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다 162

벚꽃 라이딩

2024. 4. 7. 어제 현충원에서 벚꽃 구경도 실컷 했으니 부담 없이 늦게 일어났다. 게으름을 즐기자는 생각에 짜슐랭을 끓여 먹었다. 개인적으론 짜파게티가 좀 더 자극적이고 나은 것 같다. 소파에 누워 역전재판 5를 계속 플레이하다 잠들었다. 오후가 되자 생각이 들었다. 이번 주말이 올해 벚꽃 마지막일 텐데 나가야 하나? 고민하다 집 근처에 피는 벚꽃도 보고 싶어서 나가기로 결정했다. 저번에 부모님이 집들이 오셨을 때 본가에서 가져온 내 자전거도 본격적으로 타 볼 겸 해서. 전역 후 군대에서 모은 돈을 모두 털어 구입한 자전거인데. 당시 T, S와 아라뱃길로 라이딩 다닐 때 이후로 제대로 탄 적은 오랜만인 것 같다. 신도시라 자전거도로가 잘 되어 있었고 가는 길에 벚꽃도 많아 타는 맛이 났다. 멈춰서..

쓰다 2024.04.14

어른의 악몽

2024. 3. 13. 어렸을 때는 귀신이 나오거나 좀비에게 쫓기거나 하는 악몽을 주로 꿨던 것 같다. 그것들이 실제로 존재한다는 생각은 해 본 적이 없지만 어쨌든 눈앞에 나타나면 무서운 것이다. 어른이 되고 나서는 조금 다른 종류의 악몽을 꾸곤 한다. 저번 주말에 일정이 있어 아침 일찍 나갔다 저녁에 들어오느라 청소를 하지 못했다. 아니 이제 눈에 띄는 곳의 청소는 로봇청소기가 어느 정도 해 주고 있으므로 먼지를 털지 못했다는 것이 더 적절한 표현이다. 그런데도 내심 해야 할 청소를 하지 않았다고 생각했는지, 어젯밤 꿈의 내 방에서는 벌레가 득실거렸다. 등장한 벌레의 목록은 다음과 같다. 다양한 크기의 바퀴벌레 4 형광 녹색의 무당벌레 2 거미 1 갈대색의 큰 길앞잡이처럼 생긴 벌레 1 왕지네 2 자취..

쓰다 2024.03.21

필충만 PD의 멋진 졸업

2024. 3. 8. 세아스토리의 필충만 PD가 졸업한다는 소식을 화요일에 전해 들었다. 사실 마크 3 졸업 즈음부터 현생이 바빠진 것도 있고 이사로 출퇴근 패턴이 바뀐 것도 있고 해서 버튜버 일체를 잘 챙겨보지 못했고 가끔 편집본 위주로 보는 게 전부였다. 그럼에도 충만의 졸업은 약간 충격이었다. 마크 3가 졸업할 땐 많이 아쉽긴 해도 ‘언젠가 와야 할 일이 왔구나.’라는 생각이었다면 충만은 왠지 세아스토리가 끝날 때까지 있을 줄 알았는데. 현재 인원으로 세아스토리는 계속될 것이고 나름의 재미가 있겠지만, 나를 인방에 입문시켰던 내가 좋아했던 세아스토리는 이제 과거로 사라졌구나 싶었다. 오랜만에 세아스토리 본방, 그리고 이제 전업 스트리머가 된 응과장 개인 방송까지 끝까지 시청했다. 인벤 기자 시절부터..

쓰다 2024.03.18

사진 앨범을 만들며

2024. 3. 6. 라이트룸에서 raw 파일을 제외한 모든 사진을 아이클라우드로 이전했다. 앨범들의 사진 카운트가 모두 0이 되었다. 예전에 아이포토 라이브러리에서 마이그레이션 한 이후로 전혀 관리를 하지 않던 앨범들이다. 이참에 싹 지웠다. 아이클라우드에선 다시 앨범 정리를 해 볼까 하고 라이브러리 제일 바닥의 사진부터 돌아보며 하나씩 앨범을 생성하기 시작했다. 숫자를 보니 난 예전부터 사진 찍는 걸 좋아했던 것 같다. 정말 많은 친구들과 여기저기 여행을 다녔다. 동아리 사진도 생각보다 많았다. MT와 각종 행사에 신입생, 집행기 시절에 참 열심히도 참여했다. 하지만 사진을 보며 생각하니 딱히 영양가 있었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아마도) 티는 내지 않았지만 선배들을 내심 불편해했던 것 같다. 동기..

쓰다 2024.03.08

초등학교 동창 결혼식

2024. 3. 2. 초등학교 동창인 N의 결혼식 날이다. 월요일에 회사 쉬는 것까지 해서 4일 연휴의 중간에, 그것도 애매한 3시에 식을 잡다니 해주고 싶은 말이 많지만 당일은 정신없을 테니 나중에 생각나면 하기로 했다. 식장은 본가에서 가까운 뉴코아라 편했다. 사실 여기 식장이 있다는 것도 처음 알았다. 버스에서 내리기 전부터 홈플러스에 가는 차량인지 뉴코아에 가는 차량인지 줄이 길게 늘어서 있었다. 운전자들은 고달프구나 생각하며 느긋하게 걸어 들어갔다. 식장까지 가는 길은 곳곳에 표지판이 있었지만 그럼에도 미로 같아 게임 길 찾는 감각으로 이동했다. 축의금을 내고 바로 옆에서 걸어오는 J를 발견했다. 이 친구가 N에게 신랑을 소개해 준 사람이다. 대학 동창이라던데, 하도 얘기를 들어 나도 얼굴도 모..

쓰다 2024.03.04

아기는 귀엽지만 굳이

2024. 3. 1. 게임을 하다 늦게 자서 정오 넘어 일어났다. 라면으로 간단히 때우고 준비를 해서 예술의전당으로 갔다. 회사 내 포럼에 누군가 미셸 들라크루아 전시 티켓을 나눔했는데, 나는 시간이 안 되어 받진 않았지만 전시는 좋아 보여 마침 인천으로 이동하는 중에 가기로 한 것이다. 하지만 예상외로 인기가 너무 많아 매진이었다. 다음에 시간이 있을 때 가기로 했다. 예매를 위해 예술의전당 회원가입을 하려는데 아이디 8자 이상에 비밀번호 길이, 사용 가능 특수문자 제한까지 보안에 하등 도움이 되지 않을 안 좋은 제약은 다 걸어놓았다. 내가 이래서 여태 가입을 안 했구나. 인터파크 예약이 되어서 가입할 필요는 없었다. 저 제약이 바뀌지 않는 한 앞으로 평생 가입할 일은 없을 것이다. G와 합류해 J네로..

쓰다 2024.03.04

집 사는 것도 힘들었는데 소명서까지

2024. 2. 18. 부동산 거래 신고 소명서 작성 기일이 다가왔다. 주말 내에 끝내야 할 것 같았다. 할 일이 많았지만 다 제쳐두고 점심을 빠르게 컵라면으로 때운 다음 일에 착수했다. 저번에 개요를 쭉 훑어보면서 생각했지만 너무 필요한 자료가 많다. 은행과 각종 민원 사이트에 몇 번이고 접속해야 했는데, 한국 은행 사이트들의 수준은 대학생 때와 비교해서 나아진 게 없어 보였다. 수많은 악성 프로그램을 내 손으로 설치하기 싫어 Windows Sandbox의 신세를 몇 번이나 졌는지. 어떤 사이트는 Edge로 접속하자 안 되는 곳이 있어 혹시 몰라 Chrome을 설치하니 된다. 10년 전에 내가 아마추어 웹 개발을 할 때도 IE, FF, Chrome, Opera에서 모두 테스트해 돌아가게 만들었는데, 같..

쓰다 2024.03.03

즐거운 청소

2024. 1. 28. 어제저녁부터 시작한 신년회 겸 집들이가 끝났다. 밥 먹고 술 마시고 각종 보드게임을 한 후 유튜브를 보면서 기절했다. 9시에 일어나야 하는 사람이 있다길래 나도 시간 맞춰 일어나 모두를 깨웠다. 내가 집주인만 아니었으면 언제나처럼 제일 늦게 일어났을 거다. J는 출근을 해야 해서 먼저 나갔다. J의 생활을 통해 본 L사는 정말 블랙기업 그 자체다. 싱글일 때도 퇴사를 못 했는데 이젠 유부남인 데다 맞벌이도 아니니 평생 저기서 썩을 운명 같다. 일요일 이른 시간이라 배달 가능한 곳은 없었고, 집에 있던 식빵과 카이막, 꿀을 내 왔다. 터키산 카이막이라 그런지 한국산보다 좀 더 쫀쫀하고 우유 향이 많이 나 좋았다. S는 한국인이라 아침부터 빵을 먹지 않는다고 해서 냉장고에 있는 재료로..

쓰다 2024.02.23

전세 보증금 반환, 전입

2023. 11. 20. 2년 전 자취를 시작하려 강남 오피스텔에 전세방을 마련했을 무렵은 마침 전세 사기로 시끄러운 시기였다. 때문에 임대보증보험 가입이 의무화가 되었다. 당시는 2년짜리가 없었기 때문에 1년짜리로 가입했다. 임대인은 지방에 살면서 부동산에 오피스텔 운영에 관련한 사항을 대부분 맡겨놓은 상태라 딱히 연락할 일은 없었다. 신축이라 방에 문제도 별로 없었고. 그런데 1년이 좀 지나고 보증기간 만료가 되었다는 통지서가 왔다. 연장을 하지 않은 건가? 임대인에게 문자, 카카오톡, 전화로 연락해 봤으나 전화기가 꺼져있어 연락이 닿지 않았다. 싸한 느낌이 들었다. 뉴스에서나 보던 일이 설마 내게도 일어나는 것일까. 부동산에 물어보니 원래 연락이 잘 안 되는 바쁜 사람이라고 한다. 며칠 후 임대인은..

쓰다 2024.01.31

동아리 기 모임

2024. 1. 20. 대학 새내기 시절 어쩌다 보니 동아리 활동을 시작하게 되었다. 결론적으로 활동 자체가 별로 보람차거나 즐겁진 않았지만 그래도 친한 친구들은 남았고 아직까지 1년에 한두 번씩은 모이고 있다. 평소엔 대학가에서 모였지만 이제 그 근처에 사는 사람도 없고, 술집 찾기도 귀찮고 들어가면 시끄럽단 이유로 이번엔 부평의 파티룸에서 하게 되었다. 나도 본가로 와 하루 자고 늦은 점심부터 나갈 준비를 했다. 오랜만에 인천 버스를 타려니 쉽지 않았다. 버스가 두 대 동시에 왔는데, 내가 타야 하는 버스는 뒤의 것이라 적극적으로 잡지 않았다. 그러자 앞의 버스는 손님을 내려주느라 정차하고, 뒤의 버스는 급히 손을 드는 나를 보지 못했는지, 정류장을 쿨하게 지나쳐 가 버렸다. 잠시 벙쪄있다 다음 버스..

쓰다 2024.01.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