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가 회사 내에서 하는 복면가왕 비슷한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녹음을 몇 번 하더니, 개인적으로 녹음을 하는 데에도 재미가 들린 듯하다. 그리고 몇 달 전부터 나와 듀엣을 하자는 제안을 계속해 왔다.
내가 J만큼 노래를 잘 부르진 못하지만 노래방은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한 번 해 보고 싶었기에 오케이 했다. 보컬 트레이닝이라도 좀 받아야 하나 싶었지만 말았고, 곡만 조성모의 『To heaven』 으로 정해 놓은 채 미루고 미루다 오늘로 약속을 잡았다.
녹음실은 예전에 J 결혼식 때 쓸 배경 음악을 작업했던 곳이다. 그땐 랩으로 참여했었는데 첫 녹음이라 들어가는 박자를 자꾸 놓쳤던 기억이 났다. 그래도 우리는 제법 빨리 녹음을 끝낸 편이라고 했다.
노래는 서로 번갈아 하기로 했고, J가 먼저 시작했다. 녹음 기사 분께서 가이드를 전혀 해 주시지 않아 우리가 직접 녹음된 것을 듣고 재녹음이라든지, 예전 것을 살리고 다시 한다든지 등의 요청을 일일이 해야 했다.
내 차례가 왔다. 긴장도 했고 노래방으로만 단련된 엉망진창 실력이다 보니 낮은 음으로 섬세하게 불러야 할 부분에서 목소리가 떨려 당황스러웠다. 오히려 좀 세게 불러야 하는 높은음으로 가서야 소리가 안정적으로 나왔다. 그래도 마치고 나니 첫 녹음치곤 잘한 것 같다. 나머지는 엔지니어 분께서 마법같이 음정, 박자, 볼륨을 잘 조절해 주시길 빈다.
이 친구와 만나면 꼭 술을 한 잔 해야 한다. 비가 오니 막걸리로. G도 불러 근처의 달길포차로 갔는데 주인아주머니가 계시지 않아 전화를 했다. 잠시 회의 갔다 오셨다고. 부녀회라도 있었나. 막걸리를 주문하니 옆 가게에서 사 오시질 않나, 옆 가게에 놀러 갔다 오신다고 자리를 비우는 것이 시골 느낌이 나서 정겨웠다.
식사 겸 안주는 닭도리탕이다. 집에서 네 가족이 먹을 때도 이 정도로 많이 하진 않았던 것 같은데, 양이 매우 많아 안주를 추가로 시켰다간 큰일 날 뻔 했다. 자리를 비워서 미안하다고 막걸리 한 병을 서비스로 받았다. 감사히 잘 먹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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