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다

구내염이라 쓰고 고통이라 읽음

juo 2023. 2. 15. 23:27

2023. 1. 30.

피곤했는지 지난주부터 입안 여기저기 구내염이 나기 시작했고 금요일부터는 목 안쪽까지 아파 밥을 삼키기가 힘들었다. 몸살이거나 코로나에 또 걸린 게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들 정도였으나 타이레놀을 한 알 먹어봐도 전혀 나아지지 않는 것을 보아 목이 아픈 탓에 드는 착각인 듯했다. 입 속에 손가락을 넣어서 여기저기 더듬어 보니 혀 안쪽 좌우로 염증이 생긴 것 같았다. 금요일부터 고통으로 가득한 인생을 보내고 있다.

오후에 사무실에서 나와 이비인후과에 들른 후 일찍 재택근무로 전환하기로 했다. 구내염 때문에 병원을 가는 것은 처음이라 어떤 처방이 나올지 조금은 궁금했다. 증상을 설명하자 의사 선생님은 목과 코 안쪽을 들여다보며 이것저것 여쭤 보셨다. 열은 나지 않는지, 침 삼킬 때 아픈지, 코피가 나는지 등등. 기습적으로 코로나 검사까지 받았다. 코 안쪽을 깊게 찔리는 이 시린 느낌, 오랜만이다. 염증이 눈에 띄게 보이지 않는지 선생님은 환부를 찾으신다며 기다란 면봉을 입 안 깊숙이 넣어 혀 양쪽 두 곳을 건드리셨는데, 어찌나 정확한 곳을 찌르시던지 병원을 나오고도 한동안 환부가 찌릿했다. 찡그린 표정만 보고도 맞는 부위를 건드렸다고 확신하셨을 것이다. 이왕 찌른 김에 알보칠이라도 발라주시지 하고 생각했으나 만약 그랬다면 앉은자리에서 혼절했을 수도 있겠다.

아파서 밥도 잘 못 먹겠고 잠도 잘 못 잔다고 불쌍하게 굴어 소염진통제가 포함된 약 3일치를 처방받았다. 집에 오자마자 바로 약을 입에 털어 넣었고 이내 통증이 가라앉았다. 양의학은 대단하다. 약도 약이고 괜히 증상을 악화시키고 싶지 않아 냉장고에 진열된 술을 보면서도 입맛만 다셨다. 이래서야 생일을 빌미로 모이고 싶어 하는 주위의 기대에 보답하는 것은 불가능할 것 같고, 어서 나아서 다음 주말에 놀러 가는 데 지장이 없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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