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다

오사카 여행 2일차

juo 2014. 3. 22. 02:44


이튿날이 되자 비가 추적추적 내리기 시작했다. 게스트 하우스의 비닐 우산 4개를 빌려 썼다. 그나저나 저 놈의 패션왕 포즈는 여행 내내 사진 찍으면서 본 것 같다.


조식은 근처의 카페에서 버터 바른 토스트와 스프, 홍차로 때웠다. 따뜻하고 달지 않은 두껍게 썬 토스트 그대로의 맛이었다. 스프는 묽은 호박죽같은 느낌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아마. 특별히 맛있진 않았다.



그 유명한 카이유칸의 텐포잔 대관람차!! 는 우리가 갔을 땐 공사 중이었다. 여튼 한국에선 볼 수 없는 크고 아름다운 관람차다. 국내도입이 시급하다. 아침이고 날씨도 좋지 않아 전경이 멋대가리 없어보이지만 저녁에 불 들어오고 하면 꽤 멋진 걸로 알고 있다. 여튼 우리가 관심있는건 외부가 아닌 내부이다.



내가 코엑스, 부산에 있는 아쿠아리움을 가 봤는데 여기가 더 볼 거리가 많게 느껴진다. 역시 바다는 위대하다. 여기 수족관 내부 관리 요원들은 오니 복장을 하고 방망이를 든 채 물 속을 유영한다. 오까상 오니가 이루 파란 복장의 아오오니도 있다(...)


여기서 우리 일행의 물개쇼와 카와이한 팽귄을 쬐끔만 보자.



=ㅅ=



저런 식으로 가오리 등짝을 만져볼 수 있는 코너도.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미끈하고 물컹했다...


총 관람 시간은 2시간이 안 되었다. 카이유칸을 나와서 역을 향해 걷다 근처에 보이는 카츠동 집에 들어갔다. 게게게의 키타로 등의 옛날 만화책들이 한 쪽에 꽂혀 있었다. 일본어로 더듬더듬 주문을 마치고 먹는데 한국인 관광객이 한 무더기로 들어오더니 한국어로 주문을 하고 주인장이 주문을 받기 시작했다(...)



다음은 오사카 성이다. 성 주위에는 공원이 조성되어 있다. 아래 사진처럼 일본 성벽 특유의 돌 쌓는 양식을 볼 수 있었다. 강과 성벽, 방어라는 기능에 충실한 느낌이다.


 

공원은 산책하기 좋았다. 성 내부는 박물관이다. 사진 촬영은 금지. 뭐가 전시되어 있는지 제대로 기억이 나지 않는 것을 보면 별 거 아니었을 게 분명하다. 꼭데기층에서 주위를 관망할 수 있고 기념품을 팔고 있다.



오사카의 아키하바라라고 불리는 덴덴타운에 도착했다. 각종 전자기기, 게임기, 캐릭터 상품, 음반, 프라모델, 빨간 DVD 등 이 곳에 있어야 할 것 같은 물건은 다 있다. 나도 찾는 음반이 있었는데 너무 옛날 물건이라 그런가 결국 찾지 못했다. 아마존 재팬에선 팔던데... 보컬로이드 음반이 많이 보인 게 인상깊었다.


다만, 우리는 방문 시기를 좀 잘못 잡았다. 사고 싶은게 자꾸 생겨서 이 날부터 귀국 당일까지 총 3번에 거쳐 찾아갔다. 역시 쇼핑은 여행의 막바지에 해야 한다. 여튼 이 날은 별로 산 건 없고.



근처의 도톰보리에 도착했다. 여기가 오사카의 랜드마크 중 하나인 글리코 아저씨가 있는 곳이다. 저 아저씨가 어쩌다 이 곳의 상징처럼 되었는진 잘 모르겠지만... 난 저 아사히 간판도 멋진 것 같은데.

 

사람은 정말 오지게 많았다. 난 부평역 지하상가도 다닐 때마다 인파에 숨이 막히는데, 여기 사람은 대체 어떻게, 특히 주말마다 이 거리를 돌아다니는 건지.



돈키호테라는 쇼핑 센터 옆에 위치한, 원래 가려고 했던 맥주가 맛있다는 오코노미야키 가게에 들어가자 누가 가게를 전세낸 건지 쫓겨났다. 찾는 것도 오래 걸렸는데 말이지...

 

그래서 근처의 쿠레오루에 갔는데 사람이 많아서인가 음식이 너무 오래 걸렸다. 그리고 역시나 저녁이 아니라 안주로 먹는 게 적절하다, 이건. 인당 한 개는 시켜야 양이 찰 것 같았다. 맛은 있었지만 너무 감질나서 원. 타코야끼도 시켜 봤는데 한국의 것보다 고명이 적고 반죽 고유의 맛에 집중하는 느낌이다.



위는 쇼핑 센터인 돈키호테. 1층은 식료품을 팔고 그 위론 술이나 시계, 지갑, 가방, 딜도(...) 등의 정말 여러가지 물건을 팔고 있다. 아래는 주유패스로 무료 탑승이 가능한 보트 투어다. 오자마자 이걸 타고 안내를 먼저 받는 게 맞는 순서였겠지만... 타면 어느 아저씨가 열심히 이곳저곳 설명을 해 주는데 귀담아듣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배가 안 차서 대부분의 일본 애니 여주인공이 좋아한다는 크레이프를 사 봤다. 기대와는 다르게 위에 올려진 건 그냥 생크림이 아니고 요거트 생크림이었다. 예상을 했어야 했는데, 크림이 수북해 먹기 난감하다. 환상이 깨졌다.



한 놈은 파칭코에 들어가 북두의 권 파칭코에 천 엔을 날렸다. 하는 법을 모르니. 좀 더 자세히 묘사하자면 딸 타이밍이 한 번 있긴 했다. 이 때 버튼을 마구 눌러야 했던 것 같은데 뭔지 몰라 멍때리고 있다가 끝났다. 가게 내부는 게임기 돌아가는 소리에 나이트 클럽마냥 시끄러웠다.


돌아오는 길에 말하길, 그 핸들 돌리는 맛을 잊을 수가 없다고(...) 은혼의 긴토키를 이해하게 됐단다.

'가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실치회 먹으러 간 당진 장고항, 왜목마을  (0) 2014.04.14
오사카 여행 3일차  (0) 2014.04.05
오사카 여행 1일차  (0) 2014.03.16
강릉 정동진 눈 구경  (0) 2014.02.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