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다

수면부족

juo 2022. 4. 7. 23:27

2022. 3. 21.

잠은 육체적, 정신적으로 건강한 삶을 누리기 위해 중요하다. 『우리는 왜 잠을 자야 할까』라는 책에는 잠을 자면서 몸에 일어나는 일과 우리가 충분한 잠을 자야 할 많은 이유가 나와 있다. 작년의 나는 그 귀중한 수면 시간을 줄여 가며 이 책을 읽었다.

살면서 잠을 충분히 잤던 시절은 초등학생 때까지와 대학생 시절 말고는 없던 것 같다. 중학생 때부터 이미 컴퓨터에 빠져 밤을 새기 일쑤였고 고등학생 때는 등교 시간이 너무 일러 더더욱 잠을 짧게 잤다. 젊지 않았다면 그런 생활은 버틸 수 없었을 것이다.

그 시절 아침 일상은 항상 이랬다. 알람을 듣고 일어나 비척비척 머리를 감고 교복을 입는다. 입맛은 전혀 없지만 그래도 어머니가 차려주셨으니 아침을 먹는다. 칫솔을 들고 와 침대에 기대앉아 이를 닦는다. 여기까지의 동작은 눈을 감은 채 반수면 상태로 이루어진다. 등교 준비가 끝나면 침대에 엎드려 5~10분 쪽잠을 자다가 알람이 울리면 집을 나선다. 등교길에도 눈을 거의 감고 걸어다녔으며 아침 영어듣기평가 연습 시간에는 항상 4번 문제부터 18번 문제 즈음까지 기절해 있었던 것 같다. (영어만 들으면 정신이 혼미해지는 것이 이 때의 경험 때문이 아닌가 탓해 본다.)

저 과정 중 등교 전 침대에서의 쪽잠은 그렇게 기분좋을 수가 없다. 일어나지 않고 계속 잔다면 정말 달콤한 수면을 취할 수 있을 텐데 하는 생각도 많이 해봤다. 실제로 주말에 일찍 일어나 시도해본 적이 있었는데 기분 문제인지 일단 눈을 뜨면 평일과 다르게 정신이 번쩍 들어 양치 후에도 잠이 오지 않아 번번이 실패로 돌아갔다.

세월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잠이 부족하다. 특히 현 직장에 와서는 재택근무로 인해 퇴근이라는 개념이 모호해졌다. 그렇게 일과 삶의 균형이 아닌 일과 삶의 조화가 이루어져 요샌 항상 밤늦게까지 일하곤 한다. 의식적으로 어느 시간대가 되면 일에서 손을 떼야 하는데 일정도 일정이고 맡은 일은 책임지고 끝내야 하니 그게 잘 안 된다.

이렇게 몽롱한 정신이면 금방 잠에 들기라도 해야 하는데 그것도 한참이다. 불을 끄고 누우면 무겁던 눈꺼풀은 절로 가벼워지고 머릿속에는 별의별 생각이 떠오른다. 자야지 해서 자는 게 아니라 누워 있다가 체력이 방전되면 그제서야 잠드는 느낌이다. 아마 오늘도 새벽 2시는 되어야 잠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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