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다

집 사는 것도 힘들었는데 소명서까지

juo 2024. 3. 3. 22:01

2024. 2. 18.

부동산 거래 신고 소명서 작성 기일이 다가왔다. 주말 내에 끝내야 할 것 같았다. 할 일이 많았지만 다 제쳐두고 점심을 빠르게 컵라면으로 때운 다음 일에 착수했다.

저번에 개요를 쭉 훑어보면서 생각했지만 너무 필요한 자료가 많다. 은행과 각종 민원 사이트에 몇 번이고 접속해야 했는데, 한국 은행 사이트들의 수준은 대학생 때와 비교해서 나아진 게 없어 보였다. 수많은 악성 프로그램을 내 손으로 설치하기 싫어 Windows Sandbox의 신세를 몇 번이나 졌는지.

어떤 사이트는 Edge로 접속하자 안 되는 곳이 있어 혹시 몰라 Chrome을 설치하니 된다. 10년 전에 내가 아마추어 웹 개발을 할 때도 IE, FF, Chrome, Opera에서 모두 테스트해 돌아가게 만들었는데, 같은 크로뮴 기반 브라우저에서조차 안 돌아가는 서비스라니. 개발자들을 모조리 해고하지 않고 뭐 하고 있는 걸까.

사실 집을 사 본 사람은 알겠지만 돈을 정말 여기저기서 끌어오기 때문에 실제로 얼마가 어디서 들어왔는지 알기 힘들다. 작년에 거래한 거라 기억도 잘 안 나고. 회사 회계 자료도 맞추기 힘든데 개인이 이걸 맞추고 있자니 은행 사이트에 접속한 스트레스에 더해 머리가 두 배로 아팠다.

가장 문제는 전세보증금을 받아 잔금을 지불할 계획이었는데, 집주인이 보증금을 늦게 돌려주는 바람에 아버지께 돈을 임시로 더 빌리게 되었다. 나중에 보증금을 돌려받고 다시 당신께 돌려드리긴 했지만 이것 때문에 계산이 더욱 복잡해졌다.

그리고 당시 상가 처분한 것, 양도소득세를 낸 증명서를 제출해야 했다. 내야 하는 것도 모르고 있었다. 매매 신고 내역이 다 있을 텐데 나중에 가산세 받아먹으려고 안내를 안 해 주나 싶었다. 상가 임대료는 종합소득세를 따로 내야 하는 걸 몰라 몇 년 전 가산세를 낸 아픈 기억이 떠오른다. 과연 얼마나 정부에 돈을 더 바치게 될까 조회를 해 봤는데 다행히 차액이 마이너스라 0원을 내면 됐다.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면서 씁쓸했다. 임대료로 얻은 수익도 거의 0에 가까운데 건물 수익도 마이너스구나. 돈이 정말 많지 않으면 모두가 되고 싶어 하는 건물주가 되어도 돈을 벌 수가 없다.

이쯤 하면 됐지 싶어 제출해버렸다. 어느새 저녁이 되었고 극심하게 배가 고파져서 밥을 준비했다. 어떻게 제대로 한 건지 모르겠다.

아버지가 맨날 국세청 욕하는 게 이해가 된다. 떼어가는 건 복지에 들어간다 치고(요새 복지도 줄이고 있는데 어디 애먼 곳으로 새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좀 알아서 해 줄 순 없나?

그래도 일단 큰 일 하나 끝냈다. 주말 동안 남은 일을 얼마나 할 수 있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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