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다

보드게임으로 꽉 채운 주말

juo 2022. 7. 19. 00:49

2022. 7. 10.

원래 오늘은 『사자의 턱』 보드게임 3회차 모임이 있는 날이었지만 G가 담석이 생겨 취소되었다. (본인의 말로는 “쓸개 없는 놈이 될 예정이다"고 한다.) 용병단 활동도 몸이 건강해야 할 수 있는 법이다. 대신 다른 친구들과 인천 J네서 모여 G`가 미국 여행에서 사 온 이것저것을 먹기로 했다.

좁은 방 안에 사람이 6명이나 모여앉아 있으니 창문형 에어컨 하나로는 쉽사리 시원해지지 않았다. 커피 리큐르는 우유가 들어가지 않은 커피에 설탕을 달달하게 탄 맛이다. 얼음을 타 먹으니 딱이었다. 난 커피를 잘 마시지 않지만 왠지 굉장히 친숙했다. 여기에 각종 치즈, 과자를 먹으며 얘기를 나눴다. 해외에서 사 온 먹거리를 이렇게 다같이 나눠 먹는 일도 오랜만이다.

당연히 J네 왔으니 보드게임이 식순에 포함된다. 이 녀석의 컬렉션을 보면 몇 년 후에는 작은 보드게임 카페도 차릴 수 있을 것 같다. 나도 남말할 처지가 아니지만은.

전에 풀빌라 모임에서 즐겼던 『블리츠』부터 시작해 한바탕 웃고 즐긴 후 『아임 더 보스』 라는 협상 게임으로 넘어갔다. 나는 머리를 쓰는 직업을 가진 것치곤 머리가 잘 돌아가지 않아 돈계산이나 상황 파악 등을 못하는 편이지만 어찌저찌 눈치를 잘 봐서 꼴등은 면할 수 있었다. 말을 많이 하는 게임을 연달아 하니 다들 피곤해서 이 다음은 혼자 생각해야 할 일이 많은 『세븐 원더스』로 넘어갔다. 마지막으론 가볍게 즐길 수 있는 『펭귄 파티』로 마무리했다. J의 보드게임 선택은 나빴던 적이 없다.

이렇게 놀자 4시간이 훌쩍 지나 벌써 저녁이 되었다. 사실 노래방도 가고 싶었지만 시간이 늦어서 그대로 헤어졌고 나랑 G`는 서울로 올라와 저녁을 먹었다. 서울대입구역 순대국집에서 오랜만에 뼈해장국을 먹었는데 만족스러웠다.

집에 도착하니 『엘드리치 호러』 번역 개선 구성품이 도착해 있었다. 오래된 게임인데 이렇게 무료로 A/S를 받으리라곤 생각도 하지 못했다. 카드를 한 장 한장 교체하고 정리하다 보니 마음이 평화로워졌다.

생각해보면 어제도 SNS 지인들을 만나서 보드게임방을 갔는데. 오늘도 하루종일 보드게임을 했고 집에 와선 보드게임 구성물 정리라니, 정말 보드게임 광인이 따로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 평소엔 이렇게 많이 하지 않고 어쩌다 일정이 겹쳤을 뿐이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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