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4. 5.
회사에서 테스트모니터 당번을 한 지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이번엔 빌드모니터다. 이슈 수는 적었으나 큰 건이 하나 터지니 여기저기서 핑이 와 정신이 없었다. 하필 점심시간 즈음에 문제가 터져 음식 맛도 제대로 못 느끼고 자리로 돌아와 이슈를 처리했다. 친절한 (또는 보다 못한) 사우 분이 챗으로 도와주셔서 빠르게 처리할 수 있었다. 이후는 자잘한 이슈만 있었지만 심적 압박이 너무 커서인지 숨을 크게 들이쉬면 가슴이 아플 정도였다.
17시에 당번 교대가 되었다. 못 다 한 일은 신경 끄고 다음 사람에게 맡기기로 했다. 남은 할 일을 처리하고 퇴근해 맛있는 음식과 술로 고단함을 달래야지. 오늘은 집에 있는 썩기 쉬운 식재료를 모두 처리하고 “바깥 음식만 먹기 챌린지”를 시작하는 날이니까. 서울로 이사를 온 지 벌써 1년 하고도 반이나 되었는데 주변에 아는 맛집이 몇 개 안 된다는 점이 마음에 걸렸다. 그야 아침 점심은 회사에서 먹고 약속이 없으면 거의 집에서 밥을 해 먹었으니까. 그래서 이번 한 달만큼은 의도적으로 집에서 음식을 해 먹지 않기로 했다.
대망의 첫 가게는 헴라갓으로 정했다. 흔히 볼 수 없는 스웨덴 음식이라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가게 내부를 슥 보니 사람이 없어 보여 가벼운 마음으로 들어갔는데 웬걸, 예약이 꽉 차 있다고 하신다. 역시 그렇게 호락호락할 리가 없지. 집에서 가까운 만큼 편하게 자주 가서 이 요리 저 요리 먹어 볼 생각이었는데, 가정식을 표방하고 있지만 편하게 가서 먹을 수는 없는 곳이었다. 맛집이 없는 동네에서만 살아서 그런지 집 앞에 이렇게 인기가 많은 가게가 있다는 사실이 아직도 와닿지 않는다.
더 고민하다간 또 밤까지 결정하지 못한 채 쫄쫄 굶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고 멀리 돌아다닐 기운도 없어 잭슨피자를 시켜 편의점 맥주랑 먹기로 결정했다. 잭슨피자도 일단은 “밖”의 음식점이니까. 맨날 집에서 요리를 해 먹을 수밖에 없던 이유가 다시금 떠올랐지만 이왕 하기로 한 것 최대한 노력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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