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6. 14.
동생이 닌텐도 스위치용 『모여봐요 동물의 숲』을 한동안 열심히 하더니 별로 재미가 없다고 NDS용 『놀러와요 동물의 숲』을 하고 싶다고 했다. 중고 팩도 사놓은 상태라고. 창고에서 NDSL과 충전기를 꺼내 본가로 왔다.
그렇게 오래 되었는데 아직 배터리가 어느 정도 남아 있는 듯하다. 내 구형 NDS는 이미 전원이 들어오지 않는다.
모동숲은 현세대 기기로 나온 만큼 자유도가 높고 특히 DIY로 마을 전체를 마음대로 꾸밀 수 있지만 그만큼 나나 동생같이 그런 일에 재능이 없는 사람들에겐 맞지 않는 게임이 되어 버렸다. 게임에 엄연히 존재하는 콘텐츠를 제대로 즐기지 못한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게다가 플레이하며 주민들과의 대화가 왠지 좀 심심한 느낌이 들었다. 구작이 훨씬 재밌었다고 생각했는데 찾아보니 나만 그렇게 느낀 게 아니었다. BGM도 그때가 훨씬 기억에 남는데—이건 플레이 시간의 문제일 수도 있다. 일단 직장인들은 새벽 BGM을 들을 일이 없지.

팩은 『놀러와요 동물의 숲』, 『만져라 메이드 인 와리오』, 『슈퍼 마리오 64 DS』 세 종류를 구해 놨더라. 전부 그 시절 재밌게 즐긴 게임이다. 와리오를 꽂고 타이틀 화면의 자글자글한 도트를 본 순간 과거로 돌아간 기분이 들었다.
NDS는 내 첫 번째 휴대용 게임기였고 퍼스트 파티로 나온 유명작부터 약간은 마이너한 작품까지 열심히 플레이했다. 돈이 없으니 열심히 돌아다니며 중고 거래도 활발히 했었고. 방학 때는 침대에 누워 게임기를 잡고 밤을 새 본 적도 여러 번 있었다.
옛날처럼 아무 생각 없이 열심히 게임을 할 수 있는 시절은 평생 다시없겠지. 어른들이 볼 때는 공부도 안 하고 시간을 낭비하는 것처럼 보였겠지만 돌아보면 정말 행복했으며 가치 있는 시간 중 하나였다. 동생도 틀림없이 그랬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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