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다

내 선물 고르기

juo 2024. 1. 20. 16:21

2023. 1. 14.

어제 잘 타이밍을 놓쳐서 그런가 새벽에 자다 깨다를 반복 했다. 독일에서 사 온 멜라토닌을 먹었으면 좋았을 텐데, 잠들기 전에는 그날 잠을 깊게 잘지 아닐지 모른다는 게 문제다. 그럼 이 약은 대체 언제 먹어야 하는 거야?

일어나자 아무리 커튼을 쳐 놨다고 해도 방 안이 어둑어둑했다. 흐린 눈으로 핸드폰 화면을 보고 깜짝 놀랐다. 늦게 자긴 했는데 18시까지 잤다고? 정신을 차리고 화면을 다시 보니 13시였다. 비가 와서 평소보다 어두운 것이었다.

밖에서 밥을 먹고 카페에서 사진 정리를 할 생각으로 노트북을 들고 나왔으나, 식사를 마치니 배가 불러 필요한 물건만 구입해 바로 집으로 돌아왔다. 카페에서 식사까지 할 생각이 아니면 항상 이렇게 된다. 요새 카페에서 민폐를 끼치는 카공족들이 많아지다 보니 그냥 노트북을 펼치는 것만으로도 눈치를 봐야 하고. 차라리 집에서 편하게 있는 게 돈도 안 들고 좋다.

집에서 차를 마시며 여행 사진 편집을 하는 것으로 하루를 보냈다. 부지런히 하지 않으면 다음 여행을 떠날 때까지 이번 여행의 마무리(사진, 방문 장소, 여행기 정리)를 못 하는 사태가 일어날 수 있다.

정리 중 J에게 전화가 왔다. 단톡방에 올라온 사진을 보면 아내와 아들을 데리고 글램핑을 갔던데, 잠시 짬이 나서 연락을 한 것 같다.

요지는 집들이 겸 내 생일 겸 해서 뭔가 사 주겠다는 거였다. 소비하면 사라지는 것은 말고, 두고두고 쓰면서 자신이 선물해 준 거라 기억할 수 있는 물건으로. 7만 원쯤 하는 탁상용 바이스가 생각났지만, 싼 것 말고 꼭 10~20만 원 사이의 물건을 고르라는 오더가 있어 고민이 필요해졌다. 집에 필요한 건 대부분 샀고.

그래도 나를 좋은 친구로 생각해서 꼭 뭔가 해 주고 싶다니, 이건 심사숙고 해 봐야겠다.

S도 얼마 전 내가 갖고 싶다고 흘리듯 말한 1구 인덕션을 주문해 줬는데. 가끔은 내가 친구들에게 쏟는 애정에 비해 너무 많은 애정을 받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어 고마우면서 미안하기도 하다. 집들이 때 오면 꼭 맛있는 걸 사 줘야겠다. 그전까지 주변 맛집도 좀 알아놓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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