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다

백화점의 크리스마스 트리

juo 2022. 12. 1. 23:55

2022. 11. 24.

파트 점심 회식으로 와인과 소고기를 먹었다. 그대로 집으로 향해 조금 쉬다가 코로나 백신을 맞으러 나갔다. 보통 접종 후 술을 마시지 않는 것을 권장하는 걸로 알고 있지만 아직 접종 전이었으므로 문제없다. 얀센, 모더나에 이어 이번엔 화이자 BA.4/5를 선택했다. 언젠가 5가지 정수를 모두 몸에 받아들여 슈퍼 파워를 가지면 전 세계를 무릎 꿇게 할 수 있을 것이다.

남은 오후 시간을 허투로 쓰긴 아까워서 버스를 타고 여의도의 더 현대 서울로 향했다. 크리스마스 장식을 무척 아름답게 해 놓았다는 소식을 들었기 때문이다. 5층으로 올라가니 과연 중앙 넓은 공간에 사람들이 줄을 서 있었다. 중앙에는 거대한 트리가 있고 주위로는 그림책에서 튀어나온 듯한 오두막이 몇 개 있었다. 안쪽은 예쁜 장식으로 포토 스팟을 만들어 놓았고 하나하나마다 사진을 찍기 위한 줄이 길게 늘어서 있었다. 예쁘긴 하지만 절대로 주말에 오고 싶은 장소는 아니었다.

가져온 디지털 카메라를 꺼내 화려한 트리 장식, 반짝이는 전구, 매점의 소품 등을 찍기 시작했다. 예쁜 사진을 많이 건졌다. 오두막 안쪽도 찍고 싶었지만 굳이 줄을 서고 싶지는 않았다. 나와 내 친구들은 모두 “인스타 피플”이 아니라 같이 왔어도 찍을까 말까인데 혼자라면 더더욱 기다릴 이유가 없다.

내려오면서 매장 구경을 했다. 역시 백화점은 전자제품, 주방용품, 인테리어 코너를 구경하는 것이 가장 재밌다. 특히 인테리어 코너에는 크리스마스를 맞이해 예쁘고 아기자기한 소품들을 많이 들여놓아 눈이 즐거웠다. 하지만 구입하고 싶다는 생각은 별로 들지 않는다. 돈도 돈이고 청소가 힘들 것 같다는 현실적인 이유도 있다. 그래도 싫어하는 것은 아니라서 보면서 추억을 떠올릴 수 있는, 이를테면 선물이나 여행 기념품으로 집안을 꽉꽉 채우고 싶다는 생각은 가끔 해 본다.

지하 푸드 코트에서 간식으로 먹을 빵을 산 후 이번엔 IFC몰로 가 봤다. 더 돌아다니고 싶었으나 슬슬 백신 부작용도 오는 것 같고 다리도 아파서 적당한 곳에 들어가 저녁을 먹으면서 쉬었다. 온 김에 한강공원의 야경을 찍고 싶었지만 무리하지 않고 집으로 향하는 버스를 탔다.

유튜브로 크리스마스 풍의 카페 음악을 틀어 놓고 항긋한 차와 아까 구입한 복숭아 크림이 듬뿍 든 빵을 내 왔다. 찍은 사진을 편집하고 있으니 연말 느낌이 물씬 났다. 작지만 풍성하고 예쁜 탁상용 크리스마스 트리를 장식해놓기 좋은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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