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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본 힙합 공연

2024. 10. 20.힙합 공연을 마지막으로 보러 갔을 때가 언제였을까, 이루펀트의 flower, 화나의 Fanaconda를 보고 어글리 정션에 몇 번 들른 이후로는 간 적이 없다.해야 할 일이 많아져 음악을 듣는 시간이 적어진 것도 있고, 좀 더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듣게 된 이유도 있을 것이다. 옛날엔 TV를 안 보는 대신 힙합 음악만 줄기차게 듣고 따라 불렀는데, 요샌 대중 음악, 인디, 게임 음악, 재즈, 뉴에이지까지 듣는다.그래도 힙합은 여전히 좋아해 OGS라는 프로젝트 팀 소식을 듣고 CD와 공연 티켓을 한번에 구입했지만 공연 날이 되니 기대 반 걱정 반이다.나는 힙합을 듣기 시작한 때가 약간 늦어 오늘 볼 1세대 래퍼, 특히 주석이나 Side B의 음악은 많이 들어본 바가 없다. 그래서 아..

보다 2024.10.21

스시 작: 이 가격에 이렇게 먹어도 돼요?

다리 부상으로 술을 끊은 지 어언 2주, 오랜만에 하는 음주라 맛있는 걸 먹고 싶어서 예전부터 봐 놨던 남위례역 근처의 초밥집을 예약했다. 매번 오다가다 보던 곳인데, 이런 주택가에서 초밥 코스 요리라니 장사가 잘 될까 싶었는데 꽤 평가가 좋은 것 같다.캐치테이블로 디너 9만원 코스를 예약하고 시간에 딱 맞춰 들어왔다. 휴일 전날이라 그런지 다찌가 거의 꽉 차 있었고 사장님께서 분주하게 준비를 하고 계셨다.혼자 하셔서 처음엔 내내 바빠 보이셨는데 질문에도 잘 대답해 주시고 중간중간 친절하고 꼼꼼하게 챙겨 주시는 느낌.매번 오마카세 집에서 720ml짜리 사케를 혼자 시켜 마실 때마다 부담이 되긴 하는데, 내일은 휴일이니까.원래 미슐랭 3스타 집에서 나온다는 비싼 사케를 마시려 했으나 재고가 없다고 하셨다...

먹다 2024.10.09

10월(December) 국제국민마라톤

친구들이 가끔 달리기 기록을 찍어 올리는 걸 보고 나도 그냥 한 번 해 볼까 하고 러닝을 시작한 지 몇 달째, 어쩌다 보니 친구들과 10km 마라톤에 참가하게 되었다. 그동안 속세에선 러닝 크루가 유행이 되었다고. 클라이밍도 유행이고, 난 이제 어디로 도망쳐야 하나?목요일에 동네에서 10km를 뛴 탓인지(의외로 힘들지 않았다!), 마라톤 기념품으로 온 이봉주 깔창을 테스트한답시고 토요일에 하루종일 신사동을 걸어 다닌 탓인지 모르겠지만 일요일 오후부터 오른발 바닥이 아파와 절뚝거리며 걸어 다니는 신세가 되었다, 하필 마라톤 직전에. 가서 응원이나 해야 하나 싶었지만 다행히 약을 먹고 며칠간 얌전히 있자 뛸 수 있을 정도로는 회복되었다.아침 5시 반, 평일보다 두 시간이나 일찍 일어나 초코바를 하나 먹고 출..

가다 2024.10.05

맛없는 페퍼로니 피자

2024. 8. 31.오전에는 H네 외할머니 장례식에 가 운구를 도와주고, 본가에서 낮잠을 자다 저녁을 먹고 집으로 돌아왔다. 마침 본가에 머물고 있던 동생이 자기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역까지 태워다 줬다. 차 대시보드에 아빠 명함이 놓여 있길래 내 명함도 슬쩍 놓았다. 감사의 인사는 안 해도 된다.샤워를 하다가 발뒤꿈치가 아파서 비명을 질렀다. 오랜만에 구두를 신으면 꼭 이 모양이다.최근 술을 좀 자주 마시는 것 같지만 모처럼 주말이니 한 잔 하기로 했다. 집 근처 혼술집은 최근 친구들이 자주 놀러 오는 바람에 너무 많이 가서 이번주에도 가기가 좀 민망했다. 남자들은 음식점 주인이 자기를 알아보는 것을 싫어한다고 한다. 난 좋아하는 편이지만 무슨 기분인지는 이제 좀 알 것 같다.자주 가지는 않았던, 하..

쓰다 2024.09.01

여름 밤

2023. 8. 21.책값을 조금이라도 아껴 보고자, 그리고 집에서 걸어갈 수 있는 동사무소(이렇게 부르는 편이 정감 간다)에 도서관이 있어 이어제 피아노 레슨 후 평소 읽고 싶었던 『엄청나게 시끄럽고 믿을 수 없게 가까운』이란 소설을 한 권 빌려 왔다. 자료실 이용은 대학생 때 이후 처음이라 책을 찾는 게 좀 힘들었다.출근길에 첫 두 챕터를 읽었는데 마음에 들어 종이책으로 사 버렸다, 사고 싶었던 다른 책과 함께. 분명 처음엔 책값을 아끼려는 취지였는데 이게 맞나 싶다.내일은 주문한 책꽂이가 드디어 온다고 하니 보관 공간에 대한 걱정은 조금 덜었다. 하지만 본가의 책들을 다 수용하기엔 턱없이 부족하니 어떻게 엄선할지 고민이다.생각해 보니 토요일에는 춘천으로 『요즘은 팟캐스트 시대』 공개방송을 보러 가야..

쓰다 2024.08.25

배달 음식에 대한 기억

SNS에서 “엄마가 집에 늦게 들어오는 날은 카레를 해 놓는다”라는 글을 봤다. 난 카레에 대해 그런 이미지는 없지만 부모님이 자주 늦게 들어오셨던 것은 기억난다.예전부터 아버지는 자영업을 하셨고 많이 바쁘셔서 늦게까지 안 들어오실 때가 많았다. 어머니는 전업 주부시지만 아버지 회사 일을 돕느라 역시 집에 있는 시간이 적었다.요새는 학원이 거의 탁아소 대용이라지만, 내가 중학생이었던 땐 (그리고 교육열이 서울에 비해 낮았던 인천에선) 그런 분위기가 없었다. 따라서 하교 후 내 일과는 친구들과 잠시 놀다 들어와 (아마) 숙제를 하고 하루종일 컴퓨터를 하는 것이 전부였다.부모님은 아예 거실 서랍에 돈을 잔뜩 넣어놓고 늦게 들어올 때마다 배달 음식을 시켜 먹으라고 하셨고, 동생과 나는 매번 집에 있는 배달 책..

쓰다 2024.08.11

피아노 재시작

2024. 7. 8.몇 년 전에 3개월 배운 후 이직, 이사 문제로 3년 정도 쉬었던 피아노 레슨을 다시 시작했다. 오늘이 두 번째 시간이다.J도 일렉기타를 배우기 시작했고 M이 아마추어 밴드 공연에서 드럼을 치는 것을 본 김에 시작해 버렸다. 이런 건 모름지기 “해야지”로 끝나지 않고 마음먹었을 때 시작해야 한다. (같이 공연하자는 제안은 계속 거절하고 있다.)머리로는 기억하는 것도 있고 까먹은 것도 있지만 손가락은 생각대로 움직이지 않는다. 이전엔 가요 코드 반주 위주로 연습했지만 좀 더 제대로 하고 싶어 재즈 곡을 하고 있는데, 양손을 따로 움직이는 것이 쉽지가 않다.이대로 한 10년 정도 꾸준히 쳐서 잘 치게 되었으면 좋겠는데. 연습 시간이 많지가 않아 힘들다.몇 년 전에는 재택 근무를 많이 했고..

쓰다 2024.07.14

B&W 스피커 수리를 위한 여정

2024. 6. 29.언젠가부터 B&W 재플린 스피커에 빨간 불이 들어온다. 인터넷을 찾아봐도 별 정보가 없었다. 깜빡거린다는 사람은 좀 보이지만 내 경우는 그냥 쭉 켜져 있다.B&W 고객 센터에 문의를 넣어 봤지만 전혀 답장이 없다. 그래도 나름 유명한 기업인데, 신비주의인가?당장 재생은 되지만 신경이 쓰였고, 그 전에도 에어플레이 사용시 간헐적으로 재부팅 전까지 재생이 안 되는 문제가 있었기 때문에 한국 A/S를 담당하는 곳을 찾아 전화를 걸어 봤다. 이상하게 인터넷에선 확실한 정보를 찾기가 어려웠고 살 때 받은 보증서에서 전화번호를 찾을 수 있었다.문의는 빠르게 끝났다. 센터에 들고 가야 한다고 한다. 이거 무게도 부피도 좀 있는데, 못 들고 갈 정도는 아니지만 많이 힘들 것 같다. 오디오는 집뿐 ..

쓰다 2024.06.30

다시 만난 닌텐도 DS

2024. 6. 14.동생이 닌텐도 스위치용 『모여봐요 동물의 숲』을 한동안 열심히 하더니 별로 재미가 없다고 NDS용 『놀러와요 동물의 숲』을 하고 싶다고 했다. 중고 팩도 사놓은 상태라고. 창고에서 NDSL과 충전기를 꺼내 본가로 왔다.그렇게 오래 되었는데 아직 배터리가 어느 정도 남아 있는 듯하다. 내 구형 NDS는 이미 전원이 들어오지 않는다.모동숲은 현세대 기기로 나온 만큼 자유도가 높고 특히 DIY로 마을 전체를 마음대로 꾸밀 수 있지만 그만큼 나나 동생같이 그런 일에 재능이 없는 사람들에겐 맞지 않는 게임이 되어 버렸다. 게임에 엄연히 존재하는 콘텐츠를 제대로 즐기지 못한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게다가 플레이하며 주민들과의 대화가 왠지 좀 심심한 느낌이 들었다. 구작이 훨씬 재밌었다고 생각..

쓰다 2024.06.16

직장인으로서

2023. 5. 27.어제 늦게 잔 데다 몸이 좋지 않아 하루 휴가를 썼다. 12시까지 침대에서 누워 있으면서 끊임없이 울리는 회사 메신저 알림에 자다 깨다 하다 보니 상태가 좀 나아졌다.비척비척 거실로 나가니 싱크대엔 어제의 설거지거리가 쌓여 있었다. 고무장갑도 사야 하고 밥도 차려먹기 귀찮아서 카페에서 먹기로 했다. 이왕 쉬는 김에 책도 좀 읽고.휴가를 한두 번 쓰는 것도 아닌데 오늘따라 일해야 하는 날에 일하지 않는 것이 이상하게 느껴졌다. 평소 회사 일에 대해 신경쓰지 않는다고 생각했는데 사실은 아니었나 보다.버터가 가득 들어간 치아바타 샌드위치를 에이드와 먹으며 책을 읽고 있다 보니 마음이 편해졌다. 매일을 이렇게 하고 싶은 것만 하면 얼마나 좋을까.최근 공연을 많이 다니면서 자신의 재능을 반짝..

쓰다 2024.05.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