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식 17

키이로: 이것이 진정한 가성비 튀김오마카세

신사동의 키이로는 상당히 오래전부터 내 위시리스트에 올라있던 곳이다. 매달 27일 정도에 캐치테이블에서 그다음 달 예약을 한꺼번에 받는 방식과 2인 이상 예약 가능하다는 제약 때문에 강남에 사는 동안 가 보진 못했다. 최근 문득 생각나 예약을 시도했는데 운 좋게 성공해서 시간 많은 친구 하나를 데리고 가 봤다. 간판을 못 찾아 조금 헤맸지만 일찍 도착했다. 내부는 이렇게 다찌 좌석으로 되어 있다. 친구는 술을 안 마셔서 작은 용량으로 파는 하네야 준마이를 주문했다. 약하고 부드럽지만 뒤로 오래 남는 단맛이 있으며, 한국 전통주스러운 기름진 감칠맛이 느껴졌다. 산미는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간만에 맛본 꼭 내 취향의 사케였다. 포토 타임. 오늘 조리되어 나올 재료들이다. 소스는 쯔유와 소금이 제공되며 코스..

먹다 2024.03.30

강남역 스시도온

생일을 맞아 뭔가 맛있는 걸 먹고 싶어 오랜만에 스시오마카세를 들렀다. 마침 예전부터 가고 싶었던 강남역 근처 스시도온에 예약을 잡았다. 여태 들러본 스시야는 보통 다찌 좌석밖에 없었는데, 여긴 테이블 석도 꽤 있었다. 얼마전 비밀의 숲을 보기 시작해서 그런가 높으신 분들이 많이 들르지 않으려나 싶은 생각도 들었고. 내부는 차분하고 깔끔한 분위기다. 계란찜. 토마토소스가 얹어져 있어 새콤달콤하게 양식 느낌이 난다. 내부엔 은행과 전복이 들어 있다. 초카이산 준마이다이긴죠, 15도. 탄산이 약간 있어 청량하며 프루티 하다. 대합이 들어간 스이모노. 이것과 뒤에 나올 꽃게장국은 리필이 가능하다. 줄가자미. 고소하고 적당히 두꺼워 탄력 있게 씹힌다. 다시마 숙성한 능성어. 감칠맛이 끝내줬다. 약하게 간이 되어..

먹다 2024.02.24

Cologne Annex: 괜찮은 가격에 즐길 수 있는 철판구이 런치

2023년 여름 삿포로 여행 마지막 날 점심 식사로 간 곳이다. 스스키노 역에서 두 블록 정도 떨어진 도큐레이 호텔의 상가에 있다. 일요일 런치라 자리가 있을지 불안했지만 11:45에 오픈하자마자 가서 그런지 바로 먹을 수 있었다. 우리가 주문한 건 세금 포함 3300엔짜리 런치 코스다. 철판구이 코스 치고는 매우 착한 가격이다. 디너 메뉴로는 해산물이나 디저트 등이 나오는 풀 코스를 즐길 수 있지만 가격이 사악해진다. 기타 런치 메뉴는 여기서 확인할 수 있다. 코스에 소프트드링크가 하나 포함되어 있다. 오렌지 주스로 골랐다. 술을 마시고 싶었지만 운전을 해야 했으므로 참았다. 렌터카 여행의 단점이다. 분주하게 준비를 하시는 모습. 마늘 기름을 만들거나, 치즈를 얇게 펴 바삭하게 굽거나 한다. 어디에 들..

먹다 2023.08.30

튀김과 소바 전문 - 용인 하루

한 달에 한 번쯤 있는 맛있는 음식 먹으러 가는 날이 왔다. 예전에 봐 둔 하루라는 집으로 와 봤다. 네이버 예약 시스템상으로는 예약이 가능하게 되어 있어 혼동이 있었지만 오마카세는 주말에는 제공하지 않는다. 할 수 없이 금요일에 전혀 진행되지 않은 업무를 뒤로하고 좀 일찍 퇴근해 전철을 타고 용인까지 먼 길을 떠났다. 주류 메뉴 일부. 뒤에 다른 메뉴도 있다. 같이 온 형이 하필 목이 삐는 바람에 나 혼자 도쿠리 & 잔술로 이것저것 마셔 봤다. 개인적으로는 코탐바가 발효향이 잘 느껴져 괜찮았다. 도쿠리에 나온 미즈바쇼 준마이 다이긴죠. 잔을 고를 수 있게 해주는데 후지산 모양의 예쁜 잔이 색깔별로 있어 홀리듯이 골랐다. 오마카세 시작. 토핑으로 연어알, 성게알, 금태인가가 얹혀 있었다. 여태 먹어본 차..

먹다 2022.10.09

2016 홋카이도 여행 3 - 오타루 료칸과 마지막 날

이번 료칸은 오타루로 잡았다. 오타루가 온천으로 유명한 지역은 아니지만 그냥 따슨 물에 푹 담그러 가는 거지 효능이라든지 보고 가는 게 아니라서. 후루카와(ふる川)라고 하는 곳인데 노보리베츠에도 같은 이름의 료칸이 있는 걸로 보아 체인점같다. 홋카이도는 이번 여행을 마지막으로 다시 오지 않을 거라 생각했지만 다른 사람이 찍어놓은 노보리베츠 후루카와 사진을 보니 이 곳도 함 가보고 싶긴 하다. 어쨌든 오타루 후루카와 내부. 깔끔한 다다미방이다. 다과로 만쥬가 제공됨. 너무 달지 않아 팥을 별로 안 먹는 나도 그럭저럭 입에 맞았는데 배가 불러서 한 입만 베어먹었다가 체크아웃할 때 까먹고 놓고 나왔다. 옆으로 나 있는 창문을 열면 운하가 바로 눈에 들어오는 전망 좋은 방이었는데 사실 방 안에서 바깥 경치 구경..

가다 2016.03.25

2016 홋카이도 여행 2 - 하코다테 밤

이동 중에 본 고양이. 눈이 많이 내려서 고생을 많이 했는지 야생미가 느껴진다(...) 그 와중에 따뜻한 곳, 눈이 녹은 곳은 귀신같이 찾아 몰려있다. 그 유명한 럭키 삐에로 햄버거집. 체인점이라 여기저기 있다. 배는 별로 안 고팠지만 밥 먹을 때가 되어서 들어갔다. 일단 거대해서 포크랑 나이프로 썰어먹어야 할 듯한 비주얼인데 앞접시조차 주지 않는다. 맛은 괜찮았으나 먹기 많이 힘들었다. 특히 아래는 가라아게 조각이 네 개가 들어가있어서 더욱... 가네모리 아카렌가 창고까지 이동했다. 별 건 없고 해안가 쪽에 늘어서 있는 창고 건물들이 지금은 이런저건 물건들을 파는 가게가 되어 있다. 건물 사이에는 운하가 흐르고 있고, 상점가를 천천히 구경하기 좋은 곳이다. 이런저런 먹을 거리를 파는 대형 슈퍼도 있고,..

가다 2016.03.21

2016 홋카이도 여행 1 - 하코다테 낮

첫 시카고 출장은 정말 길었다. 일하면서 예전 홋카이도 가족여행 때 가지 못했던 곳을 마저 가 보리라 동생과 다짐하고 해외에 있는 동안 해외로 갈 비행기를 예약하였다. 여기에 어머니가 자기도 가겠다고 해서 결국 가족 여행이 되었다. 아버지는 아쉽게도 일이 바쁘고 춥다고 불참. 그렇게 귀국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두 번째 출장 일정이 정해졌다. 홋카이도에서 귀국하기로 한 날 바로 다음이었다. 그러니까 귀국한 날 저녁 바로 여행가방에서 어머니, 동생 짐만 빼고 난 자고 일어나서 다시 시카고로 출발하면 되는 것(...) 친구는 이 얘기를 듣더니 최근 자기 택시타는 것보다 비행기를 더 타는 듯 하다고... 나도 그래 좀 피곤할 듯 했지만 저번보다 일정을 좀 느슨하게 잡았으니 편히 쉬고 오면 되겠지 하고 출발. 저..

가다 2016.03.21

홋카이도 가족 여행 2

일찍 호텔에서 체크아웃. 내 기분은 꿀꿀했지만 또 힘내서 출발해 보자. 삿포로 역에서 토야 호수로 향하는 길에 에끼벤으로 아침을 때웠다. 퀄이 꽤 괜찮았다. 해초는 좀 남겼지만... 나머지는 대체적으로 내 입맛에 맞았다. 마지막 소고기덮밥같이 생긴 건 줄을 당기면 안의 팩이 가열되어 따뜻하게 먹을 수 있다. 역에서 구입할 때 아저씨가 친절하게 설명해주시더라. 당기고 5분 있다 먹으라고. 기차에서 내린 이후론 교통수단이 헬이여서 쿨하게 택시를 이용했다. 호수 옆엔 족욕탕이 있었다. 수건이 없어서 발을 담그지는 않았지만, 사진에 김이 올라오는 게 보이시는지. 따뜻하다. 유람선은 안 타고 한 바퀴 둘러보고 다시 터미널로 돌아왔다. 다음 코스인 쇼와신산으로 가려는데 버스가 없더라. 이 날만 없는 건지 원래 없는..

가다 2015.03.30

홋카이도 가족 여행 1

겨울에 가족들과 홋카이도로 배낭여행을 갔다.조금이나마 일본어를 할 줄 아는 내가 계획과 안내를 맡았는데, 일정이 요상하게 꼬이기도 하고 여튼 우여곡절이 많았다. 좋았지만 여러모로 아쉬운 여행이었다. 입사 일정때문에 여행이 취소될 뻔도 하고 비행기 날짜 변경도 하고, 결론적으로 항공권 예약이 늦어졌다.운좋게 티웨이항공으로 끼워 맞췄는데 당일에 5시간 지연을 시키더라. 첫 날부터 일정에 지대한 차질이 생기고 말았다. 밤에 일본 숙소에서 술을 마시면서 TV로 새해를 알리는 제야의 종소리를 들었다. 원래 전날 저녁에 가기로 했던 시로이코이비토파크. 아침 일찍 교통패스를 끊어 출발했다.관람객이 오지게 많았다. 초콜릿을 만드는 공장 내부.찰리와 초콜렛 공장 비슷한 풍경을 내심 기대했었는데 평범했다. 이것저것 구경하..

가다 2015.03.29

오사카 여행 5일차

숙소의 여행지 안내에서 후시미이나리 타이샤를 보고 나는 말했다. "왜 여기를 코스에 넣지 않은 거지?" 절대 가야 한다는 말이다. 출국일이고 없던 일정을 추가하다 보니 좀 일찍 일어나야 했다. 밥은 전날 편의점에서 사온 도시락을 전자렌지로 데워 먹었다. 일본 도시락이라고 전부 맛있는 것은 아니었다. 졸린 눈을 부비며 이나리 역에 도착하자 제일 먼저 위 사진의 캐릭터 판넬이 보였다. 와서 알게 된 거지만 저건 '이나리, 콩콩, 사랑의 첫걸음'이라는 애니메이션의 주인공이었다. 이 신사를 배경으로 한 애니인데, 이렇게 콜라보가 되는게 덕후로서 부러웠다. 내가 오자고 한 이유는 다른 만화인 '아리아'에 나온 장소라서지만... ARIA 1권에 나온 장소. 사실 여우신을 모시는 건 아니고 신의 사자가 여우라서 여우..

가다 2014.06.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