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다

디제이맥스 미라클 라이브 파티 2일차

juo 2024. 5. 22. 22:03

인간은 8시간 정도 자면 적당하다는데 아침 일찍 약속이 없는 주말마다 10시간은 자는 것 같다. 평일엔 늘 수면이 부족하니 좋은 일이다.

공연장 근처 Bored&Hungry에서 저녁을 해결했다. 웨이팅이 있을 줄 알았으면 미리 캐치테이블로 예약을 잡아놓을 걸 그랬다. 요새 괜찮은 식당은 다 이런 것 같다.

패티는 짭짤하고 바삭했으며 같이 시킨 콘이 매우 중독성 있어 맥주와 먹기 좋았다. 한 병 더 할까 하다 참았다. 다음에 근처에 들르면 또 오고 싶은 맛이다.

내향인 큰맘 먹고 푸뉴 님 카페에 들러 사인을 받아볼까 했으나 오늘은 일찍 닫는 모양이다. 어제 받을걸.

공연장 앞에는 이미 사람이 많았고 나는 (이제는 남자 평균 미만이 되어버린) 작은 키로 저 뒤에 서게 되었다. 그래도 입구 근처라 가끔씩 바람이 불어 시원했다. 이거라도 위안 삼아야지.

입장 대기 중 줄 옆에서 SB_Engineer님과 마모씨 등의 스텝 분이 감사 인사를 하고 계셨다. 명찰을 차고 계셔서 나도 알아볼 수 있었다. 게임 화면에서나 보던 이름들인데, 실제 존재하는 사람들이셨구나.

짐을 맡기고 조금 고민하다 마침 한가해 보이던(…) 마모씨 사인을 받았다. 그림이 너무 예뻐서 스킨을 얻으려고 클리어패스를 꼬박꼬박 지르게 만드는 분이시다.

DJ 공연은 처음 보는데 어제도 생각했지만 고교 시절 갔던 힙합 콘서트가 생각났다. 그것보다 좀 더 파워가 넘치는 느낌.

하이네켄을 나눠주고 있었는데 무알콜이기도 했고 공연 중 들고 있기도 애매해서 안 받았다. 대신 챙겨 온 생수를 알뜰하게 나눠 마시며 공연 끝까지 버텼다.

내가 디제이맥스를 열심히 한 건 아니지만 오랫동안 하긴 했는지 대부분의 노래를 알고 있어 신나게 방방 뛰며 손을 흔들었다. 나는 여기서 떼창을 하기 위해 그동안 게임을 즐긴 것이다.

TAK님이 깜짝 출연해서 『glory MAX』 를 틀 때, 벡스터 님이 나와서 『평행고백』에 베이스를 칠 때, 그리고 마지막으로 『glory day acoustic version』이 흘러나올 땐 뭔가 감정이 북받쳤다.

앞에서 못 본 게 아쉽다. 아티스트 분들 모습도 잘 안 보이고. 그래도 너무 신나게 놀았다. 스텝들도 친절하시고 여러모로 준비를 많이 한 게 보이는 공연이었다.

끝나고 아티스트 분들 앞으로 사인 줄이 늘어서 있길래 슬쩍 줄을 서 사인을 몇 받고 사진도 찍을 수 있었다! 공연 잘 봤다는 감사를 전하고 벡스터 님과도 잠시 대화를 나눴다. “좀 더 넓은 곳에서 했어야 하는데…” 하시는 짧은 말에서 너른 마음씀씀이를 느낄 수 있어 감동받았다.

내일도 약속이 있긴 하지만 이 들뜬 마음 그대로 집 근처 맥주집에 달려갔다. DJMAX와 함께 한 시간들에 건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