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다

절주

juo 2022. 6. 15. 23:10

2022. 6. 11.

얼마 전부터 술을 줄이기로 마음먹었다. 정확히 말하면 혼자서 이유 없이 마시는 건 최대한 자제하기로 했다. 특별한 계기가 있었던 것은 아니고, 최근 분도푸드 소시지 세트를 주문해 유통기한 내에 소비하려다 보니 곁들여 먹는 맥주 소비량도 늘어나고 있었다. 불현듯 이러다 통풍에 걸리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생각해보면 절주를 했을 경우 겸사겸사 뇌세포도 보호하고 돈도 아낄 수 있다.

아무리 그래도 음식은 어울리는 술과 먹을 때 더 맛있는 법이다. 치킨에는 맥주, 전에는 막걸리, 회에는 증류주. 맥주는 콜라나 탄산수로 어떻게 버텨본다 해도 회는 정말 술 없이는 느끼해서 못 먹을 것 같다.

음식이 아니더라도 오늘 같은 날은 술의 유혹을 참을 수 없다. 정오가 되어 일어나 점심을 먹고 개인적인 일을 처리하다 다시 잠들었다. 저녁 전에 다시 일어나 설렁설렁 회사 일을 시작해 10시 정도에 일을 마쳤다. 이렇게 휴일이 끝나서 조금 침울한 기분이었는데 술은 마시지 않기로 했으니 간단하게 스트레스를 풀 수단이 없다.

게임을 할 의욕은 없어서 노래방을 갈까 했으나 씻지 않아 머리가 떡친 채로 나가긴 뭐했다. 게다가 나가서 15분은 걸어야 그나마 합리적인 가격의 코인 노래방이 나오는데 방에서 바로 술잔을 기울이는 것과는 접근성 면에서 비교가 안 된다. 이런 상황에선 나도 술담배를 끊지 못한 모두가 한 번쯤 해 봤던 생각을 하게 된다. 이렇게 고통받을 바엔 그냥 즐기고 좀 빨리 죽는 편이 낫지 않을까?

힘을 내서 내일 놀러갈 준비를 끝내고 씻기까지 했지만 결국 집에 틀어박혀 치즈 올린 양배추 스테이크를 먹으며 대역전재판을 플레이하는 것으로 하루를 끝냈다. 술은 겨우 참을 수 있었다. 내일 놀러가서 마시면 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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