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seum of Science and Industry

긴 출장 기간 동안 시카고의 박물관이란 박물관은 대부분 가 봤다. 애들러 천문대는 딱히 끌리지 않아서 패스했고, 이번엔 남쪽으로 좀 떨어진 곳에 있는 과학 산업 박물관으로 가 보았다. 유료 주차장이 있긴 하지만 박물관 옆으로 좀 돌아가면 공원의 야외 주차장에 무료로 차를 댈 수 있다. 위 사진은 입구 반대편 공원에서 찍은 사진이다.

중앙 홀의 양쪽으로 각각 보이는 풍경이다. 정말 과학, 산업이라는 느낌이 팍팍 들지 않는가! 꽤나 인기있는 박물관으로 어린이를 동반한 입장객들이 매우 많았다.

중앙 홀에서 올려다보면 천장이 아주 높고 보라빛 조명이 비춰지고 있다.

양쪽 섹션 외에도 정말 여러가지 잡다한 것들을 전시하고 있다.

지구가 자전하는 걸 느낄 수 있는 전시물. 길고 긴 로프 끝에 매달린 진자가 양쪽으로 움직이고, 지구의 자전에 맞춰서 조금씩 방향이 바뀌기 때문에 시간이 지남에 따라 가장자리의 핀들을 하나씩 넘어뜨린다. 별 것도 아닌데 보고 있게 된다. 시원하고 깔끔하게 픽 하고 쓰러지진 않는다.

거대한 모래가 담긴 원형 판이 회전하고 핸들로 그 속도를 조정할 수 있다. 그에 따라 변하는 무늬의 패턴을 구경할 수 있다. 역시 별 것 없는데 신기해서 많은 사람들이 몰렸다.

토네이도의 공기 흐름을 볼 수 있는 곳. 기상 현상과 연관지어서 이것저것을 설명해놓은 곳이 있고, 여러 바람의 세기를 직접 체험해볼 수 있는 부스도 있다. 뒤쪽 천장에는 테슬라 코일도 보인다. 시끄러운 꽈르릉 소리가 들리면 저게 작동하고 있는 것.

"산업"스러운 곳으로 왔다. 철도에 관한 걸 전시해놓았는데, 시카고 도시 한 켠을 그대로 재현해 놓은 데 전차가 달리고 있는 것을 보면 입이 떡 벌어진다.

근대 미국 거리를 작게 재현해놓은 곳 옆의 아이스크림 가게에서 파르페를 시켰다. 달고 단 맛이 났다.

거울의 미로. 이 곳 전시물 중 가장 재미있었다. 정말 벽에 손을 짚고 다녀야 길을 찾을 수 있었다. 한 번에 들어가는 사람 수가 정해져 있어서 너무 붐비지도 않고. 끝에는 패턴에 대해 알 수 있는 교육적인 전시 자료가 있지만 그게 무슨 대수람.

카드보드 자전거?

작게 서커스에 대해 전시한 방도 있었고... 말했듯이 잡다한 게 많다.

잠수함! 이 아래는 처음 표를 살 때 추가 요금을 내야 한다. 이렇게 추가 요금을 내는 곳이 몇 개 있는데 난 탄광 쪽을 선택했다. 탄광을 재현해놓은 코스에서 탄광 산업의 발전을 가이드가 설명해주는 것이었는데, 영어가 짧아서 차라리 여기를 선택했음 좋았을 걸. 이렇게 위에서 보는 것까진 된다.

인체의 신비전 비슷한 게 전시되어 있다. 인체를 조각조각내서 펼쳐 놓은 것을 보니 사람이 무슨 합체로봇인가(...) 싶기도 하고. MRI를 찍듯이 사람을 가로로 토막토막 낸 조각도 몇 개 전시해 놓았는데, 다른 건 그저 그랬지만 머리 중 이빨이 있는 면을 썰어 놓은 건 좀 징그럽게 느껴졌다. 죠죠 5부의 한 장면을 실제로 보게 되다니...

두 개의 핸들로 프리즘과 거울의 각도를 조정해서 자기만의 무지개를 만들어볼 수 있다! 프리즘 하니까 생각나는 일화가 있는데, 초등학교 과학실험 때 프리즘을 이론으로만 배우고 만져볼 수가 없어서 어머니께 거금 2000원(...)을 타서 동네 문방구점 구석진 곳에 있었던 낡은 과학 실험 세트를 샀다. 문제는 너무 오래되어서 내용물이 유실되었는지 프리즘은 없었다...

거대한 요정의 성. 4면이 여러 개의 방으로 이루어져 있다. 방 하나하나를 따로 만든 후에 쌓고 외장을 만들었다고 한다. 멋있긴 했는데 미술관에서 본 미니어쳐만큼의 감동은 없었음.

이 곳도 대륙의 스케일을 보여주는 박물관이다. (영어를 안다는 전제 하에) 교육적이고 체험할 거리가 아주 많아서 아이들이 좋아할 듯. 단 아이를 데리고 온 사람이 많았고 너무 붐벼서 일일이 체험하기는 좀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