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다

튀김과 소바 전문 - 용인 하루

juo 2022. 10. 9. 20:21

한 달에 한 번쯤 있는 맛있는 음식 먹으러 가는 날이 왔다. 예전에 봐 둔 하루라는 집으로 와 봤다. 네이버 예약 시스템상으로는 예약이 가능하게 되어 있어 혼동이 있었지만 오마카세는 주말에는 제공하지 않는다. 할 수 없이 금요일에 전혀 진행되지 않은 업무를 뒤로하고 좀 일찍 퇴근해 전철을 타고 용인까지 먼 길을 떠났다.

주류 메뉴 일부. 뒤에 다른 메뉴도 있다. 같이 온 형이 하필 목이 삐는 바람에 나 혼자 도쿠리 & 잔술로 이것저것 마셔 봤다. 개인적으로는 코탐바가 발효향이 잘 느껴져 괜찮았다.

도쿠리에 나온 미즈바쇼 준마이 다이긴죠. 잔을 고를 수 있게 해주는데 후지산 모양의 예쁜 잔이 색깔별로 있어 홀리듯이 골랐다.

오마카세 시작. 토핑으로 연어알, 성게알, 금태인가가 얹혀 있었다. 여태 먹어본 차완무시 중 가장 고급스러운 토핑이 아닌가 싶다. 하지만 성게알과 바닥에 깔려 있는 조갯살에서 비린 맛이 느껴졌다는 점이 아쉬웠다.

무화과. 오크라와 잣 토핑이 올라와 있고 새콤한 참깨 소스가 곁들여졌다. 언벨런스한 듯 어울리는 느낌이 신기했다.

고등어 초절임. 새콤함이 생선의 비린 냄새를 강조하는 느낌이 들어 이것도 조금 아쉬웠다.

튀김 파스타가 올라간 감자샐러드. 딱히 흠 잡을 부분이 없던 완벽한 술안주다.

오리 로스. 유즈코쇼와 파를 곁들여 간장에 찍어 먹는다. 차게 나온 짭짤한 오리가 마치 햄을 먹는 듯해 신선했다.

은어를 굽고 찌고 조려 만든 요리. 마치 꽁치 통조림처럼 부드러워져 머리를 제외하곤 모두 먹을 수 있었다. 머리에 가까운 내장 부분은 조금 썼다. 가쓰오 부시 향이 듬뿍 배어 있다.

전복 술찜. 부드럽게 잘 익힌 전복에 짭짤하게 간이 잘 배어 있다. 내장 소스는 비린 맛이 하나도 없었고 전복의 향미를 버리는 부분 없이 즐길 수 있다.

버섯 굴국. 감칠맛이 나는 깔끔한 국물. 향의 포인트로 유자껍질이 조금 들어 있었다.

숙성회 세트. 다시마 숙성 참돔, 단새우, 관자, 전갱이, 시메사바 구성. 비린 맛 하나 없이 모두 부드럽게 숙성이 잘 되어 있었다. 간장 종지도 귀엽다.

니코고리. 처음 먹어보는 음식이다. 아래에는 생선이 깔려 있다. 짭쪼름한 생선국을 그대로 묵으로 만든 듯한 맛이다. 뒤는 상큼한 입가심용 방울토마토 절임.

이 다음부턴 튀김이 올라오기 시작한다.

새우, 김가루가 들어 있는 갑오징어, 앵꼬돔, 가지, 표고 튀김. 튀김 옷이 얇아 바삭함보다는 재료의 맛을 살리는 데 치중한 느낌이었다. 갓 튀겨서 나온 따끈한 느낌이 좋다. 녹차소금이나 맛간장에 찍어 먹는다.

소바. 거친 메밀 본연의 맛이 느껴졌다. 아쉬운 점이라면 이 때 배가 거의 차서 맛을 온전히 느끼는 데 무리가 있었다.

키위 셔벗. 키위 그대로의 새콤한 맛으로 깔끔하게 마무리.

아쉬운 점은 있었지만 요리의 완성도는 전체적으로 만족했다. 다만 개인적으론 오마카세보다는 단품으로 이것저것 주문해보는 편이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