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다

홋카이도 가족 여행 2

juo 2015. 3. 30. 00:11

일찍 호텔에서 체크아웃. 내 기분은 꿀꿀했지만 또 힘내서 출발해 보자.





삿포로 역에서 토야 호수로 향하는 길에 에끼벤으로 아침을 때웠다.

퀄이 꽤 괜찮았다. 해초는 좀 남겼지만... 나머지는 대체적으로 내 입맛에 맞았다.


마지막 소고기덮밥같이 생긴 건 줄을 당기면 안의 팩이 가열되어 따뜻하게 먹을 수 있다.

역에서 구입할 때 아저씨가 친절하게 설명해주시더라. 당기고 5분 있다 먹으라고.


기차에서 내린 이후론 교통수단이 헬이여서 쿨하게 택시를 이용했다.





호수 옆엔 족욕탕이 있었다. 수건이 없어서 발을 담그지는 않았지만, 사진에 김이 올라오는 게 보이시는지. 따뜻하다.





유람선은 안 타고 한 바퀴 둘러보고 다시 터미널로 돌아왔다.

다음 코스인 쇼와신산으로 가려는데 버스가 없더라. 이 날만 없는 건지 원래 없는 건진 모르겠다만.


이 동네는 택시도 잘 안 다닌다. 어렵게 어렵게 잡긴 했다.

쇼와신산으로 이동하고 나서도 택시가 안 다닐까봐 이번엔 예약을 했다. 관람 끝나고 몇 시까지 여기로 와 달라고.





로프웨이를 타고 우스 산 위로 올랐다.

설경을 즐길 수 있다. 뭐 여기 아니더라도 어디든 눈이 쌓여있긴 하다만...





로프웨이를 기다리는 동안 가볍게 썰매를 탈 수 있게 해 놓았다.

이런 거 좋다.





예약한 택시를 기다리는 동안 따뜻하게 소바와 텐동을 간식으로 먹었다.





도야 역에서 열차를 기다리다 잠시 바다쪽으로 나와 찍었다.

노보리베츠 역까지 가서 택시를 타고 예약한 료칸으로 향했다.

이 지역 택시들은 눈밭을 달리는데도 속도광이었다. 왠지 일본은 천천히 젠틀하게 운행할 것 같은 이미지 와장창...


그나저나 노보리베츠는 아즈망가 대왕에 잠깐 언급된 걸 보고 정말 가고 싶었는데, 이렇게 오게 되네.





료테이 하나유라 료칸. 개인 히노키탕이 딸린 가족 다다미방이다.

카운터엔 한국어를 할 줄 아는 분이 계신다.





히노키탕. 겨울이라 외부는 매우 추운데 탕 온도는 매우 뜨겁다.

왼쪽의 있는 도구는 위아래 물을 섞어줄 때 쓰는 것.

딱히 히노키탕은 쓸모가 없는 것 같다. 개인 히노키탕에 집착하지 말고 차라리 가족탕이 있을 경우 그걸 예약하는 게 낫다.


밖으로는 남자 노천탕을 엿볼 수 있다(...)





우리가 좀 늦게 도착해서 온천욕 전에 바로 가이세키 요리를 맛봤다.

음, 비싸지만 꼭 한 번 이런 거 대접받고 싶었다.





건배주로 시작한다.

요리 차려주시는 분이 하나하나 설명을 해 주시는데, 일본어가 미숙해서 70%정도밖에 알아듣지 못한 것 같다.

뭐 먹는 방법 정도만 알아들으면 됐지...





샐러드. 물어보니 꽃은 장식이란다. 아버지는 내가 묻기도 전에 씹어 드셨다(...)

오른쪽은 무슨 해물을 젤리같이 만들어놓았다. 생긴 건 아가미같기도 한데. 짭짤한 맛이 난다.





홋카이도엔 털게를 파는 가게가 많다.

들르진 못했는데 여기서 조금이나마 먹게 되네.





바닷가재, 마+캐비어, 주황색 매실과 각종 회...

처음 먹어보는 것들이 많다. 먹어도 뭔지 잘 모르는 게 좀 아쉬웠다...

오늘의 메뉴가 적힌 종이를 주긴 헌데, 난 읽어도 모르잖아?





다음은 국과 여러 회.

국을 보면 야채를 예쁘게 꼬아놓은 것이 인상적이다.





전복 버터구이, 소고기 전골.





그리고 게살과 생선알이 올려진 밥.

간단하지만 맛있다.





마지막 후식. 코스 요리는 여러 요리가 조금씩 조금씩 나와 '이거 가지고 배가 차나?' 싶다가도 다 먹으면 배부르다.

패션후르츠는 매우 신 과일인데 위에 카스타드 크림 같은 걸 올려놓아 단 맛과 신 맛이 조화로웠다. 신 걸 좋아하는 나는 매우 맛있게 먹음.

오렌지는 속을 파서 젤리처럼 만들어 놓았다.


내 생애 먹은 것 중 가장 비싼 식사같다.





배도 채웠고, 옷을 갈아입은 후 온천욕을 즐기러 갔다.

당연히 남탕/여탕 따로이고, 내부는 한국 목욕탕과 비슷. 온천이라는 느낌을 가장 잘 받을 수 있는 건 노천탕이다. 공기 중은 춥고 탕은 뜨거운...

그리고 특유의 방귀유황 냄새까지.





객실에는 녹차, 캡슐커피와 함께 먹을 수 있는 간식이 준비되어 있다.

푹 쉬고 내일을 위해 잠을 청했다.


그리고 벌써 마지막 날이다. 순식간에 지나간다 싶었는데 생각해보니 항공사 때문에 하루를 날렸었다.

망할 것...





아침은 식당에서 먹도록 되어 있다.

해산물 위주의 요리이다. 아깝게도 배가 불러서 조금 남겼다. 왜냐 하면...





뷔페식도 준비되어 있기 때문.

여행을 다니면서 늘 내 위장이 작은 것이 아쉬웠다.





그래, 올해는 양의 해였지.

체크아웃 후 짐을 맡기고 지옥계곡으로 걸어서 출발했다. 산책갔다올 수 있는 거리에 있다.





바람은 쌩쌩 불고 유황 냄새가 심해지고 물은 부글부글 끓고 있다. 신기한 풍경이다.

물은 손이 델 정도의 온도라고 한다. 그야 그렇겠지, 저렇게 김이 나는데.





이제 귀가만 남았다.

공항에는 귀국하는 사람들의 행렬이 놀이공원 줄만큼이나 길게 늘어서 있었고 나는 기다리는 동안 건물 내 쇼핑몰을 구경했다.

우린 급했지만 좀 일찍 와서 느긋하게 몇 시간이고 구경해도 될 것 같다.





이게 무엇일까...?





미쿠입니다 미쿠(...)


이제 당분간은 가족끼리 친구끼리 여행가는 것도 힘들 것 같다. 나도 바빠졌으니.

언제쯤 한국도 외국만큼이나 직장 생활을 하면서 여가를 즐길 수 있는 나라가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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