갖다

맥북 프로 레티나 13"(2014 mid) 리버비쉬 개봉기

juo 2014. 12. 6. 02:47

2008년 고등학교 졸업 기념으로 당시 꽤 고가였던 맥북을 선물받았다. OS X를 써보고 싶어 선택하였는데 그 이후로 애플의 노예가 되었다. 지금까지 만 6년을 같이 하였고 트랙패드 물리 버튼과 ODD가 고장난 와중에도 램과 배터리 교체, HDD를 SSD로 교체하여 생명연장을 시도하였다. 하지만 최근 동영상 편집과 그래픽 작업을 하면서 더 이상 노인학대를 시킬 수 없다는 생각에 대학 졸업 기념으로 새 랩탑을 사기로 하였다.





하나는 동생의 128GB짜리, 하나는 내 256GB짜리이다. 교육 할인보다 싼 AOC보다 싼 리퍼비쉬 제품을 구입했다. 그래서 박스가 저렇다. "저는 리퍼비쉬 제품입니다"라고 온몸으로 주장하는 것 같다. 싸긴 하지만 잘 포장된 선물상자를 개봉하는 듯한 두근거림은 없다.





다 빼고 꼭 필요한 것만 들어 있다. 그래도 본체의 충격 흡수는 철저하다.





어댑터와 케이블, 덕헤드가 널부러져 있고 오른편엔 사용설명서 등이 들어있다.





설명서, 인증서, 융, 당최 어디에 사용해야 할지 아무도 모르는 애플 스티커가 들어 있다. 리퍼비쉬라 해도 있을 건 다 들어있다.





맥세이프2는 처음 본다. 수많은 맥북 사용자가 접지 문제로 고통받은지 몇 년이 되었는데 여전히 한국에 들어오는 덕헤드에는 접지 단자가 없다. 국내법은 소수자를 위해서는 바뀔 생각이 절대 없나보다.





아래는 기존의 맥세이프 어댑터. 험하게 굴리다 보니 여기저기 때가 타고 먼지가 꼈다. 그래도 여태 끊어지지 않고 잘 버텨주었다. 새 맥세이프의 전선은 더 딱딱한 느낌인데 라이트닝 케이블처럼 쫙쫙 갈라지진 않을까 걱정이 된다.





서랍 구석에서 클립을 찾아내 이리저리 구부려 접지를 해주었다. 의외로 쉬운 일이 아니더라. 내가 비싼 돈 주고 랩탑 사서 대체 뭔 짓인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효과는 확실히 있다. 제작 난이도면에서도 그렇고 미관면에서도 그렇고 클립보다는 더 얇은 철사를 추천한다.





새 노트북이라 깔끔하다. 난 기기를 험하게 다루는 편이라 몇 달만 있으면 세월의 흔적이 묻어날 것이다. 게다가 손땀도 많아서 키보드 구석구석 때가 끼겠지.





구 맥북과 비교. 얇아지고 가로 세로 크기도 약간 줄어 날렵해보인다. 무게도 2.04kg에서 1.57kg으로 가벼워졌는데 막상 들어보면 비슷하다. 저 맥북은 이제와서 살 사람도 없고 쓸데도 없으니 창고에 넣어두기로 했다.





크게 변한 게 없는 키보드. 왜 한국에선 키보드 각인을 고를 수 없는지. 영문 키보드가 깔끔하고 예쁜데 말이다. 이것때문에 배대지를 이용해 일본 스토어에서 구입해버릴까 생각하기도 했었다.





원래 사용하던 사제 Mini DP to DVI 어댑터를 썬더볼트에 꽂아보았다. 제대로 작동한다. 원래 환경을 타임머신을 통해 그대로 가져오니 새 랩탑을 산 느낌이 살지 않는다. 이건 다른 애플 디바이스도 마찬가지다. 디스플레이의 차이는 강렬하지 않고 은은하게 다가온다. 흐리게 보이던 글씨들이 높은 dpi 덕에 지금은 선명하다.


전반적으로 끊기던 작업들이 부드럽게 실행된다. 이전엔 타블렛으로 선만 그어도 뚝뚝 끊겼는데. 다음 6년동안 또 버텨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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