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12. 18.
처음으로 생방을 챙겨보기 시작한 인터넷 방송은 세아스토리다. "안의 사람”이 바뀐 mk.3 방송 초창기에 캡쳐본을 보고 유입되었는데, 특유의 정신없는 텐션과 내용이 코드에 맞았다. 이 방송은 특이하게 버튜버 그 자체보단 “버튜버를 연기하는 직장인과 그 팀원들”을 보는 쪽에 가깝다. 시행착오가 많았던 시절 살짝 푸는 뒷얘기와 팀원들의 티키타카를 보면 직장인 희망편을 보는 것 같아 부럽고 응원하게 된다.
이 채널은 매년 12월마다 24시간 연속 방송을 하는 전통이 있다. 1년동안 모은 기부금과 이 날 하루 받은 기부금을 합쳐 스마일게이트 희망스튜디오 재단에 전달하는 것이다. 올해는 방송 일정이 주말에 잡혀 휴가는 쓰지 않아도 되었다. 이틀간 먹을 식단을 짜고 간식과 술을 사놓는 걸로 준비를 마쳤다.
이번에는 1부에서 게스트들이 버스킹을 진행하며 2부에선 세아 팀이 출연한다. 팀원들의 피로도도 줄이고 다른 버튜버들의 홍보 기회도 마련해주는 좋은 기획 같았다.
TSK의 디제잉을 듣고 있자니 낮부터 냉장고에서 맥주를 꺼내오지 않을 수가 없었다. 평소 충만PD가 EZ DO DANCE를 즐겨 부르긴 했는데 진짜로 심승한 성우님을 녹음본으로나마 모셔오는 섭외력에 감탄했다. 설렁설렁 집안일을 하며 1부 공연을 즐기다 보니 시간이 순식간에 지나갔다.
쉬는 시간에 mk.2와 mk.3의 커버곡 뮤직비디오 상영이 있었는데 반응이 정말 뜨거웠다. 방송을 시작한 이래 가장 “버추얼”한 컨텐츠가 아니었나 싶다. 왈가닥인 본방에서의 모습과는 사뭇 달라 신선했다. 그러나 2부가 시작되고 mk.3가 입을 열자마자 바로 제정신이 돌아오는 시청자의 모습이 인상 깊었다.
(방송으로 맺어진) 둘째 오빠 “던”님과 진행한 합방은 이번에도 웃겼다. mk.3의 티배깅으로 완벽하게 끝맺은 코너를 보고 너무나도 인상깊었던 나머지 쉬는 시간 동안 팬아트를 그려 올렸다. 방송을 보면서 급하게 그리다 보니 마음에 드는 퀄리티는 아니었지만.
저녁 겸 야식으로는 술과 같이 가볍게 오래 먹을 수 있을 것 같은 광어회와 야채무침을 시켰는데 양이 너무 많아 절반쯤 먹자 속에서 냄새가 올라오는 듯했다. 내년 메뉴 선정에서는 제외할 것이다. 하지만 혼자 사는 이상 선택지가 그리 많진 않다.
새벽에는 팀원 네 분이 MT를 온 느낌으로 진행이 되었다. 같이 미국으로 사원 여행을 갔다 온 출연자 분들은 완전히 친해져 있었고 그 때문에 코너가 더 재밌었다. 마지막 감상 때 철PD가 걸스 토크를 보며 흐뭇했다고 하는 느낌이 뭔지 알 것 같았다.
난 이번에도 7시 정도에 방전되어 잠깐 눈을 붙였다 8시가 조금 넘어 일어났다. 출연진들은 예상치 못한 정전으로 기획이 조금 틀어져 취침 시간을 아예 가지지 못했던 것 같지만 기상 미션을 진행하고 있었다.
방송 중간중간 굿즈 추첨 시간이 있었다. 내가 만들어 보낸 굿즈 중 남은 20개도 이번에 배포되었다. 나는 티셔츠를 노리고 있었지만 이번에도 가챠에 실패했다. 어른의 사정으로 굿즈를 만들어 팔아 수익을 내기가 어려운 구조라 소량 제작해 나눠줄 수밖에 없다고 한다. 이러니 그림을 잘 그리는 것도 아닌 내가 스스로 굿즈를 만들 수밖에 없는 것이다. 낙서해놓은 것 중에 마침 적당한 것이 있어 내년에도 뭔가 만들어 보낼 생각이다.
어렸을 적 개그 콘서트가 끝나면 주말이 끝난 기분이 들듯 지금은 연말 방송을 보고 나면 올해가 끝난 기분이 든다. 3년 전부터 지금까지도 모든 스탭들을 응원한다. 뭐든 영원한 건 없는 법이지만 내년에도 건강히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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