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5. 29.
더워서 잠이 안 올 것 같아 에어컨을 틀었다. 올해 두 번째 가동이다. 조금 쾌적해지긴 했지만 원래 밤에 잠을 못 자는 편이라 계속 깨 있다가 그림을 조금 그렸다. 프로크리에이트 첫 화면의 작업물을 쭉 보다가 동인 작가도 아니면서 팬 굿즈는 잘도 만들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팔라는 얘기도 들었지만 내 그림의 수요가 많을지도 모르겠고 신경 쓸 것도 많아 지금은 취미로 만족하기로 한다.
겨울에 낙서를 하다 만들게 된 세아 캔뱃지가 올해 첫 자작 굿즈다. 작년에 만든 아크릴 스탠드처럼 세아스토리 팀에 보낼 생각이지만 여긴 평소에 선물을 받지 않는다. 늘 그렇듯 7/7 생일 기념 방송에나 한시적으로 허용하지 싶다. 그래서 뽑아놓은 굿즈는 몇몇 사람들에게만 나눠주고 나머지는 집구석에 잠자고 있다. 하나 만들었으니 올해로 굿즈 제작은 끝이다.
—라고 생각했지만 최근 츠마마레라는 용어를 알게 되었다. 주로 목덜미 옷을 잡혀 매달려 있는 모양의 굿즈를 말하는데, 창작욕이 솟아서 그만 그려버리고 말았다. 이번에 보내지 않으면 내년까지 기다려야 할 상황이라 빠르게 도안을 만들어서 샘플 뽑고 수정해 6월 안에는 완성해야 한다. 갑자기 시간이 촉박해졌다.
단순한 그림체로 그리고 채색한 덕분에 빠르게 그릴 수 있었고 정신을 차려 보니 사사_44님의 츠마마레 러프까지 완성되어 있었다. 이건 보낼 타이밍이 좀 애매하고 최근 아파트 중도금에 상가 매도 부가세까지 내느라 나름 긴축재정에 들어간 상태다. 그래서 사사 굿즈는 아예 크리스마스 시즌까지 기다렸다 만들어 보낼까 한다.
사고가 여기에 이르자 크리스마스에 대한 여러 이미지가 머릿속에 떠오른다. 어렸을 때 이후론 받은 적이 없는 반짝반짝한 선물 포장지부터 조용히 끝나가는 한 해의 분위기까지. 그러다보니 본격적인 여름도 안 왔는데 벌써 크리스마스를 기다리는 사람이 되었다. 하루하루가 지루하다면 택배, 모임, 여행 등 끊임없이 뭔가 기다리는 것을 만들면 된다. 그래서 나는 일 년이 지루할 새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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