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다

시간 집약적 LA 여행 1일차

juo 2023. 11. 19. 20:44

자그마치 몇 달 전부터 계획했던 가족 LA 여행 출발일이다. 원래는 아버지 환갑 기념으로 갈 예정이었지만 코로나로 무산된 바 있다. 휴가가 별로 없는 동생, 자영업자라 오래 쉬기 어려운 아버지의 의견을 수렴해 딱 1주일만 계획을 잡았다.

미국은 여행이 힘든 나라니 부모님이 더 나이 드시면 못 갈 것 같아 필수 코스는 잠시 들르기만이라도 해야겠는데, 미국 땅이 여간 넓은 게 아닌 데다 짧은 기간 때문에 동선을 짜기도 힘들었고 내가 짠 것치곤 무척 힘든 일정이 되었다.

반차를 쓰고 싸 둔 여행가방을 끌고 본가로 갔다. 사람이 네 명이라 와이파이 도시락을 오랜만에 빌려 봤는데, 며칠 전에 꾼 꿈대로 빌리는 걸 잊어버릴 뻔했다. 계획에는 잘 적어 놨는데 정작 살펴보지 않는 게 참 나답다. 공항 식당에서 주문한 점심이 나오는 동안 뛰어가서 수령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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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 시간 동안 보려고 받아 놨던 유튜브 영상은 전혀 보지 않았다. 대신 기내에서 제공하는 영화나 게임을 하며 시간을 때웠다. 지루해하실 알았던 아버지가 생각보다 오목이라든가 솔리테어를 재밌게 즐기시고 영화도 엄청 많이 보셨다. 도착할 때가 되자 예전 출장에서 경유할 봤던 LA 빼곡한 건물 풍경이 밖으로 보였다.

도착해 전 직장에서 출장으로 많이 이용했던 Hertz에서 차를 빌려 시내로 향했다. 설마 현 직장서도 할인이 들어갈 줄이야. 전기차란 걸 몰아보고 싶어 테슬라 모델 Y를 빌렸는데, 페달에서 발을 떼면 브레이크가 밟히는 느낌이 정말 어색했다.

숙소는 뉴서울 호텔로 예약했다. 코리아타운 중심에 있는 데다 한국어가 되면 부모님도 편하고 나도 편하니. 넓은 방을 주셔서 매우 쾌적했다. 저녁을 먹으러 동생 친구가 추천한 멕시코 음식점으로 향했다. 멕시코 음식엔 술이 빠질 수 없으니 썩 내키진 않았지만 걸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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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중에 본 병원이 모여 있는 상가 건물이 인상적이었다. 코리아타운 생명의 건물이라고 이름 붙이면 될까. 내가 미국에서 가 본 지역이 시카고, 시애틀 인근밖에 없긴 하지만 이곳 LA가 제일 더럽고 냄새나고 노숙자가 많은 것 같다.

Guelaguetza Restaurant 엄청나게 시끄럽고 활기찼다. 주문한 플래터는 신선한 야채가 그리워질 정도로 소시지와 고기가 잔뜩 들어 입맛에 맞지는 않았어도 그래서 미국(멕시코 음식이지만) 느낌은 강하게 났다. 즐거운 여행이 되길 기원하며 건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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