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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만난 닌텐도 DS

2024. 6. 14.동생이 닌텐도 스위치용 『모여봐요 동물의 숲』을 한동안 열심히 하더니 별로 재미가 없다고 NDS용 『놀러와요 동물의 숲』을 하고 싶다고 했다. 중고 팩도 사놓은 상태라고. 창고에서 NDSL과 충전기를 꺼내 본가로 왔다.그렇게 오래 되었는데 아직 배터리가 어느 정도 남아 있는 듯하다. 내 구형 NDS는 이미 전원이 들어오지 않는다.모동숲은 현세대 기기로 나온 만큼 자유도가 높고 특히 DIY로 마을 전체를 마음대로 꾸밀 수 있지만 그만큼 나나 동생같이 그런 일에 재능이 없는 사람들에겐 맞지 않는 게임이 되어 버렸다. 게임에 엄연히 존재하는 콘텐츠를 제대로 즐기지 못한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게다가 플레이하며 주민들과의 대화가 왠지 좀 심심한 느낌이 들었다. 구작이 훨씬 재밌었다고 생각..

쓰다 2024.06.16

직장인으로서

2023. 5. 27.어제 늦게 잔 데다 몸이 좋지 않아 하루 휴가를 썼다. 12시까지 침대에서 누워 있으면서 끊임없이 울리는 회사 메신저 알림에 자다 깨다 하다 보니 상태가 좀 나아졌다.비척비척 거실로 나가니 싱크대엔 어제의 설거지거리가 쌓여 있었다. 고무장갑도 사야 하고 밥도 차려먹기 귀찮아서 카페에서 먹기로 했다. 이왕 쉬는 김에 책도 좀 읽고.휴가를 한두 번 쓰는 것도 아닌데 오늘따라 일해야 하는 날에 일하지 않는 것이 이상하게 느껴졌다. 평소 회사 일에 대해 신경쓰지 않는다고 생각했는데 사실은 아니었나 보다.버터가 가득 들어간 치아바타 샌드위치를 에이드와 먹으며 책을 읽고 있다 보니 마음이 편해졌다. 매일을 이렇게 하고 싶은 것만 하면 얼마나 좋을까.최근 공연을 많이 다니면서 자신의 재능을 반짝..

쓰다 2024.05.27

디제이맥스 미라클 라이브 파티 2일차

인간은 8시간 정도 자면 적당하다는데 아침 일찍 약속이 없는 주말마다 10시간은 자는 것 같다. 평일엔 늘 수면이 부족하니 좋은 일이다.공연장 근처 Bored&Hungry에서 저녁을 해결했다. 웨이팅이 있을 줄 알았으면 미리 캐치테이블로 예약을 잡아놓을 걸 그랬다. 요새 괜찮은 식당은 다 이런 것 같다.패티는 짭짤하고 바삭했으며 같이 시킨 콘이 매우 중독성 있어 맥주와 먹기 좋았다. 한 병 더 할까 하다 참았다. 다음에 근처에 들르면 또 오고 싶은 맛이다.내향인 큰맘 먹고 푸뉴 님 카페에 들러 사인을 받아볼까 했으나 오늘은 일찍 닫는 모양이다. 어제 받을걸.공연장 앞에는 이미 사람이 많았고 나는 (이제는 남자 평균 미만이 되어버린) 작은 키로 저 뒤에 서게 되었다. 그래도 입구 근처라 가끔씩 바람이 불어..

놀다 2024.05.22

크리스마스 독일 음주 여행 12일차: 뉘하운

여행의 사실상 마지막 날이다. 조식을 간단히 먹고 체크아웃했다. 국내든 국외든 이 시기에 여행을 하면 사람들과 신년 인사를 주고받는 즐거움이 있다.덴마크에 오면 봐야 한다는 인어공주 동상으로 갔다. 별 거 없다는 건 익히 들어 알고 있었는데 정말로 별 게 없었다. 그렇다고 안 볼 수는 없으니 다들 여기까지 오는 것일 테다. 비까지 적잖게 내려 사진을 대충 찍고 바로 떠났다.아멜리안보르 성의 근위병 교대식까진 시간이 조금 남아 있었다. 계속 서 있기엔 비가 많이 오고 추워서 근처 카페에 들어가서 마차 오트 라떼를 시켰다. 하트 모양 라떼 아트가 귀여웠다. 몸은 좀 녹았지만 달지 않아 너무 건강한 맛이었다.비도 오는데 교대식을 보러 온 사람이 많았다. 생각한 것보다 오래 진행되었다. 교대보단 군악대 공연이 ..

가다 2024.05.22

디제이맥스 미라클 팝업스토어

디제이맥스를 언제부터 플레이했는지 돌아보면 역시 첫 시리즈부터다. 어렸을 때부터 인터넷 망령이었던 나는 일찍부터 리듬게임의 존재를 알았지만 집 근처에 오락실도 없고 돈도 없어서 무료로 즐길 수 있었던 BMS의 세계에 살짝 발을 담갔고, 자연스럽게 DJMAX 온라인도 하게 되었다.PSP로 신작들이 나왔을 때는, 난 게임기가 없었지만, S가 학교에 들고 온 걸 가끔 쉬는 시간에 빌려서 했고 한국 PC 패키지 마지막 작품인 트릴로지까지 소장하게 되었다.예나 지금이나 뭔가를 깊게 파지는 못하는 인간이라 실력은 “양민”에 그쳤지만 그래도 어쩌다 보니 꾸준히 즐긴 만큼 애착이 있는 게임이다.그 후로 몇 년간 잊고 지내다가 새 시리즈인 리스펙트가 나왔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너무 오래 리듬게임에 손을 대지 않고 있어 ..

놀다 2024.05.18

크리스마스 독일 음주 여행 11일차: 프레데릭스 성, 연말

인도, 일본에 이어 해외에서 맞는 세 번째 연말이다. 조식이 무료라 먹으러 갔는데 나쁘지 않았다. 오랜만에 통 벌집을 먹어 본다. J는 약간 과식을 한 것 같다.힐레뢰드의 프레데릭스보르 성으로 왔다. 날은 흐렸고 호수에는 새들이 많이 떠 다녔다. 물속으로 들어갔다 나올 때마다 생선을 하나씩 물고 나오는데, 뷔페가 따로 없다.성 내부는 사치의 극치를 보여줬다. 매우 화려하고 넓었다. 빈 공간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듯 벽에 가득 걸린 그림, 장식품과 천장화가 인상적이었다. 그만큼 전시품의 밀도가 아주 높아 오랜 시간을 머물렀다.나오는 길에 정원을 걸으며 부모님께 전화를 걸어 새해 인사를 전했다. 아버지는 감기, 어머니는 검버섯 제거 시술로 집에 틀어박혀 계신다. 연초부터 다망한 집안이다. 동생은 역시나 스노보..

가다 2024.05.17

순천만 사진

순천만엔 2009년에 자전거 여행으로 들른 이후로 처음 들러본다. 당시는 이랬다.워낙 오래전이라 기억이 잘 안 나지만 정말 뭐가 없었던 걸로 기억한다.다시 들러본 순천만은 같은 장소가 맞나 싶을 정도로 잘 꾸며놨다. 날씨가 흐렸음에도 예뻤는데 시기를 잘 맞추면 정말 좋은 사진을 찍을 수 있을 것 같다.입구 쪽. 전시관과 천문대가 있다.쭉 뻗은 데크 산책로와 중간중간 휴식 공간이 있다.아래를 보면 짱뚱어나 각종 게를 볼 수 있다.어렸을 적 웅진에서 나온 『한국의 자연탐험』을 보며 키웠던 자연 사진가의 꿈이 잠깐 생각난다.동행 사진. 데크 길이 갈라지는 곳에서 반대 방향으로 가 서로 찍어줬다.전망대로 가는 길. 꼭대기인 용산전망대는 안전검사 D등급 진단으로 인해 폐쇄 상태였다.이건 동행이 찍어준 사진. 나를..

가다 2024.05.08

크리스마스 독일 음주 여행 10일차: 덴마크로

덴마크로 이동하는 날이다. 여행 계획을 짤 때 J가 가보고 싶다고 해서 슬쩍 끼워 넣었다.체크아웃하면서 크리스마스 초콜릿과 젤리 세트가 들어 있는 봉투를 하나씩 선물로 받았다. 기분은 좋지만 아마 맛이 좋진 않을 테고 먹기엔 양이 많아 한국에 돌아가면 버려질 것 같다.아침은 역내 푸드코트에서 대충 먹었다. J는 되너, 나는 신선해 보이는 치즈 샌드위치와 바클라바를 시켰는데 케밥집에서 산 탓인지 속이 반 밖에 들지 않았다. 옆에 사람들이 줄 선 곳에서 살 걸 그랬나 싶다.이번엔 코펜하겐까지 5시간을 가야 해서 지정 좌석을 예약했는데 올바른 판단이었다. 유일하게 두 명이 붙어 앉을 수 있는 좌석이 가족칸밖에 없어 이 쪽으로 잡았는데 좀 더 넓었다. 칭얼대는 아이를 보는 재미도 있었고.기차는 북쪽으로 계속해 ..

가다 2024.05.08

순천 아랫장 야시장: 늦게 가면 뭐 없어요

광활한 순천만 국가정원을 돌아다니다 보니 시간이 생각보다 늦어져 9시 정도에 야시장에 도착했다. 10시에 닫는다곤 했는데 설마 벌써 끝났나 싶어 헐레벌떡 뛰어갔다. 노랫소리가 들린다. 공연이 한창 진행 중이었다.가운데 플라스틱 테이블이 설치되어 있어서 적당한 곳에 앉았다. 주변의 포장마차나 상점에서 이것저것 주문해 가져다 먹으면 된다.뭘 먹으면 좋을까 두리번거리다 바로 옆에 보이는 전집에서 주문을 했다. 공연 소리가 너무 커서 주문을 하기가 힘들었다.그런데 가운데 자리에 앉으면 가게 손님이 아니라 그런지 밑반찬도 안 나오고, 술도 저쪽 슈퍼에서 사야 하고 메뉴도 직접 가지러 와야 한다. 전은 하도 안 나와 두 번이나 재차 확인을 하고 나서야 겨우 조리가 시작되었다.그렇게 힘들게 받아온 음식을 맛봤다. 흑..

가다 2024.05.07

크리스마스 독일 음주 여행 9일차: 하펜시티, 독일 마지막 날

아침으로 어제 마트에서 산 신라면 김치맛을 먹었다. 역시 안정적인 맛이었으며 이 또한 "싹 내려줬"다. 10시 반 정도에 밖에 나가려고 했지만 비가 엄청나게 내렸다. 마트 구경을 다녀온 후에 빗발이 좀 약해지더니 전철에 타고나니 하늘이 갑자기 맑아졌다. 대체 뭐지.엘필하모니 건물은 무료 티켓을 발급받은 후 거기 적힌 시간에 입장하는 방식이다. 대기하는 동안 할 일을 생각하고 있었는데 바로 들어갈 수 있었다, 비수기 만세.특별한 건 없지만 주변을 조망하기 좋았고 기념품 가게에 생각보다 예쁜 물건이 좀 있었다.하펜시티 산책을 하면서 벽을 타 보기도 하고, 금방이라도 한쪽으로 무너질 것 같은 저 아슬아슬한 건물은 대체 어떻게 하중을 지탱하는지 대해 토론하기도 하고 놀이터에도 가 보았다.융페른슈티크 역에서 내려..

가다 2024.05.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