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3. 17.
내일은 코로나 이후 몇 년만의 해외여행이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여행 전날은 평소보다 일이 바쁜 법. 하필 오늘 테스트 모니터를 맡게 되었다. 모든 브랜치에서 발생하는 unit test 실패에 대해 이슈가 할당되면 원인을 찾아 revert를 하는 일인데, 가이드를 정독하긴 했지만 처음이라 긴장해 그런지 속이 좀 쓰렸다.
평소보다 일찍 출근해 내 코드에 달린 리뷰에 답변을 달고 저녁에 어떻게 수정할지 미리 생각해 놓았다. 일일 회의를 마치고 바로 모니터 일을 시작했다. 요령이 없이 일단 되는 대로 하긴 했는데 잘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이슈가 계속해 할당되면 원인 찾고 담당자에게 핑 보내고 하느라 본업은 전혀 할 시간이 없었다. 마침 금요일이라 회사에서 술을 마실 수 있는 날이지만 계속 자리를 지켜야 했다. J님께 올라오는 길에 무알콜 맥주라도 하나 가져다 달라 부탁드렸는데 역시 도수가 좀 있어야 하지 않겠냐며 라들러 두 캔을 전달받았다.
캘린더에는 19시까지로 일정이 잡혀 있었지만 17시에 다음 사람과 자동으로 교대가 되었다. 생각보다 일찍 끝나 기분이 좋아졌다. 하지만 라들러를 마시며 마무리 작업과 밀린 일을 처리하자 21시가 넘었다. 정신이 얼마나 없었으면 퇴근 직전에 비행기 티켓을 출력해야한다는 것을 겨우 떠올렸다.
여행에 필요한 짐과 옷을 챙겨 본가로 출발했다. 늘 그렇듯 카메라와 삼각대가 무게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저녁을 회사에서 라면으로 때워선지 조금 출출했으므로 가는 길에 닭꼬치를 배달 주문했다. 도착해 샤워를 하며 며칠간 깎지 않아 부숭부숭한 수염을 정리했다. 닭꼬치에 가족과 같이 먹으려고 가져온 담금주와 토닉워터, 금귤정과를 곁들여 같이 먹었다. 어머니는 혼자 살면서 별 걸 다 만들어먹는다고 하셨다. 금귤정과는 꽤 자신작이었고 역시 아버지도 맛있게 드셨다.
동생이나 나나 출발 전날인 지금까지 비행기 시간 같은 거에 관심을 두지 않았고 오히려 아버지가 더 신경을 쓰는 것 같았다. 제대로 여유를 두고 출발해야곘다. 오랜만이니 현지에서 헤매는 건 그렇다 쳐도 예약해 둔 기차 시간만 놓치지 않는 여행이 되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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