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18

크리스마스 독일 음주 여행 8일차: 베를린 기술 박물관

자기 전에 우리가 가려는 베를린 기술 박물관에 짐을 보관할 수 있는지 구글 맵에 질문을 올려놨는데, 3명이 그렇다고 자세한 답변을 달아 주었다. 나가기 전에 따봉을 하나씩 눌러줬다.체크아웃을 하러 내려가는데 엘리베이터가 꽉 찼다. 역시 마지막까지 싼 값을 한다.박물관까지 짐을 끌고 갔다. 코인 로커는 무료인 데다가 사이즈도 낭낭했고, 동전이 없다고 하니 직원이 동전 대신 쓸 수 있는 플라스틱 원판을 주기까지 한다.우선 별관을 보러 갔는데 구 기차 차고지를 그대로 이용한 듯했다. 실제로 운용했던 기차를 줄줄이 전시해 놓았다. 그 외 사진, 서류가방, 가공기술 등의 자잘한 주제에 대한 전시가 위층까지 있다.본관으로 넘어갔다. 이쪽은 선박과 항공기 위주다. 평생 볼 미니어쳐 배(크기가 커서 미니어쳐라 하기도 ..

가다 2024.04.28

크리스마스 독일 음주 여행 7일차: 베를린으로

아침 일찍 렌터카 사무소가 여는 시간에 맞춰서 도착했다, 아니 사실 10분 정도 늦게 도착했다. 그런데도 사무실 문이 잠겨 있고 앞에 손님이 기다리고 있어 이게 맞나 싶었는데 이내 직원이 도착해 인사를 하고 문을 열었다. 우리가 적절한 시간에 왔구나.분명 경차로 예약을 했건만, 남아 있는 차가 밴밖에 없다고 한다. 대형 차량을 운전해 본 경험은 없지만 이럴 때 한 번 해 보지, 정 안 되면 J가 해 주겠지 싶어 일단 괜찮다고 했다.그런데 우리 면허증을 보더니 면허를 딴 지 1년이 되지 않아 빌려줄 수 없다고 한다. 당황스럽다. 국제 면허증에는 당연하게도 국제 면허증 발급일장만 나와 있다. 그리고 국내 면허증에는 재발급일밖에 나와 있지 않다는 걸 이제 알았다. 공교롭게도 나랑 J 모두 고등학교 졸업 직후 ..

가다 2024.04.25

크리스마스 독일 음주 여행 6일차: 물에 비친 드레스덴

DB 앱으로 기차를 예매하는 것이 이제 완전히 익숙해진 것 같다. 일찍 출발해야 해서 호텔 카페에서 차만 마시고 역으로 갔다. 열차 출발 10분 전부터 플랫폼에 앉아 있었는데, 갑자기 바로 뒤쪽의 플랫폼으로 변경된 걸 모르고 열차를 그냥 보내고 말았다. 맙소사, 이거 표가 10만 원이 넘는데. DB info에 가서 불쌍한 얼굴을 하고 약간의 불평을 섞어 상황을 설명했다. 혹시 취소할 수 없냐 어떻게 안 되냐고 설득 끝에 원래 취소가 안 되는 플랜인데 직원 재량으로 다음 차표로 변경해줬다. 정말 다행이다. 독일에 대한 호감도가 또 조금 올라갔다. 이제 출발까지 시간이 비게 되어 역 가까운 Bamberger Döner 식당으로 들어갔다. 주인장이 붙임성이 있는 성격이었다. 되너는 정말 양이 많았지만 어떻게든..

가다 2024.04.21

크리스마스 독일 음주 여행 5일차: 밤베르크의 한갓진 크리스마스

호텔 조식을 돈을 주고 선택해야 한다면 잘 고르지 않는 편인데, 거의 양식이고 맛이 뻔하기 때문이다. 회사 식당 같기도 하고. 그래도 이 숙소는 조식이 기본 포함이라 내려가 봤다. 먹으러 온 보람이 있게 호밀로 만든 약간 부드러운 흑색 비스킷과 간(肝) 소시지 스프레드와 같은 이국적인 음식을 맛볼 수 있었다. 비스킷은 개 사료가 아닐까 의심스러웠고, 소시지는 약간 비려 많이 먹기는 힘들지만 조금씩 빵에 얹어 먹으면 풍미를 더해준다. 날씨는 여전히 흐렸으나 비가 오지 않으니 날씨가 좋다는 말이 절로 나왔다. 며칠 있었다고 독일인 다 되었구나. 카메라 침수 우려 없이 드디어 삼각대를 개시했다. 밤베르크로 이동했다. 크리스마스 마켓은 이곳도 연 흔적만 있고 가게는 대부분 닫혀 있다. 글뤼바인을 파는 곳에 사람..

가다 2024.04.20

크리스마스 독일 음주 여행 4일차: 썰렁했지만 따뜻했던 로텐부르크

남은 키쉬를 아침 삼아 먹고 나왔다. 여전히 해는 보이지 않았고 두꺼운 구름 아래로 비가 부슬부슬 내렸다. 역의 잡화점으로 들어가 물건을 구경했다. 해외여행 오면 시간이 남을 때 서점이나 이런 곳을 구경하는 재미가 꽤 쏠쏠하다. 오늘 일정은 로텐부르크 관광이다. 구글 지도의 안내대로라면 기차를 타고 도중에 Dombühl 역에서 내려 버스로 갈아타야 했다. 한적한 역이었다. 그런데 시간이 되어도 버스가 오지 않았다. 하염없이 기다리다 DB Navigator 앱을 깔아서 검색해 보니 그 버스 정보가 없었다. 공지는 없었지만 어떤 이유로 오늘은 운행을 하지 않는 듯했다. 우버라도 탈까 했는데 잡히지 않았다. 결국 앱에서 안내해 준 대로 기차를 타고 중간 지점으로 돌아간 후 새 경로로 로텐부르크까지 도착했다. ..

가다 2024.04.14

크리스마스 독일 음주 여행 3일차: 뉘른베르크 크리스마스 마켓

빨리 프랑크푸르트 관광을 끝내고 뉘른베르크로 갈 생각에 일찍 일어났다. 우선 찍어 놓은 목적지를 반시계 방향으로 한 바퀴 돌고 오기로 했다. 중국은 지도에서 가깝게 보이던 곳이 실제로는 멀었는데, 독일은 반대로 지도에선 멀어 보이던 게 실제론 가까워 관광하기가 편했다. 비가 부슬부슬 내리고 바람이 많이 불어 기온에 비해 추웠다. 여기 사람들이 왜 우산을 쓰지 않는지 알겠다. 우산을 펴자 바람의 저항을 받아 앞으로 가기가 힘들었던 것이다. 용쓰는 우리 둘을 사람들이 재미있게 바라봤다. 마인 강을 따라 걷기도 하고, 유로타워를 슥 보고, 아이젤너 다리를 통해 강을 건너 성당도 봤다. 관광이라기보단 낯선 풍경을 보며 하는 느긋한 산책에 가깝다. 뢰머 광장은 광장치곤 작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건물이 너무..

가다 2024.04.07

크리스마스 독일 음주 여행 2일차: 독일 입국

침대가 좋아 잠을 잘 잤다. 그래도 중국은 왔는데 자금성은 보고 와야겠다는 생각에 호텔 직원에게 택시를 불러 달라고 요청했다. 역시 영어가 잘 안 되는지 번역기를 사용한다. 자기들 폰에 설치된 택시 앱을 쓰는데 뭔가 잘 잡히지 않는 것 같다. 기다리다 우리가 알아서 가겠다 하고 나왔다. 거리에 택시가 잘 없다. 좀 걷자 지하철역이 나오길래 이걸 탔다. 알리페이(feat. 네이버페이)로 어지간한 건 결제가 되어 편리했다. 자금성 앞에 대기하는 사람의 줄이 어마어마했다. 비행기 시간도 있고 해서 한 바퀴 다 돌지는 못할 것 같고 멀리서 천안문을 본 것으로 만족했다. 역시 한나절 정도로 관광을 하긴 무리가 있다. 밥 먹으러 왕푸징 거리로 갔다. 사람들이 생각보다 맛이 없다고 하는 베이징덕을 직접 먹고 확인할 ..

가다 2024.04.03

크리스마스 독일 음주 여행 1일차: 출국, 중국 입국

J의 아내가 회사에서 안식휴가 두 달을 받아 남미를 돌고 있는 사이, 나와 J는 약 열흘 정도 독일, 덴마크 여행을 떠나게 되었다. 당일이 되어 남은 식재료를 싹 먹어 냉장고를 비워버리고 올해 마지막 설거지, 청소까지 끝냈다. 저녁 출발이라 시간이 남아 눈오리 집게를 가지고 밖에 나갔다. 눈이 잘 뭉쳐지지 않아 오리가 자꾸 반으로 갈라졌으나 점차 요령이 생겨 아파트 앞 수전함 위에 7마리를 얹어놓고 돌아왔다. 돌아오는 길에 공항버스를 탈 때 예약이 필요하다는 카톡을 받고 놀랐다. 아래는 대화 전문이다. J: 공항버스부터 못탈뻔했네 J: 휴.. J: 예약안했다고 승차 제지당함 나: 엥 나: 공항버스 예약해야함? J: 내가 똑같이 J: 기사한테 물어봤다가 J: 한심하단 표정으로 J: 그거 바뀐지가 언제인데 ..

가다 2024.04.02

내가 계획 안 짠 푸꾸옥 여행 5일차

마지막 날이다. 아무리 휴양이라도 숙소 근처에서 빈둥대기만 하면 아쉬워서인지 해안 진꺼우 사원을 가는 일정이 있었다. 갔어도 딱히 볼 건 없었다. 섬 전체가 휴양지 그 자체라 문화유적이랄 게 없는 느낌. 난 역시 아직 휴양보단 여행이 취향이다. 낮이라 야시장 쪽 가게는 대부분 닫은 상태였다. 오바마가 갔다는 분짜 음식점에 가서 분짜는 안 먹고 튀김과 반쎄오를 시켜 먹었다. 반쎄오는 내용물이 좀 부실했지만 맛은 나쁘지 않았다. 할 게 없어서 카페에서 한가로이 시간을 보냈다. 크래프트 비어라고 써 있길래 과연 뭐가 나올까 두근대며 주문했는데 그냥 캔맥주가 나왔다. (평소엔 안 마시는) 커피나 시킬 걸 그랬나. 배가 떠 있는 강을 멍하니 바라보다 나왔다. 호텔 근처 야시장으로 돌아가 마사지를 받았다. 이제 별..

가다 2024.03.10

내가 계획 안 짠 푸꾸옥 여행 4일차

썬월드에 가는 일정이다. 남쪽으로 내려가 어제 배 위에서 보던 그 로마 스타일 건물들 사이를 통과해 케이블카 역으로 갔다. 케이블카는 세계 최장 길이라고 하는데 매우 높고 길었다. 바다, 배, 섬, 부두를 구경하다 보니 어느새 도착해 있었다.입장권에는 놀이기구와 워터파크 이용권이 포함되어 있었지만 우리는 굳이 물에 들어가기 귀찮아 놀이기구만 이용하기로 했다. 우든 롤러코스터는 짧지만 격렬해 재밌게 즐겼고 어머니는 이제 이런 걸 타면 머리가 아프신지 아래서 쉬셨다. 그 외엔 딱히 탈 만한 게 없었고 워터파크에 볼 게 더 많아 보였다. 바닷가 구경을 하다 워터파크를 지나 11:30 케이블카 쉬는 시간이 되기 전에 돌아왔다.사노 비치를 갈까 했지만 아래 캠 비치가 식당이 좀 더 많은 것 같아서 그쪽으..

가다 2024.03.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