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12. 24.
본가에 살던 시절 세아스토리를 시작으로 다른 버튜버 인방도 조금씩 찾아보았다. 술을 마시며 시청자와 이야기를 나누는 술방이라는 것도 그때 처음 알았다. 나도 술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술방을 보며 술도 마시고 채팅도 치면 재밌을 것 같았다. 본가에서 하는 건 왠지 눈치가 보여 언젠가 자취를 시작하게 되면 해 볼 생각이었다.
하지만 정작 자취를 시작한지 1년 하고도 몇 달 된 지금까지도 술방을 보며 술을 제대로 마신 적이 없다. 요샌 매일 술을 마시며 방송을 하시는 사사_44님의 방송을 종종 라디오 삼아 듣고는 있지만 여태까지 어디서나 그랬듯 적극적으로 채팅에 참여하진 않게 된다. 가끔 “ㅋㅋㅋㅋ”이나 이모티콘으로 채팅창이 도배될 때 한 수 거드는 정도다.
며칠 전에도 일기에 썼듯 인터넷에서 발언하는 것을 별로 즐기지 않는 편이고 채팅에서도 마찬가지다. 정말 치고 싶은 개그나 필요한 말이 없으면 말을 아끼게 된다. 오히려 이런 아무말을 하기엔 현실의 아는 사람들과 직접 만나 스몰톡을 할 때가 편하다.
이렇게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못하니 아무래도 인방은 “작품 감상”이 아닌 “시간 때우기”로 분류되어 온전히 집중해 보기엔 시간이 아깝다. 예전처럼 퇴근에 한 시간이 넘게 걸렸다면 모르겠지만. 그래서 지금은 요리를 하고 먹거나 설거지를 할 때 시간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틀어놓는 일이 대부분이다. 어머니가 집안일을 하실 때 TV를 틀어놓는 것과 비슷하다.
술을 마시면서 보는 것은 어떠냐구? 술은 식사와 다르게 먹고 치우는 데 많은 품이 들지 않는다. 안주를 할 때야 잠시 볼 수 있겠으나 마시는 것은 그리 밀도 높은 활동이 아니다. 혼자 마시며 안주를 한 상 가득 차려놓을 것도 아니고 맥주나 위스키 등은 안주 없이도 마시니까. 그래서 가용 자원을 이용해 좀 더 집중할 수 있는 다른 일, 이를테면 게임을 하는 편이다.
모순적이게도 아직까지 술방에 참여하고 싶다는 생각은 조금 있지만 별로 끌리지도 않는다. 그 타협점이 아마 오늘과 같이 『사이버펑크 2077』을 플레이하는 동시에 방송을 틀어놓고 술을 먹는 일일 것이다. 아무튼 내가 팔로우하고 있는 모든 개인 방송인 분들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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