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다

설 연휴 시작

juo 2023. 1. 26. 22:40

2023. 1. 20.

내일부터 설 연휴다. 휴가지만 technical manager인 T가 채팅과 코드 리뷰로 자꾸 이상한 소리를 하길래 답변을 도저히 참을 수가 없어 새벽까지 잠을 못 잤다. 안 그래도 시차 때문에 업무 시간 동안 답변을 받으려면 하루가 걸리는데, 그나마도 잘 답변을 해 주지 않아 일이 뭐 하나 해결된 것이 없던 참이다. 우리 회사는 안팎으로 동료가 좋은 회사라는 평이 지배적이지만 이것도 팀바팀인 모양이다. 정말이지 앞으로는 같이 일하고 싶지 않다.

아무튼 연휴 전날이고 해서 휴가를 썼다. 원래라면 맛집을 찾아다녔겠지만 남은 두부를 연휴 동안 먹지 않고 방치했다간 어떤 꼴이 날지 뻔해서 점심 김치찌개, 저녁 두부부침으로 소비할 계획을 세웠다. 겨울에 김장한 김치가 일반 냉장고에선 빠르게 익어 벌써 김치찌개를 끓여 먹을 수 있을 수준이 되었다. 라면사리를 넣어 맛있게 점심을 해 먹었다.

임대보증보험 미갱신 통지가 도착해서 집주인에게 연락을 했는데 답장이 없어 기분이 쎄했다. 전세 계약을 연장할 생각도 있었는데 이렇게 연락이 안 되어서야 하려던 연장도 안 할 판이다. 이 회사에서 계속 일 할 수 있을지도 불투명하고 말이다. 연휴 지나서까지 연락이 없으면 부동산에 들러봐야겠다.

설거지, 분리수거 후 엔화 환전한 것을 수령하러 옷을 입고 은행으로 갔다. 영업점을 찾아 2분간 헤매다 ATM기 옆 닫힌 셔터를 발견했다. 알아보니 코로나 시국 이후로 오후 3시 반에 영업을 종료한다고 한다. 만감이 교차했다. 그냥 집으로 돌아갔다.

저녁을 먹고 있는데 H로부터 인천에서 술을 마시자고 연락이 왔다. 원래 내일 본가로 갈 예정이었으나 겸사겸사 지금 내려가기로 했다. 가방에 다 본 슬램덩크 만화책, 새로 산 렌즈의 박스, 맥북, 옷, 삼각대와 렌즈, 카메라를 챙기니 한 짐이 되었다. 아이패드까지 가져가면 너무 무거울 것 같아 연휴 동안 그림은 쉬기로 하고 짐에서 제외했다.

삼산동 먹자골목의 풍경은 크게 바뀌어 있었다. 새로운 가게도 많이 생겼으나 그것보단 삼산체육관이 보여야 할 곳에 우뚝 솟은 거대한 벽이 눈에 띄었다. 공사 중인 주차 타워인 모양인데 높이가 너무 높아 거대한 벽 안에 갇힌 것처럼 느껴졌다.

적당히 술을 마시고 1시에 귀가했다. 내가 독립한 이후 동생이 내 방이 더 넓다며 호시탐탐 노리고 있었는데, 들어와 보니 결국 방이 바뀌어 있었다. 동생은 내가 쓰던 벙커 침대에 올라가서 자고 나는 동생이 쓰던 일반 침대에서 잠을 잔다. 정말 오랜만에 이런 침대에 누워보는 것 같다. 현재 방에는 침대와 작은 장식장 두 개, 좁은 책상밖에 없어 (현) 동생 방이 이곳보다 더 좁아 보인다.

최근 갑자기 인생에 여러 불안 요소가 생겼지만 눈앞에 놓인 할 수 있는 것을 할 수밖에 없다. 개인적 안전망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님에 감사해야겠다. 문제는 내 능력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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