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여행과 그 전후의 일정으로 무리했는지, 한국에 감기가 유행인 때문인지 기억하는 한 처음으로 12월 31일에 감기에 걸린 채다. 때문에 목도 갈라지고 술도 맘 편히 마시지 못해 약간 속상하다. 음, 사실 안 마신 건 아니고 저녁으로 골뱅이소면을 해서 사케 남은 것을 마셨다.
돌아보면 전체적으론 그렇지 않았던 해가 없었을지도 모르겠는데 올해는 특히 연말까지 사회적으로 다사다난했던 것 같다. 내년도 새로운 사건사고로 꽉 차 있을 거라는 불길한 예감이 든다.
개인적으로는 제일 특기할 일이라면 거의 20년지기 친구와 사이가 틀어져 버린 것일 것이다. 결혼이나 이직 등의 이유로 자연스레 멀어진 사람들은 꾸준히 있었지만 이런 적은 성인이 된 이후 처음이니까.
반면 새로 알게 된 사람들도 있다. 특별히 대외 활동을 좋아한다거나 먼저 나서서 친구를 만들려는 성격이 아닌데 이렇게 새로운 만남이 생긴다는 것이 신기하다. 인연을 만들어 준 계기가 된 친구에 감사를.
그리고 피아노를 다시 시작했다. 이사를 계기로 몇 년 쉰 탓에 실력은 다시 처음부터 시작하는 거나 다름없지만 이제 한 지역에 자리를 잡았으니 천천히 꾸준히 해 보려고 한다.
출근하며 올해의 마지막 독서를 마쳤다. 그러고보면 올해는 유난히 책을 많이 읽었다. 요샌 e-book이 많이 나와서 핸드폰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든 읽고 싶은 책을 사서 읽을 수 있다는 게 좋다. 덕분에 1시간이 약간 넘는 출퇴근 시간을 낭비하지 않을 수 있다.
게이머로서의 나도 나름 열심히 했다. 그전까진 귀찮아서 안 보던 만화나 드라마도 꽤 봤다. 올해는 뜬금없이 달리기를 시작했고 마라톤 10km도 완주했다. 클라이밍이나 그림에는 소홀했던 것 같다. 개발자로서의 나는 이젠 회사에서밖에 찾아볼 수 없다. 공연은 종종 보러 다닌다. 음주는 친구들이 덜 마시니 나도 자연스레 줄었다. 좋은 일이다.
새해 목표는 언제나와 같이 특별히 없다. 그저 흘러가는 대로 살 뿐이다.
새해 바람은 언제나와 같이 구체적이지 않다. 그저 행복하고 재미있는 일이 많이 생기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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