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다

The Stillness of the Wind, 노인의 삶, 나의 삶

juo 2022. 1. 2. 16:28

2022. 1. 2.

새해 기념으로 예전에 사 둔 게임의 엔딩을 봤다. 2.5시간 남짓 걸렸고 재미는 없어 남들에게 추천하기는 뭐한 게임이다.

주인공 탈마는 시골의 외딴 농장에서 혼자 살고 있다. 주위를 좀 돌아다니면 알겠지만 주위에는 탈마의 어렸을 때 기억이 있는 돌더미와 버려진 장난감이 몇 개 있는 것 말고는 텅 비었다. 집밖으로 좀 멀리 나가면 카메라가 줌아웃되는데 그저 황량하다.

농장에서는 달걀을 얻고, 농사를 짓고, 염소젖 치즈를 만들 수 있다. 탈마는 노인이라 모든 움직임이 느리다. 그래서 하루에 할 수 있는 행동이 극히 제한된다. 정말 지루하다.

교류라고는 찾아오는 행상인과 물물교환을 하며 대화하거나 지인들에게서 편지로 소식을 듣는 것이 전부이다. 하지만 이 교류를 위해 하루하루 반복되는 노동을 기계적으로 하게 된다. 그래야 내일이 오고 새로운 소식을 들을 지도 모르니까.

한마디로 재미를 주기 위한 것이 아니라 독거노인의 삶을 간접체험하게 만드는 게임이라고 정리할 수 있겠다. 하루하루 재미없이 반복되는 노동, 느린 행동과 빠르게 지나가는 하루. 그 속에서 그나마 기대하게 되는 친지의 편지와 행상인과의 짧은 대화.

생각해보면 우리의 삶도 다르지 않은 것 같다. 똑같은 시간에 일어나 일을 하고 나면 하루는 어느새 가 있고 하고 싶었던 일은 취사선택해야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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