯 무던한 삶을 살고 있었는데 그렇게 웃은 건 정말 드물다.
처음으로 팬아트도 꾸준히 그렸다. 원래 그림을 좋아하긴 했지만 창작이란 건 욕망이 부채질하는 면도 있기 때문에, 여러 모로 욕망이란 게 부족한 나는 그림을 가끔씩 그리면서도 딱히 그리고 싶은 건 없는 그런 이상한 상태였다. 처음 팬아트를 그려 올렸는데 부족한 그림이지만 좋아해 주는 분도 생기고, 세아 본인이 좋아해 준 그림도 있어 뿌듯했다. 그렇게 팬아트를 그리면서 팬게임도 만들고 굿즈도 만들고 하면서 3년이 지나갔다. 실력이 별로 늘진 않은 것 같지만 꾸준히 그림을 그릴 수 있게 한 원동력은 세아스토리였다.
어디서 이런 버튜버를 또 찾을 수 있을까. 인방을 많이 보진 않았지만 버튜버 연기자뿐 아니라 팀 전체를 응원하게 되는 경험은 세아 팀이 처음이자 마지막일 것 같다. 그래서 다른 버튜버보다 세아스토리를 좋아했었고.
방송은 실제 졸업식 날처럼 조금 일찍 끝났다. 그래서 더 졸업이라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건강 문제도, 사고를 쳐서도 아닌 개인의 더 나은 미래를 위한 선택인 만큼 졸업을 축하하며 춘자님을 응원한다. 워낙 끼가 많고 뭐든 열심인 분인 만큼 어디 가든 밝게 빛나실 거라 믿는다. 우리가 학창 시절을 잊지 못하듯 세아 마크 3과 함께 한 3년은 평생 내 기억 속에 남아 있을 것이다.
아래는 저번 팬아트 포스팅 이후 새로 그린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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