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다

오사카 여행 5일차

juo 2014. 6. 26. 02:09


숙소의 여행지 안내에서 후시미이나리 타이샤를 보고 나는 말했다. "왜 여기를 코스에 넣지 않은 거지?" 절대 가야 한다는 말이다. 출국일이고 없던 일정을 추가하다 보니 좀 일찍 일어나야 했다. 밥은 전날 편의점에서 사온 도시락을 전자렌지로 데워 먹었다. 일본 도시락이라고 전부 맛있는 것은 아니었다.


졸린 눈을 부비며 이나리 역에 도착하자 제일 먼저 위 사진의 캐릭터 판넬이 보였다. 와서 알게 된 거지만 저건 '이나리, 콩콩, 사랑의 첫걸음'이라는 애니메이션의 주인공이었다. 이 신사를 배경으로 한 애니인데, 이렇게 콜라보가 되는게 덕후로서 부러웠다. 내가 오자고 한 이유는 다른 만화인 '아리아'에 나온 장소라서지만...




ARIA 1권에 나온 장소. 사실 여우신을 모시는 건 아니고 신의 사자가 여우라서 여우를 같이 모신다고 한다.



이 곳은 위 사진에서 볼 수 있듯 도리이 터널로 유명하다.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하늘, 도리이 아래를 걷는 것은 정말 신비로운 느낌이었다. 해가 저물기 시작하면 끝내준다는데, 다음에 다시 방문할 때를 기약하기로 했다. 이른 시간이라 사람은 카메라를 든 두어 명 정도를 제외하면 찾아보기 힘들었다.



피규어를 사고 싶다는 일행이 있어 결국 마지막 날도 덴덴타운에 방문했다. 너무 서두르다 보니 개장 시간이 되지 않아 근처의 미스터 도넛에서 시간을 때웠다. 결국 피규어는 매장이 쉬는 바람에 구하지 못했지만.



이제 공항으로 갈 일만 남았다. 저 멋진 전차를 타는 줄 알고 앉아있었는데, 출발할 때쯤 되어 뭔가 이상하다는 걸 깨닫고 맞는 전차로 옮겼다. 그래, 우리에게 저런 철인28호같은 전차는 분에 넘치지.



공항으로 바로 가지 않고 그 전에 있는 링크타운에서 내렸다. 밥도 먹어야 하고, 옷을 사고 싶다는 일행이 있어서. 왜 일본까지 와서 옷을 사야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거대한 쇼핑몰이라 이것저것 많이 팔긴 하던데.


점심으로 푸드코트에서 모스버거와, 한 번도 먹어보지 못한 야끼소바를 시켰다. 버거의 맛은 잘 기억나지 않는 것으로 보아 평범했던 것 같다. 야끼소바는 왠지 아닌 느낌이... 짜장면을 먹는 것 같기도 하고. 추천하지 않는다.



링크타운에도 관람차가 있다. 멀리 보이긴 하지만 경치가 멋지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일단 낮의 관람차는 탈 게 못 된다. 온실 사우나를 즐기고 싶은 게 아니라면.


내려와 단팥죽에 구운 떡을 넣어 파는 것을 보고 하나 먹어 보았다. 이런 맛난 걸 못 먹고 갈 뻔했다니.



피치항공의 아담한 비행기에 일본에서 사온 기념품과 기억을 한가득 싣고 올라탔다. 출발 전, 피치항공답게 "인천에 안개가 얕게 껴서 회항할지도 모른다"는 경악스런 방송이 나왔지만 겁만 주고 끝났다.


그간 해외여행을 간다 치면 왠지 선진국은 한국이랑 다를 게 없을까봐 가고 싶은 마음이 생기지 않았다. 하지만 막상 이렇게 와 보면 똑같은 현대를 살고 있는데도 분위기가 다르다. 무척 만족스러운 여행이었고 남은 방학 기간을 '일본 한 번 더 가고 싶다'라고 징징대며 지냈다. 돌아오는 겨울엔 홋카이도로 떠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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