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57

오사카 여행 3일차

아침은 게스트 하우스 근처 도시락 가게에서 사왔다. 전자레인지 어묵도 같이. 맛은 있었는데 한솥도시락 먹는 기분이었다. 아마 그런 느낌의 체인점인 듯. 밤에도 여기서 도시락을 사 먹었는데, 삼각김밥은 그냥 그랬다. 한 녀석이 닭튀김인줄 알고 뭘 집었다가 굴(カキ)튀김인 걸 알고 절규했다. 여행을 가려면 좋아하는 음식뿐 아니라 싫어하는 음식도 어느 정도는 읽을 줄 알아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모리노미야 역, 역사 박물관에 도착했다. 원래 USJ를 갈 예정이었지만 생각보다 어트렉션이 재미가 없다는 얘기에 어제 저녁에 계획을 급 수정, 오늘은 박물관 특집이다. 전통 유물과 디오라마 등이 전시되어 있다. 관심있는 사람들은 재밌다고 하던데 우린 그닥. 대신 애들 하라고 설치해놓은 퍼즐이나 맞추고 있다..

가다 2014.04.05

오사카 여행 2일차

이튿날이 되자 비가 추적추적 내리기 시작했다. 게스트 하우스의 비닐 우산 4개를 빌려 썼다. 그나저나 저 놈의 패션왕 포즈는 여행 내내 사진 찍으면서 본 것 같다. 조식은 근처의 카페에서 버터 바른 토스트와 스프, 홍차로 때웠다. 따뜻하고 달지 않은 두껍게 썬 토스트 그대로의 맛이었다. 스프는 묽은 호박죽같은 느낌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아마. 특별히 맛있진 않았다. 그 유명한 카이유칸의 텐포잔 대관람차!! 는 우리가 갔을 땐 공사 중이었다. 여튼 한국에선 볼 수 없는 크고 아름다운 관람차다. 국내도입이 시급하다. 아침이고 날씨도 좋지 않아 전경이 멋대가리 없어보이지만 저녁에 불 들어오고 하면 꽤 멋진 걸로 알고 있다. 여튼 우리가 관심있는건 외부가 아닌 내부이다. 내가 코엑스, 부산에 있는 아쿠아리움을 ..

가다 2014.03.22

오사카 여행 1일차

평소에 덕력이 충만하던 친구 그룹과 갈 만한 해외여행지는 역시 일본일 것이다. 마침 방사능이니 뭐니 해서 엔화가 팍 떨어졌고 우리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계획을 짰다. 비행기를 예약한 후, 쇼핑을 포함한 여비로 인당 80만원 정도를 환전했는데 결론을 말하자면 20만원 좀 넘게 남았다. 설 연휴가 시작되는 전날, 인천공항 지하에서 간단히 아침을 먹었다. 너무 일찍 도착해서 수속이 시작되지 않은 채였다. 면세점을 여기저기 구경했지만 늘 그렇듯이 술 빼곤 별로 살 게 없었다. 가는 길에 술 사 봤자 뭐 하겠냐만은. 저가항공인 대신에 별 서비스가 없지만 짧은 비행이라 불편함 없이 갈 수 있었다. 피치항공은 간사이 제2공항으로 도착한다. 무료 셔틀버스를 타고 제1공항으로 향했다. 이쯤 되자 인터넷이 잡히기 시작..

가다 2014.03.16

강릉 정동진 눈 구경

이번 겨울은 이상하게 눈이 쌓이질 않아 눈사람을 만들지 못했다. 저번 겨울에 만든 눈사람이 1년도 넘게 내 카톡 프사에 자리잡고 있는 것을 친구가 보곤 '눈이 없으면 눈이 있는 곳으로 가면 되지!' 라고 해서 폭설이 내렸다던 강릉으로 떠났다. 청량리에서 새벽 기차를 탔다. 강릉에 뭐가 있다고 기차가 만석이라 서서 갈 수밖에 없었다. 중간쯤 가니 카페 칸이 어느 정도 비었다. 기차에서 내리자마자 선로 옆으로 쌓여 있는 눈이 우리를 반겼다. 옆으로는 바다가 있었다. 해변에 눈이 이렇게 쌓이다니. 바다-모래사장-눈이 같이 있는 풍경은 나름 신선했다. 해가 뜰 때까지 딱히 할 게 없었다. 바다를 좀 구경하다 눈밭에서 구르는 것밖엔. 눈이 두껍게 쌓여 얼어 있었기 때문에 그 위를 조심스레 걸을 순 있었지만 곧잘 ..

가다 2014.02.20

제주는 솔플 (3) - 아래쪽과 바닷가 관광지 리뷰

테디베어 뮤지엄 각종 테디베어들이 테마에 맞춰 전시되어 있는 박물관. 예술 작품을 패러디한 전시물, 역사적 인물들을 본뜬 곰, 실제로 가지고 놀던 곰, 엘비스 프레슬리 베어 공연 등의 코너가 있다. 정말 곰인형의 역사가 오래되긴 했구나 하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아이들이 가지고 놀며 물고 뜯고 해서(추측) 보관 상태가 좋지 않은 녀석들은 털이 듬성듬성 빠져 있기도 했다. 사람 키만한 곰과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포토 스팟도 있다. 어서 금을 바치지 않으면 유혈사태가 일어날 것 같다 박물관은 살아있다 트릭 아트를 배경으로 재미있는 사진 찍으러 가는 곳이다. 작품마다 예시 사진과 설명이 있고 바닥에 촬영 포인트가 표시되어 있다. 나처럼 혼자 가는 사람(...)은 삼각대를 필히 챙겨 가자. 관람객들이 많아서 처..

가다 2013.11.30

제주는 솔플 (2) - 위쪽 관광지 리뷰

떠나기 전에 갑자기 떠나기로 한 여행이라 관광지 조사할 시간이 없었다. 아니, 조사할 생각을 안 했다는 것이 맞지. 귀찮아서 대충 눈앞에 보이는 곳으로 가면 되겠거니 하는 안이한 생각으로 떠나려고 했다. 결국엔 출발 전날 밤에 인터넷을 뒤져서 지역별로 박물관 정도는 알아보고 갔다. 조사하면서 지역/종류별로 관광지, 숙박업소, 음식점 등이 나와있는 제주모바일이라는 사이트를 유용하게 사용했다. 관광지 정보 말고도 여기서 쿠폰을 발급받으면 문자로 바코드가 날아오는데, 이걸로 여기 나열된 곳에서 결제를 하면 조금 할인된 가격이 미리 적어놓은 카드에서 빠져나가는 식. 편리해 보여서 조사하는 김에 발급받아 갔다. 웬만한 곳은 거의 있는 것 같다. 넥슨 컴퓨터 박물관 여긴 컴퓨터공학도로서 꼭 한 번 가 보고 싶었다...

가다 2013.10.29

제주는 솔플 (1) - 항공, 차, 해운

항공 여름방학이 얼마 남지 않았을 때였다. 친구들과의 여행 계획도 각자의 사정에 의해서 깨졌고 그들 중에 가장 할 일이 없었던 나는 "이대로 방학을 끝낼 수 없다! 혼자라도 다녀오겠어!" 라며 제주도행 비행기 티켓을 끊었던 것이다. 그렇게 갑자기 자아를 찾는 여행(...)이 시작되었다. 항공편 가격 비교하고 알아보기 귀찮아서 그냥 유일하게 이름을 아는 저가항공인 진에어로 끊었다. 싼 시간대로. 전재산 사진을 찍긴 찍어야 하는데 이대로라면 내 얼굴은 하나 없이 풍경사진만 잔뜩 남게 될 것이다. 남에게 찍어달라고 하는 것도 한두번이지. 그래서 출발 전까지 망설이다 삼각대를 챙겨갔다. 사진과 같이 운반하기 위해서 가방도 바꿨다. 가방엔 갈아입을 옷, 츄리닝 반바지, 양말 등의 의류와 함께 모자, 충전기, 를 ..

가다 2013.10.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