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은 게스트 하우스 근처 도시락 가게에서 사왔다. 전자레인지 어묵도 같이. 맛은 있었는데 한솥도시락 먹는 기분이었다. 아마 그런 느낌의 체인점인 듯. 밤에도 여기서 도시락을 사 먹었는데, 삼각김밥은 그냥 그랬다. 한 녀석이 닭튀김인줄 알고 뭘 집었다가 굴(カキ)튀김인 걸 알고 절규했다. 여행을 가려면 좋아하는 음식뿐 아니라 싫어하는 음식도 어느 정도는 읽을 줄 알아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모리노미야 역, 역사 박물관에 도착했다. 원래 USJ를 갈 예정이었지만 생각보다 어트렉션이 재미가 없다는 얘기에 어제 저녁에 계획을 급 수정, 오늘은 박물관 특집이다.
전통 유물과 디오라마 등이 전시되어 있다. 관심있는 사람들은 재밌다고 하던데 우린 그닥. 대신 애들 하라고 설치해놓은 퍼즐이나 맞추고 있다. 전 종류 완성했다.
골동품을 통해 근대 일본의 생활 모습까지 엿볼 수 있다.
다음은 첫 날 가기로 했으나 착오가 있어 못 간 오사카 주택 박물관을 가기 위해 덴진바시스지 로쿠초메 역(이하 텐로쿠)로 왔다. 한 번의 실수로 이틀 내내 주택 박물관에 대한 푸념을 들어야 했던 생각하는 것을 그만 둘 뻔 했던 그 친구는 드디어 고통에서 해방될 수 있었다(...) 박물관은 멀리 갈 것 없이 연결된 건물 내부에 있다.
이 곳의 의의는 돈을 좀 내면 유카타를 빌려 입을 수 있다는 것. 겉옷만 벗고 그 위에 걸치는 식이다. 양말은 기념품이다. 버렸지만. 당당하게 여성용 유카타를 요구했으나(...) 거절당했다. 다음 사람을 위해 30분 후엔 반납하는 것을 권하며, 우리는 기다리는 동안 직원 분과 얘기를 좀 하다 일본 대문짝 구조에 대한 설명을 해 주신다 해서 감사히 들었다.
주택은 재현이 잘 되어 있어서 문 열었다 닫았다 가동도 된다. 일정 시간마다 조명이 바뀌어 낮과 밤을 표현하며, 심지어 가끔은 천둥번개도 친다. 비를 피해 지붕 밑으로 달려가는 시늉을 하자 타 관람객들의 한심하다는 눈빛을 온 몸으로 받을 수 있었다.
역 근처 시장 골목에는 초등학생인지 유치원생인지 노란 모자를 쓴 학생들이 줄을 지어 이동하고 있었다. 이 곳에서 하루코마라는 초밥집을 찾았다. 고급 초밥집은 아니고 비교적 싼 값에 괜찮은 초밥을 먹을 수 있는 곳이라고 한다.
주문은 메뉴판을 보고 종이에 써서 한꺼번에 낸다. 일단 읽는 데 시간이 좀 걸렸던 것 같다. 특별히 맛있었던 것은 새우, 장어, 기름진 생선류였다. 입에서 녹는 그 맛이란... 새우도 한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종잇장같은 새우와는 달리 통통하니 씹는 맛이 잘 느껴졌다. 다른 메뉴도 그럭저럭 괜찮은 맛이었다.
시장 골목에서 간장, 팥을 묻힌 당고(일본식 경단)도 사 먹었다. 쫄깃하고 짭쪼롬하고 달착지근하고 그랬다.
내일은 교토로 떠나기 때문에 어제 갔던 덴덴타운과 도톤보리에 한 번 더 갔다. 한국에 비해 7~80% 가격밖에 하지 않는 건프라를 각자 하나씩 챙겨 들었다. 나는 담보 피규어를 찾다가 레알 골판지 담보를 손에 넣었다. 제작기는 여기서 볼 수 있다. 도톤보리에선 돈키호테 매장을 다시 한 번 싹 훑으면서 집에 싸들고 갈 과자와 식료품을 한 봉지씩 샀다. 마지막으로 유니클로보다 값이 싸다는 GU 매장에서 두 명이 옷을 고르는 동안 세 명은 계단에서 휴식을 취했다.
돌아오니 짐이 한가득이라 이동할 일이 막막했다. 최대한 포장을 제거하거나 재포장해 짐을 줄이는 작업에 들어갔다. 인간 승리다. 구입한 모든 것을 가지고 온 배낭과 건프라 쇼핑백 하나에 몰아 넣는 쾌거를 이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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