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식 17

오사카 여행 4일차 (2)

다시 걷고 걸어 전차에 올라탔다. 제일 앞에 있는 차에 탔는데 저런 식으로 앞이 뻥 뚫려 있다. 시원시원한 느낌이 든다. 잠시 철덕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아라시야마 역. 가츠라가와 강이 흐르고 서정적인 분위기. 뭔가 공사를 하고 있어서 좀 깼다. 계속 걸었지만 이상하게 오늘 하루 여행하며 얻은 피로가 풀리는 기분이 들었다. 일본과 숲 하면 딱 떠오르는 대나무 숲이 바로 여기다. 입구에는 상점가가 있어서 간단한 군것질을 할 수도 있다. 숲을 한 바퀴 걷다 보면 마음이 평온해진다. 이런 한적한 곳에서 시라도 한 소절 읊으면 운치있을 텐데. 무... 무슨 가락이요? BURARI라고 하니 모 사이트가 떠오른다. 저녁 무렵 조명이 켜진 아라시야마 역도 멋있었다. 관광지로서 나쁘지 않은 곳이다. 코..

가다 2014.06.25

오사카 여행 4일차 (1)

짐을 바리바리 싸들고 교토의 기온시조 역으로 왔다. 이걸 다 들고 다녔다간 여행이 아니라 고행이 될 것 같아서 코인 락커를 이용했다. 아침을 좀 먹고 싶었지만 주위를 둘러봐도 식당같이 생긴 곳이 보이지 않아 편의점에서 빵과 삼각김밥을 사 먹었다. 삼각김밥은 한국에서 먹는 것과 다를 게 없었다. 색다른 종류가 있을 뿐. 명란젓 맛이라든지. 교토에서 제일 오래된 신사인 야카사 신사. 관람객이 꽤 있었다. 내부도 아주 크고. 너무 커서 무슨 공원같다. 아까 산 빵을 떼어다 비둘기야 먹자 구구구ㅜ구구구구ㅜㄱ 타임을 가지고 한 바퀴 둘러본 후 걸어서 근처의 기요미즈데라(천수사)로 향했다. 여기는 관광객이 더 많았다. 누가 봐도 관광객이라는 것을 알 수 있는 사람들이 북적댔다. 패키지로 온 한국인 분들도 있었고. ..

가다 2014.06.25

오사카 여행 3일차

아침은 게스트 하우스 근처 도시락 가게에서 사왔다. 전자레인지 어묵도 같이. 맛은 있었는데 한솥도시락 먹는 기분이었다. 아마 그런 느낌의 체인점인 듯. 밤에도 여기서 도시락을 사 먹었는데, 삼각김밥은 그냥 그랬다. 한 녀석이 닭튀김인줄 알고 뭘 집었다가 굴(カキ)튀김인 걸 알고 절규했다. 여행을 가려면 좋아하는 음식뿐 아니라 싫어하는 음식도 어느 정도는 읽을 줄 알아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모리노미야 역, 역사 박물관에 도착했다. 원래 USJ를 갈 예정이었지만 생각보다 어트렉션이 재미가 없다는 얘기에 어제 저녁에 계획을 급 수정, 오늘은 박물관 특집이다. 전통 유물과 디오라마 등이 전시되어 있다. 관심있는 사람들은 재밌다고 하던데 우린 그닥. 대신 애들 하라고 설치해놓은 퍼즐이나 맞추고 있다..

가다 2014.04.05

오사카 여행 2일차

이튿날이 되자 비가 추적추적 내리기 시작했다. 게스트 하우스의 비닐 우산 4개를 빌려 썼다. 그나저나 저 놈의 패션왕 포즈는 여행 내내 사진 찍으면서 본 것 같다. 조식은 근처의 카페에서 버터 바른 토스트와 스프, 홍차로 때웠다. 따뜻하고 달지 않은 두껍게 썬 토스트 그대로의 맛이었다. 스프는 묽은 호박죽같은 느낌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아마. 특별히 맛있진 않았다. 그 유명한 카이유칸의 텐포잔 대관람차!! 는 우리가 갔을 땐 공사 중이었다. 여튼 한국에선 볼 수 없는 크고 아름다운 관람차다. 국내도입이 시급하다. 아침이고 날씨도 좋지 않아 전경이 멋대가리 없어보이지만 저녁에 불 들어오고 하면 꽤 멋진 걸로 알고 있다. 여튼 우리가 관심있는건 외부가 아닌 내부이다. 내가 코엑스, 부산에 있는 아쿠아리움을 ..

가다 2014.03.22

오사카 여행 1일차

평소에 덕력이 충만하던 친구 그룹과 갈 만한 해외여행지는 역시 일본일 것이다. 마침 방사능이니 뭐니 해서 엔화가 팍 떨어졌고 우리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계획을 짰다. 비행기를 예약한 후, 쇼핑을 포함한 여비로 인당 80만원 정도를 환전했는데 결론을 말하자면 20만원 좀 넘게 남았다. 설 연휴가 시작되는 전날, 인천공항 지하에서 간단히 아침을 먹었다. 너무 일찍 도착해서 수속이 시작되지 않은 채였다. 면세점을 여기저기 구경했지만 늘 그렇듯이 술 빼곤 별로 살 게 없었다. 가는 길에 술 사 봤자 뭐 하겠냐만은. 저가항공인 대신에 별 서비스가 없지만 짧은 비행이라 불편함 없이 갈 수 있었다. 피치항공은 간사이 제2공항으로 도착한다. 무료 셔틀버스를 타고 제1공항으로 향했다. 이쯤 되자 인터넷이 잡히기 시작..

가다 2014.03.16

달달한 일본식 드라이 커리 - 대학로 파쿠모리

딴지일보의 팟캐스트 방송 그것은 알기 싫다 편 공개녹음을 보기 위해 벙커1을 찾아갔다. 7시 30분부터 시작하는 것을 보아 11시나 되어야 끝날 것 같았기에(실제로 그렇게 되었고) 근처 음식점에서 끼니를 때우기로 했다. 일식이 먹고 싶어서 자리가 있었던 파쿠모리(パク森)로 들어갔다. 인테리어는 깔끔했고 혼자 앉아 식사할 수 있는 테이블도 있다. 나는 간판 메뉴인 파쿠모리 카레(7000원)에 고로케 토핑(2000원)을 주문했고, 친구는 가츠동(7000원)을 주문했다. 파쿠모리 카레 + 고로케 토핑 추가 친구는 밥 위에 올려진 게 똥 같다는(...) 감상을 토했지만 저건 드라이 카레다. 고기와 야채, 향신료 등을 섞어 숙성시킨 것이라고. 카레와 밥을 떠먹을 때 숟가락으로 조금씩 떼어 같이 먹어봤는데 이거 맛..

먹다 2013.08.17

두껍디 두꺼운 회 - 인천 삼산동 스시스토리

오랜만에 초밥이 먹고 싶어서 시험 끝나고 오는 길에 어머니와 스시스토리에 갔다. 위치는 삼산동 롯데마트 옆에 있으며, 굴포천역 7번 출구 에스컬레이터 올라오면 바로다. 영업시간은 11:30 ~ 21:30 이라고 하지만 한 16시 넘어가면 재료가 떨어져 영업이 끝나는 듯. 매주 화요일은 휴무. 가게 내부는 좁다. 4인 테이블 두 자리와 요리사 앞자리(다찌) 몇 개가 전부다. 약 13시에 다 먹고 나올 때 두 그룹이 가게 밖에서 대기하고 있더라. 포장도 가능하다니 참고. 메뉴판. 이 외에도 주류랑 초밥 추가 등이 있다. 우리는 특초밥, 특회덮밥, 해물우동을 시켰다. 둘이서 먹기엔 약간 많았다. 특초밥 시키면 나오는 우동. 특초밥 시키면 작은 성게 덮밥도 나오는데 성게에 눈이 돌아가서(...) 사진은 없다. ..

먹다 2013.06.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