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6. 28.
세아스토리 5주년 기념으로 제작한 굿즈가 도착해 밖에 나가기 전 두근두근한 마음으로 개봉했다. 상자 안을 꽉 메운 70개의 키링. 하나를 꺼내 앞뒤를 보고, 눈을 의심하고 보호 필름을 제거한 후 다시 봤다. 식은땀이 나기 시작했다.
샘플을 뽑고 살짝 수정을 하면서 양면의 그림을 조금 다르게 해 봤는데 이게 실책이었다. 인쇄가 완전히 불투명하지 않아 들어서 보면 그림이 양면으로 비치는 것이다.
도안 제작 가이드에는 이 점이 명시가 되어 있었기 때문에 결국 꼼꼼하게 읽지 않은 내 잘못이다. 시간이 빠듯해 샘플을 한 번 더 뽑을 시간이 없었던 게 가장 문제였지만. 평소 검수를 잘해주셔서 이 정도는 잡아주지 않을까 했는데.
이건 굿즈로써의 가치가 없다. 뼈아픈 거금을 통째로 쓰레기통에 버린 셈이 되었다. 7월 5일까진 택배 발송을 해야 하니 다시 만들 시간도 없다. 몇 달 전 만들어놓은 캔뱃지만 보내기로 했다.
그리는 과정이 그렇게 오래 걸리진 않았지만 그래도 기껏 만든 도안이 최소 내년까진 쓸 일이 없게 되었다. 세아스토리 팀은 평소에 선물을 받지 않는데다 개인적으로 판매할 생각도 아직 없고. 1년이란 시간은 너무 길기 때문에 그때 다시 뽑을지 말지도 사실 잘 모르겠다.
오후 일정이 있어 박스에 가득한 슬픔을 뒤로하고 오늘의 교훈을 되새기며 밖으로 나갔다. “아크릴 굿즈를 만들 땐 절대로 양면의 그림을 다르게 하지 말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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