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9. 3.
LA 여행 계획을 짜러 본가에 왔다. 부모님은 아마 우리가 가면 다 좋다고 하실 테고 동생 의견이 있나 싶어서.
아버지도 동생도 오래 쉬는 것이 힘들어 입국일, 출국일을 제외하면 온전히 쓸 수 있는 날이 4일밖에 없다. 따라서 2박 3일 투어를 가면 자유여행을 하루밖에 못 할 것이고 디즈니랜드를 코스에서 빼야 한다. 그러다 1박 3일짜리(12시 넘어 끝나는 투어, 그냥 밤늦게 끝나는 1박 2일 투어라고 보면 된다) 투어를 발견했다. 많이 피곤할 수도 있겠지만 이걸 고르고 디즈니랜드도 일정에 넣었다.
왜 가족과 하는 여행은 늘 이렇게 빡빡할까. 나는 한 곳에 여러 번 갈 수도 있지만 부모님은 그 여행지에 가는 것이 마지막이 될 확률이 높으니 최대한 알차게 여기저기 데려다 드리고 싶은 마음이 앞서 그런 것 같다. 올해까진 빡세게 가 보고 내년부터 휴양지로 가죠—라 생각했지만 사실 스위스도 데려다 드리고 싶다. 그냥 최대한 오래 체력을 유지해 주세요.
할 수 있는 건 다 했다. 아, 여행지 하니까 생각난 게 있다. 옛날에 해외여행을 자주 가는 사람들은 지도에 자기가 가 본 나라를 색칠하곤 했다. 나도 그동안 가 본 음식점 리스트를 구글 맵에 정리하다 보니 비슷한 게 나오긴 했지만 생각난 김에 여행지 지도를 따로 만들기로 했다.
고2 수학여행 때 제주도를 간 사진부터 시작해 여행지를 하나하나 지도에 찍다 보니 인도부터 시작해서 그동안 참 많이도 돌아다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첫 직장을 잡고 나서부터 더욱 자주 다녔고 2017년에는 출장 포함해 어찌나 돌아다녔던지 도무지 끝이 나지 않았다.
카메라를 바꾸기 전, 게다가 스마트폰이 나오지 않았을 땐 사진에 위치 기록을 할 수 있는 수단이 없었다. 그래도 인도 여행 당시엔 일기를 꼬박꼬박 써서 어디를 갔는지 찾기가 수월했다. 하지만 라오스 여행이나 가끔 스마트폰의 GPS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던 때는 대체 어딜 갔는지 알 수가 없어 사진의 실낱같은 단서를 가지고 어떻게든 찾아내야 했다. 정말 기록이란 건 중요하다.
지도에 2017년 중순 여행까진 채웠다. 정말 이때는 출장 포함해 많은 곳을 다녔다. 이렇게 보니 뿌듯하면서 국내든 국외든 앞으로 어디를 더 가 봐야 할지 한눈에 들어온다. 죽기 전에 북극 정도는 가 봐야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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