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11. 12.
인스타그램을 자주 확인하진 않지만 MKS의 라이브 소식은 운좋게도 놓치지 않고 보게 된다. 일찍 일을 끝내고 본가에 가져갈 짐을 싸서 홍대로 향했다.
거리를 걷다 본 나이트클럽 입장 줄에는 사람들이 빼곡했다. 저런 사람들을 평생 이해할 일은 없을 것이다. 친구, 지인에게 이끌려 두 번 가 봤지만 비싸고 시끄럽고 할 게 없었던 기억만 남아 있다. 두 번째는 결국 중간에 나와버렸던 기억이 난다. 새벽에 나와서 딱히 갈 곳도 할 것도 없었지만 안에 있는 것보다는 나았다.
클럽 에반스에는 항상 공연 시작 전 15분쯤 와서 가장 좋은 자리를 골라 앉는다. 인디 밴드가 그렇듯 자리는 널널한 편이다. 달달한 칵테일로 시작해서 1부 공연을 마치고 2부 시작 전에 빅 웨이브를 하나 주문한다.
공연은 언제나와 같이 좋았고 언제나와 다르게 평소 공연 때 자주 듣지 못했던 곡들이 셋리스트에 올라 있었다. 그중엔 A memory of memories라는 곡도 있다. 제목에 담긴 의미가 내겐 뜻깊게 다가오기 떄문에 특히 좋아하는 곡이다. 기억들에 대한 기억.
우리는 살아가면서 많은 기억을 만들어가고 또 잊어버릴 것이다. 그리고 종종 그 기억들을 돌아보면서 행복해하거나 회상에 젖기도 한다. 내게 있어선 사진첩이 그 매개체다. 가끔 사진 라이브러리를 뒤적거리며 앞으로 더 좋은 기억을 만들어가겠다고 생각한다. 제목을 생각하며 이 곡을 들으면 그런 장면이 떠올라 행복해진다.
(작곡가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내 나름대로 해석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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