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6. 15.
오랜만에 동네 친구끼리 모여 신나게 놀았다. 개인 사정이 있거나 회사일로 바쁜 친구들은 오지 못했지만 그래도 7명이면 코로나 이후 최다 인원이다.
어제는 정말 즐거웠다. 야간근무를 한 친구들이 있어서 점심 늦게 모였다. 버기카와 사륜바이크를 타고 울퉁불퉁한 산길을 신나게 달렸다. 처음으로 가 보는 풀빌라 수영장에서 서로의 튜브를 신나게 뒤집고 놀기도 했다. 얼굴이 잠길 때마다 물을 많이 먹고 기침을 했다. 저녁에는 고기를 구워 술과 먹고 보드게임을 했다. J가 가져온 블리츠라는 게임이 정말 웃겨서 나도 사고 싶었지만, 목소리가 커질 수밖에 없는 게임이라 집에서 하기는 어려울 것 같아 생각을 접었다. 새벽까지 술을 먹으며 대화를 하다 오늘 아침에 겨우겨우 일어났다. 다른 친구들은 어떻게 일어났는지 라면도 끓여먹은 모양이지만 나는 체크아웃 시간이 다 되어서야 비척비척 짐을 싸 기어나왔다.
집에 도착해 편의점에서 사 온 토마토 쥬스와 컵라면으로 점심을 때우고 빨래만 겨우 돌려놓고 잠을 잤다. 채팅 알림이 계속 울리는 것을 보니 회사는 오늘도 바쁘게 돌아가고 있는 모양이다. 저녁에 일어나 취미로 작업 중인 아크릴 스탠드 도안 수정을 마치고 냉면과 불고기 세트를 배달시켜 저녁을 먹었다. 맛이 없어서 절반을 버리고 나자 조금 우울해졌다.
일찍 잘 생각으로 10시가 좀 넘은 시간에 다시 몸을 뉘었다. 하루 신나게 논 반작용인지 갑자기 삶을 유지하기 위한 모든 반복적인 일들—회사를 가거나 빨래, 청소, 요리 등의 집안일을 하는 것—이 굉장히 피곤하고 무의미하게 느껴지면서 부모님을 보러 가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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