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다

맥주 축제, 카카오 서비스 장애

juo 2022. 10. 20. 22:44

2022. 10. 15.

이번 주말엔 여기저기서 행사가 많이 열리는 모양이다. 월드컵공원에선 새우젓 축제가 열린다는 정보도 있고 친구는 세계 음식 축제에 갔다고 사진을 보내왔다. 나는 일어나자마자 오산까지 내려와 J 형과 맥주 축제를 방문했다. 점심식사부터 저녁식사까지 이곳에서 해결할 생각이었다.

마셔본 적이 있는 맥주 브루어리도 보였고 처음 들어본 곳도 많았다. 외국인들이 많았고 깃발을 든 가이드를 따라 관광을 하는 무리도 있었다. 술이란 건 맛있는 안주와 함께할 때 더 맛있는 법이기 때문에 우리는 음식 하나와 맥주를 한 잔씩 사서 쉼터 테이블로 돌아와 먹는 과정을 한 회차로 삼았다.

맥주는 한 잔을 사면 플라스틱 컵에 가득 채워 줬다. 2시부터 6시까지 약 6잔의 맥주를 마신 것 같다. 시음도 이것저것 해 봤고 형이 산 맥주도 같이 맛봤으니 10종류 이상은 맛본 셈이다. 배가 불러 모든 브루어리의 맥주를 섭렵하는 건 애초에 불가능했지만 이 정도면 만족스럽게 마셨다.

배도 부르고 해서 마지막 맥주 한 잔을 사다 놓고 앉아 느긋하게 공연을 봤다. 사회자가 앞에 나온 학생에게 어떤 종류의 노래를 좋아하냐고 묻자 데스메탈이라고 답한 것이 인상 깊었다. 이런 지역 행사에서 그런 마이너한 장르의 곡을 부르기엔 무리가 있을 테니 데스메탈 소녀는 평범하게 팝송을 부르고 들어갔다. 나도 이런 무대에서 노래 한 곡 정도 부르고 싶다는 마음은 있지만 모순적이게도 주목받는 것 역시 좋아하지 않아 가만히 있었다 .

아까부터 카카오톡이 터진 것 같다고 생각했는데 축제를 즐기느라 별 신경을 쓰지 않았다. 하지만 집에 가려니 카카오맵 검색 기능도 동작하지 않았다. 네이버 맵을 설치했는데 확실히 UX는 다음 지도의 유산 덕에 카카오맵이 훨씬 좋은 것 같다.

평소에 카카오톡을 멀리하고 제대로 된 메신저를 사용하자는 주장을 해 왔던 나다. 이번 기회에 친구들에게 텔레그램을 영업하려 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카카오톡이 터져 영업이 불가능했다. 사실 여태까지 카카오톡만 쓰는 사람들은 아무리 문제가 터져도 절대 대체재를 쓰지 않을 사람들이라 별 기대는 하지 않았다.

“나 말고 쓰는 사람이 없어서”, “이미지가 안 좋아서” 등은 모두 핑계일 뿐이고 그저 의지와 익숙함의 문제라고 본다. 카카오톡을 지우자는 것도 아니라 메신저를 하나 더 설치하기만 하면 되는데. 옛 것을 고수하는 주위 사람들을 보니 우리도 나이를 먹었구나 하는 생각이 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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