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8. 5.
삿포로로 돌아와 숙소에 짐을 풀고 Y가 찾은 STEAK&HAMBURG ひげ 본점에서 저녁을 먹었다. 나와 J는 와규 스테이크가, Y는 좀 싼 아메리칸 스테이크가 같이 나오는 메뉴를 골랐다. 햄버그의 육즙이 엄청났고 새콤한 나폴리탄이 느끼함에 약간의 변주를 줬다. 고기를 서로 나눠 먹어봤는데 와규는 정말 부드러웠고 Y의 것은 좀 많이 질겼다.
나츠마츠리 거리는 신주쿠의 거리만큼 붐비는 듯했다. 양쪽에 깔린 매대에서는 꼬치 등이 구워지고 있었고 플라스틱 테이블에선 연신 술잔이 부딪혔다. SNS에서 얼핏 본 대로 유흥업소에서도 많이 나왔는지 바니걸 차림의 여자들도 종종 보였고 업소 광고용 부채를 등에 꽂고 다니는 사람, 안주에 비해서 꽤 비싼 라인업의 술을 마시는 사람도 있었다. 일본의 유흥 문화는 뭔가 뭔가다. 거리 중앙으로 가자 수레가 행진하고 있었다. 실제로 보는 건 처음이다. 기모노를 입은 남녀도 많았는데 예뻐 보였다. 한국도 축제에서라도 한복이 좀더 대중화되었으면 좋겠지만.
Y는 리쿼 샵을 몇 군데를 들르는지 모르겠다. 요샌 인당 면세 한도가 두 병까지다 보니 J의 몫까지 총 4병을 사 가더라. 쇼핑을 위해 다리 아프게 돌아다니는 것은 싫어하지만 이왕 왔으니 구경이나 해 봤는데 베이커스 7이 있어 하나 집어왔다. 면세는 되지 않지만 6만 원이 약간 넘는 가격에 구할 수 있었다.
오도리 공원으로 가 그저께 눈여겨봤던 맥주축제 현장에 갔다. 산토리 쪽 테이블에 앉아 맥주를 시켰다. 나츠마츠리 거리만큼 붐비진 않고 적당히 흥겨워서 딱 적당했지만 안주는 양에 비해 너무 비싸 맥주만 먹는 게 좋을 것 같다. 그마저도 9시가 가까워지자 알바생이 모두 퇴근해 주문을 받지 않았다.
편의점에서 음식을 사 와 게스트 하우스 라운지 식탁에 펼쳐놨다. 예전에 한국에 있던 대롱대롱 비슷한 복숭아 맛 아이스크림이 괜찮았다. 매운맛 음료가 있길래 너무 궁금해서 사 봤는데 파인애플 환타에 매운맛을 추가한 듯해 마시다 보면 기침이 났다. 이 음료는 보드게임 펭귄 파티를 몇 판 돌려 벌칙으로 소비했다.
마스크 팩을 다 같이 하려고 가져왔는데 매일 까먹었고 도미토리라 다 같이 하기도 뭐해서 그냥 나 혼자 했다. 딱히 피부가 좋아지는진 모르겠지만 예전에 같이 여행을 한 일행이 팩을 해 준 이후로 이젠 여행 기분을 내려고 하는 의식이 되었다.
동생이랑 카톡으로 여행 얘기를 좀 나눴다. 나름 잘 즐기고 있는 듯하다. 우리도 벌써 마지막 밤이다. 날씨가 좋지 않았지만 그래도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알차게 즐긴 것 같다.
'가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슈퍼 블루문 (0) | 2023.08.31 |
---|---|
훌쩍 부산으로 (0) | 2023.08.26 |
여름 홋카이도 여행 3일차: 비에이, 후라노 (0) | 2023.08.20 |
여름 홋카이도 여행 2일차 (0) | 2023.08.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