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다

레고랜드, 아이들을 위한 테마파크

juo 2022. 5. 4. 00:48

2022. 4. 25.

어제 호텔에서 유튜브를 보다 늦게 자서 간신히 시간에 맞춰 일어났다. 일찍 일어나는 일은 항상 힘들다. 개장 시간에 맞춰 레고랜드를 찾았는데 주차장에서부터 인파가 대단했다. 월요일에 휴가를 쓸 수 있는 행복한 사람이 우리 말고도 이렇게 많았던가.

리조트 성격상 어린이를 대동한 가족들이 많았고 남자 두 명이서 온 사람은 우리 말곤 거의 없는 듯했으나 언제나 그랬듯이 신경쓰지 않는다. 대학생 때부터 주장했듯 여자 둘이 놀러다닐 수 있는 곳은 남자 둘도 갈 수 있다.

예전에는 남자들끼리 카페, 양식당, 놀이공원, 여행을 가면 이상하게 보고 심지어 남자 본인들도 질색팔색을 하는 사회 분위기였다. 나는 자란 환경상 이성 친구가 없었고 사귈 생각도 없었기 때문에 그런 곳을 가려면 지루한 설득의 시간을 거쳐야 했다. 요새는 비교적 인식이 나아졌지만, 대체 왜 그랬던 건지 아직도 잘 이해는 못 하겠다. 사실 이런 점 때문에 내가 여자였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던 적도 많다.

차곡차곡 접힌 놀이공원 지도를 접었다 펼쳤다 하는 것도 오랜만이다. 테마별로 몇 개의 구역이 있고 각각 놀이기구 몇 개와 체험존, 경품 게임장, 식당, 기념품 가게가 있다. 대기 시간이 길어 모든 것을 하루에 다 즐기긴 무리가 있어 보였다.

놀이기구는 대체로 에버랜드나 롯데월드에서 볼 수 있는 것들 중 어린이가 타기에 무리없는 것을 골라 레고 스킨을 씌운 모양새다. 4D영화는 항상 효과와 내용이 뻔하지만 볼만했다. 특이했던 것은 물에서 즐길 수 있는 배 모양의 놀이기구였는데, 밖에서 구경하는 사람들과 기구를 탑승하는 사람들이 물총으로 서로를 쏴댈 수 있었다. 우비를 사기 싫어서 타지는 않았다.

성인의 경우 놀이기구를 기대하고 가면 실망할 것 같고, 레고 테마의 공원을 거니며 사진을 찍는 것 위주로 즐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들은 매우 행복해 보였고 그걸 보니 나도 어렸을 때 부모님과 놀이공원에 갔던 기억이 떠오르면서 조금 행복해졌다. 회전목마에서 원하는 걸 타지 못해 울었던 기억, 약간 무서운 테마의 놀이기구를 탔다가 아버지 손을 잡고 눈을 꼭 감고 있었던 기억 등.

이틀 동안 여기저기 돌아다니다 보니 완전 녹초가 되었다. 내일부턴 다시 하루종일 일을 하는, 전혀 즐겁지 않은 일상으로 돌아간다. 그래도 다음 이벤트를 기대하면서 또 버텨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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