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다

아기는 귀엽지만 굳이

juo 2024. 3. 4. 02:29

2024. 3. 1.

게임을 하다 늦게 자서 정오 넘어 일어났다. 라면으로 간단히 때우고 준비를 해서 예술의전당으로 갔다. 회사 내 포럼에 누군가 미셸 들라크루아 전시 티켓을 나눔했는데, 나는 시간이 안 되어 받진 않았지만 전시는 좋아 보여 마침 인천으로 이동하는 중에 가기로 한 것이다.

하지만 예상외로 인기가 너무 많아 매진이었다. 다음에 시간이 있을 때 가기로 했다. 예매를 위해 예술의전당 회원가입을 하려는데 아이디 8자 이상에 비밀번호 길이, 사용 가능 특수문자 제한까지 보안에 하등 도움이 되지 않을 안 좋은 제약은 다 걸어놓았다. 내가 이래서 여태 가입을 안 했구나. 인터파크 예약이 되어서 가입할 필요는 없었다. 저 제약이 바뀌지 않는 한 앞으로 평생 가입할 일은 없을 것이다.

G와 합류해 J네로 갔다. 선물로 기저귀, 술, J 아들 줄 장난감 차를 샀다. 새 집에는 처음 와보는데 역시 애 키우는 집은 인생이 애 중심으로 개편된다. 좁은 거실 전체가 아이 놀이방이나 다름없었다.

맥주를 꺼내면서 아들 선물이라고 하자 애가 맥주병에서 눈을 못 떼는 게 웃겼다. 새 자동차를 쥐어주자 재밌게 가지고 논다. 정말 별 거 없는 장난감인데. 내가 예전에 사 준 타고 다닐 수 있는 자동차는 베란다에 있었다. 아무리 좋은 아이템도 집이 좁으면 애물단지인가 보다.

좀 놀아주다 보니 음식이 왔다. 역시 애와 놀아주는 건 익숙하지 않다. 상완이라면 모를까 나와 G 둘 다 그런 쪽에는 별로 재능이 없다.

우리가 밥을 먹고 얘기하는 동안 J의 아들을 조용히 시키기 위해 TV를 틀어줬는데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무섭게 집중한다. 마치 외부의 자극이 전부 차단당한 것 같다. 이래서 식당에서 사람들이 다들 유튜브를 틀어주는 거구나.

아이가 귀여운 건 맞지만 아이를 가지고 싶다는 생각은 전혀 안 든다. 힘들다거나 돈이 드는 것, 잘 키울 자신이 있는가 그런 고민 이전에 왜 가져야 하는지부터 모르겠다. 그래서 애를 가지고 싶다는 친구들이 신기하다. 무엇이 사람들을 애를 낳게 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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