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다 162

진로, 세월호, 일베

최근 고민이 많다. 대학교 4학년생이면 그럴 시기다. 진로 문제로 말이다. 보통은 UMC의 가사처럼 '4학년 1년 내내 커피를 들고 연봉 비교만 하는 속물'이 되어야 할 터인데 난 정작 별로 가고 싶은 곳이 없다. 초등학교 때부터 목표를 잡고 결국 컴퓨터공학과를 왔건만 막상 여기에서 갈피를 못 잡고 있다. 하고 싶은 것을 하고 살겠다며 달려왔는데 사실은 하고 싶은 것을 모르고 있단 걸 깨달았다. 그러니 어느 대기업 인턴에 지원하려면 토익 스피킹이 필요하다느니, 어제 SSAT 시험을 봤는데 너도 빨리 준비하라느니 하는 소리에도 시큰둥하다. 한편 교수님들은 대학원을 오라고 권유하시는데 연구는 과연 나랑 맞는 일인지 모르겠다. 남들 자소서 한 장이라도 더 들이밀려 노력할 때 난 고민만 하고 있다. 갑을 관계,..

쓰다 2014.05.04

종교에 대한 경험과 생각들

초등학교 때 하교길에는 늘 검은 양복을 차려입고 학생들의 집전화번호를 따 가는 분들이 있었다. 그렇게 나는 집 근처에 있던 교회를 처음으로 나가게 되었고 결국 몇 달간 다니긴 한 것 같다. 내가 인간의 죽음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본 가장 처음이 초등학교 2학년 시절이었고 마침 예수천국 불신지옥을 외치는 기독교를 접하면서 신앙심을 가져 보려고 나름 노력도 해 보았다. 하지만 주말 아침 시간을 빼앗아가는 교회는 내게 너무 귀찮은 존재였고 결국 교회에 나가지 않겠다는 말을 전하는 난감한 역을 어머니께 맡긴 이후 연을 끊었다. 이제 와서 그 때를 떠올려 보면 참 순진했다는 생각밖에 안 든다. 어느 정도 자라 합리적인 사고를 할 수 있게 된 이후로, 나에게 있어 종교의 정의란 누군가에겐 '죽음이라는 공포를 잊을..

쓰다 2014.04.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