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다 162

내 선물 고르기

2023. 1. 14. 어제 잘 타이밍을 놓쳐서 그런가 새벽에 자다 깨다를 반복 했다. 독일에서 사 온 멜라토닌을 먹었으면 좋았을 텐데, 잠들기 전에는 그날 잠을 깊게 잘지 아닐지 모른다는 게 문제다. 그럼 이 약은 대체 언제 먹어야 하는 거야? 일어나자 아무리 커튼을 쳐 놨다고 해도 방 안이 어둑어둑했다. 흐린 눈으로 핸드폰 화면을 보고 깜짝 놀랐다. 늦게 자긴 했는데 18시까지 잤다고? 정신을 차리고 화면을 다시 보니 13시였다. 비가 와서 평소보다 어두운 것이었다. 밖에서 밥을 먹고 카페에서 사진 정리를 할 생각으로 노트북을 들고 나왔으나, 식사를 마치니 배가 불러 필요한 물건만 구입해 바로 집으로 돌아왔다. 카페에서 식사까지 할 생각이 아니면 항상 이렇게 된다. 요새 카페에서 민폐를 끼치는 카공족..

쓰다 2024.01.20

긴 여행이 끝나고

2023. 10. 3. 길고 피곤했지만 알찬 여행이 끝났다. 오늘까지 휴가지만 푹 쉬진 못했다. 어제 잊어버리고 반납하지 못한 와이파이 도시락을 반납하러 가야 했고, 서울 오피스텔에서 일부 짐을 새 집으로 옮겨야 한다. 오후 느지막이 캐리어에 옷을 챙겨 나갔다. 지하철 역까지 가기 위해 버스를 탔는데 기사님이 원래 캐리어는 버스에 못 들고 탄다고 꼽을 주셨다. 여행 전에 본가 갈 때도 캐리어를 들고 탔는데 그새 뭔가 바뀐 건가? 아니면 크기 문제인가? 일단 태워주시긴 했는데 당황해서 무슨 카드로 요금 결제를 했는지 기억이 나지 않았다. 내릴 때 혹시 다른 카드를 태그 했다면 2회 최대 요금이 나갈 텐데, 피곤하기도 했고 신경 쓸 일도 많아서 순식간에 기분이 나빠졌다. 그냥 택시를 탔어야 했나, 택시는 차..

쓰다 2024.01.08

올해 마지막 출근

2023. 12. 20. 내일부터 J와 독일, 덴마크 여행을 가기 때문에 올해 마지막 출근일이다. 어제부터 내린 눈이 집 앞에 쌓여 있었고 걸을 때마다 기분 좋은 뽀득뽀득 소리가 났다. 출근하지 않고 눈오리나 만들고 싶었지만 어른답게 출근했다. 점심을 먹고 사무실 자리로 돌아와 집에서 가져온 탁상용 크리스마스 트리를 조립했다. 평소같았으면 집에 놓았을 테지만 크리스마스 때 집을 비우게 되었으니 사무실이라도 꾸며 놓자는 생각에서다. 몇 주 전부터 가져올까 생각했는데 계속 잊고 있었다. 퇴근하고도 떠나기 전에 할 일이 산더미다. 잔뜩 조달해 놓은 식재료 중 소비할 건 써 버리고 남은 것은 손질해 얼려야 한다. 냄비에 재료를 이것저것 집어넣고 내일 점심까지 먹을 달래된장국을 끓였다. 식사 후엔 감자와 당근을 ..

쓰다 2024.01.03

송년회 일정 조율

2023. 12. 8. 모임이 많은 걸 보니 과연 연말이 왔나 보다. 평소 얼굴 볼 일이 잘 없는 친구들은 이럴 때라도 보게 된다. 연말이라도 일찍 퇴근하는 것은 아니니 보통 약속은 주말에 잡힌다. 올해 12월 주말은 5번 있고, 그중 2번은 여행 일정이 있다. 남은 3개의 주말로 모든 모임 일정을 잡기엔 무리라 신년회로 빠지는 모임도 몇 있다. 그 와중 동네 친구들(이제 몇 명은 흩어져 사니 동네 친구들이란 말은 어폐가 있다) 모임은 정말 오랜만에 11명이 모두 가능한 스케줄을 잡는 기염을 토했다. 기혼자도 있고 애 키우는 사람도 있고 나처럼 멀리 이사 간 사람도 있고 해서 이렇게 모인다는 게 놀랍다. 몇 년 전부터 이 인원으로 터키 투 고를 먹고 싶었다. 양이 너무 많아 어지간한 인원수로는 먹지 못하..

쓰다 2023.12.13

첫 노래 녹음

J가 회사 내에서 하는 복면가왕 비슷한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녹음을 몇 번 하더니, 개인적으로 녹음을 하는 데에도 재미가 들린 듯하다. 그리고 몇 달 전부터 나와 듀엣을 하자는 제안을 계속해 왔다. 내가 J만큼 노래를 잘 부르진 못하지만 노래방은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한 번 해 보고 싶었기에 오케이 했다. 보컬 트레이닝이라도 좀 받아야 하나 싶었지만 말았고, 곡만 조성모의 『To heaven』 으로 정해 놓은 채 미루고 미루다 오늘로 약속을 잡았다. 녹음실은 예전에 J 결혼식 때 쓸 배경 음악을 작업했던 곳이다. 그땐 랩으로 참여했었는데 첫 녹음이라 들어가는 박자를 자꾸 놓쳤던 기억이 났다. 그래도 우리는 제법 빨리 녹음을 끝낸 편이라고 했다. 노래는 서로 번갈아 하기로 했고, J가 먼저 시작했다. 녹음 ..

쓰다 2023.11.19

짱 비싼 침대, 커틀러리 구입

2023. 10. 28. 침대는 인간이 하루의 1/3을 보내는 중요한 가구다. 오피스텔에서 생활한 2년 간, 그리고 본가 벙커 침대에서 잔 몇 달간은 그냥 얇은 매트 위에서 잤고 나도 잠자리를 가리진 않지만(가리지 않고 잠을 못 잔다), 이왕 장만하기로 한 거 침대만큼은 인터넷이나 이케아 등에서 적당히 싼 제품을 살 생각은 없다. 하지만 고급 브랜드 침대는 정말 너무나도 비쌌다, 너무나도. 때문에 내년 적당한 시기 여윳돈이 좀 모이면 살 생각이었지만, 시몬스에서 우리 회사 임직원 대상으로 프로모션을 한다는 메일이 오고야 말았다. 언젠가 살 거라면 이 기회에 사는 게 좋을 것 같았다. 그래서 원래 TV를 아버지가 사 주시기로 되어 있었지만 “TV는 알아서 살 테니 (훨씬 비싼) 침대를 사 주세요”라고 말해..

쓰다 2023.10.29

야유회

2022. 10. 20. 입사 이래 처음으로 야유회를 했다. 그동안은 코로나로 진행하지 않았던 것 같다. 한국 엔지니어 대상이며, 민속촌 곳곳을 돌아다니면서 모르는 사람들과 조를 지어 이런저런 미션을 하게 된다는 것 같다. 이 한 문장에 엔지니어가 싫어할 만한 모든 요소가 들어 있다. “돌아다니면서”, “모르는 사람들”, “미션”. 역시 우리 팀 내에서는 부담스럽다는 의견이 많았다. 원래는 집에서 지하철을 타고 상갈역까지 내려가 버스로 갈아탈 생각이었다. 하지만 37번 버스가 47분 후 도착 예정이었다. 이건 선 넘은 배차가 아닌가 싶다. 어쩔 수 없이 택시를 탔다. 회장에 입장해 회사 옷을 받아 입고 랜덤한 조로 배치가 되었다. 아는 분이 한 명도 없었지만 붙임성이 좋은 분이 몇 끼어 있어 나름 즐거운..

쓰다 2023.10.22

강남을 떠나며

새 집의 입주 청소가 끝나 상태를 보러 와 봤다. 대체로 깔끔하지만 오래된 기물 사이사이에 찌든 때가 끼어 있는 곳이나 놓치고 지나간 부분이 있었다. 보통 이런 부분에 클레임을 걸어 다시 청소를 하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내가 하는 편이 빠르고 덜 피곤할 것 같아 가져온 알코올 티슈로 구석구석 한 번 더 청소했다. 텅 빈 거실에 대자로 누웠다. 이제 정말로 2년간 살았던 강남을 떠나는구나. 편리하지만 막상 살기엔 썩 좋지 않은 동네였다. 그동안 느꼈던 점을 하나하나 떠올려 봤다. 출퇴근: 강남에 집을 구한 첫 번째 이유다. 집에서 사무실까지 door to door로 걸어서 단 10분 거리다. 평소 밤잠을 잘 못 자는데 그나마 늦잠이 가능한 환경이라 버틸 수 있지 않았나 싶다. 음식점: 체인점 위주다. 가끔..

쓰다 2023.10.10

인터넷우체국 내용증명 출력 오류

문제 예전에 보낸 내용증명을 참고할 일이 있어서 인터넷우체국 사이트에 들어갔다. "나의 내용증명" 메뉴에서 "출력가능" 버튼을 눌렀지만 beep음과 함께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재차 눌렀지만 이제 beep음도 나지 않았다. 출력 프로그램은 이미 설치한 상태다. 왼쪽의 접수번호를 누르자 일괄출력이 가능한 메뉴가 있다. 하지만 일괄출력에서는 아래와 같은 오류가 발생한다. 해결방법 어떻게 알아냈는지는 생략하고, Visual Studio 2015용 Visual C++ 재배포 가능 패키지를 설치하면 된다. x86과 x64를 고를 수 있게 되어 있는데 내 경우 x86을 설치하자 해결되었다. 이제 내용을 확인할 수 있게 되었지만 메뉴가 다 깨진다. 역시 악성 프로그램은 하나만 하지 않는다. 두 번째 버튼이 인쇄로 보..

쓰다 2023.09.19

여행 지도

2023. 9. 3. LA 여행 계획을 짜러 본가에 왔다. 부모님은 아마 우리가 가면 다 좋다고 하실 테고 동생 의견이 있나 싶어서. 아버지도 동생도 오래 쉬는 것이 힘들어 입국일, 출국일을 제외하면 온전히 쓸 수 있는 날이 4일밖에 없다. 따라서 2박 3일 투어를 가면 자유여행을 하루밖에 못 할 것이고 디즈니랜드를 코스에서 빼야 한다. 그러다 1박 3일짜리(12시 넘어 끝나는 투어, 그냥 밤늦게 끝나는 1박 2일 투어라고 보면 된다) 투어를 발견했다. 많이 피곤할 수도 있겠지만 이걸 고르고 디즈니랜드도 일정에 넣었다. 왜 가족과 하는 여행은 늘 이렇게 빡빡할까. 나는 한 곳에 여러 번 갈 수도 있지만 부모님은 그 여행지에 가는 것이 마지막이 될 확률이 높으니 최대한 알차게 여기저기 데려다 드리고 싶은 ..

쓰다 2023.09.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