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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기억에 남을 야외 결혼식

2022. 8. 26. H누나 결혼식 참석을 위해 어제 저녁에 본가로 내려왔다. 정장은 결혼식이 아니면 입을 일이 없으니 아예 본가에 가져다 놨고 역시 평소에 맬 일이 없는 허리띠도 이제부터 본가에 비치해놓기로 했다. 적당히 깔끔한 옷을 입고 가도 됐겠지만 옷장에는 온통 청바지와 후드티, 컨퍼런스에서 받은 티셔츠 뿐이라 정장이 가장 무난하다. 이번 결혼식은 금요일 저녁에 야외에서 진행된다는 점이 특별하다. 이 누나와는 전 직장 동기로 만나 꾸준히 친하게 지내면서 범상치 않은 사람이란건 익히 알고 있었는데 역시 결혼식도 남들과는 다르다. 남들 하는 대로 식장에서 하는 것이 편하고 잡음도 적었을 텐데, 여러모로 대단하고 존경스러운 사람이다. 식은 누나의 모교 웨딩홀을 빌려 진행되었다. 학교 정문으로 들어와 ..

쓰다 2022.09.05

국립중앙박물관 상설전시 관람 완료

2022. 8. 21. 요새 게임 『제노블레이드 크로니클스 3』 플레이에 집중하다 보니 휴일에 하루종일 집에만 있게 되는 것 같아 오늘은 어딘가 나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번 달부터 시작했던 국립중앙박물관 상설전시 관람을 마무리짓기로 했다. 점심은 역까지 나가는 길에 있는 오므라이스 전문점에서 먹어 봤는데 맛이 없지는 않았지만 굳이 밖에서 사먹는 보람이 느껴지는 맛도 아니었다. 새로운 도전을 하다 보면 이런 날도 있는 거지. 박물관으로 도착해 3층으로 올라가 조각, 공예관을 둘러봤다. 동양의 자기가 서양으로 퍼져나가 약간 다른 양식으로 변화하고 대량생산에 이르는 과정이 흥미로웠다. 세계문화관 중에선 메소포타미아 쪽이 볼만했다. 쐐기 문자는 어렸을 때 학습만화에서나 봤지 실제로 점토에 새겨진 것을 보는..

쓰다 2022.09.02

『탑건:매버릭』 2회차 관람

2022. 8. 17. 일찍 퇴근해서 버스를 타고 바로 여의도 CGV로 갔다. 『탑건: 매버릭』의 4DX 좌석이 다시 풀리기 시작한 것이다. 최근 4DX 상영관을 차지하고 있던 다른 영화들의 흥행이 영 별로였나 보다. 아직도 인기가 많아 좋은 좌석은 거의 다 나간 상태였다. 예약 현황을 다시 보니 A열 정중앙 예약이 취소되었는지 텅 비어 있었다. 실제로 보니 아이맥스관에 비해 화면이 아주 크지는 않아 A열이라도 가운데라면 괜찮겠다 싶었다. 다음에 올 일이 있으면 참고하자. 역시 명작은 여러 번 봐도 재밌다. 옛날엔 책을 몇 번이고 읽어서 내용을 외우기도 했었는데 성인이 되고 나서는 그럴 여유가 줄어들어 어떤 미디어든 두 번 이상 즐기는 경우가 거의 없었다. 영화관에서 같은 영화를 두 번 관람한 것도 이번..

쓰다 2022.08.28

일찍 퇴근했지만

2022. 8. 10. 강남 일대를 물에 잠기게 했던 폭우가 무색하게 오늘 아침은 날씨가 좋아서 오랜만에 사무실로 출근했다. 프로젝트 일정이 밀리면서 잠깐의 여유가 생겼다. 일찍 퇴근해서 회사에서 남겨 온 샐러드와 집에서 한 3분카레로 저녁을 때웠다. 시간이 난 김에 오랜만에 카페에 노트북을 가져가서 개인 공부라도 할까 했다. Rust도 보는 중이고, 북마크만 해 놓고 아직 읽지 못한 여러 분야의 글도 있다. 그런 생각을 하면서 설거지를 마치니 19시가 되었고 갑자기 피곤이 몰려왔다. 온몸에 힘이 들어가지 않아 이대로 카페에 가도 아무것도 못 할 것 같았다. 게임을 좀 해서 의욕을 찾으려 했지만 30분 정도 하고 그만뒀다. 딱딱하고 서늘한 거실 맨바닥에 잠시 누워있다가 깜빡 잠들었다. 일어나자 땀이 났는..

쓰다 2022.08.23

가족들과 음주가무

2022. 8. 6. 부모님이 아침식사를 하는 소리에 잠깐 깼다가 다시 잠들어 정오가 넘어서 일어났다. 잠을 잘못 잤는지 고개를 조금이라도 숙일 때마다 등 근육이 아파서 하루종일 매우 조심스럽게 움직여야 했다. 점심은 육개장을 먹었다. 어머니 요리는 순두부찌개를 제외하곤 항상 맛있다. 얼린 육개장을 좀 보내주겠다고 하셨지만 냉동실에 공간이 없어 거절했다. 오피스텔의 냉장고는 너무 작아 얼음통, 음식물 쓰레기 통을 넣기 위해 가운데 칸을 아예 빼 버렸고 맨 위는 얼린 식재료와 냉동식품으로 포화 상태다. 언젠가 오피스텔을 벗어나 내 집을 마련하면 꼭 큰 냉장고를 살 것이다. 저번주에 외삼촌으로부터 간만에 전화가 와서 오늘 집에서 가족들과 같이 과음을 하기로 했으나 갑자기 약속이 있으시다고 해서 취소되었다. ..

쓰다 2022.08.21

관성으로 결혼하는 사람

2022. 8. 5. 어제부터 연차를 냈다. 마침 여름 휴가 기간이긴 하지만 딱히 휴가를 갈 생각으로 연차를 쓴 것은 아니고 그냥 쉬고 싶었다. 오늘은 인천에서 친구들과 약속도 있고 해서 오랜만에 본가로 갔다. 부모님이 취미로 농사를 짓기 시작하신 이후 집에는 야채가 항상 넘치나 보다. 호박잎과 가지전을 비롯한 각종 나물 반찬으로 점심을 먹었다. 자취를 하면 유통기한 문제로 야채를 덜 먹게 되기도 하니 나로선 반가운 식단이다. 혼자 사는 사람을 위한 소포장 식재료가 늘고 있지만 아직은 종류가 많이 부족하다. 저녁에는 J 청첩장 모임이 있었다. J는 여느때처럼 몇 십분을 늦었지만 항상 일관성있게 지각을 하므로 오히려 예측이 쉬웠다. 상견례를 갔다 왔다는데 밥이 입으로 들어가는지 코로 들어가는지 모르겠다고...

쓰다 2022.08.16

스테이크와 추억의 감자 크로켓

2022. 7. 30. J네서 새벽까지 술을 마시고 정오가 넘어서 일어났다. 샤또 딸보 등의 와인으로 시작해 코인 노래방에 다녀와 위스키로 마무리하는 완벽한 코스였다. 집에 돌아오는 길에 백화점 식품 코너에 들러 스테이크용 안심과 타임, 감자 등을 샀다. 원래 어제 저녁에 해 먹을 생각이었지만 어제의 술 번개로 하루 미뤄진 것이다. 백화점을 나오자마자 버터 사는 것을 잊었다는 것을 깨닫고 편의점까지 들렀다. 구입 목록을 적어놔도 제대로 보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스테이크를 직접 구워 보는 것은 처음이다. 이왕 할 거면 제대로 하자는 의미로 매쉬드 포테이토부터 만들기 시작했다. 감자가 주먹만해 삶는 데에도 한 세월이 걸렸다. 맨손으로 포슬포슬한 감자 껍질을 벗기다가 손끝을 몇 번 데었다. 한 덩이만 ..

쓰다 2022.08.11

건강검진 예약은 오전에 잡자

2022. 7. 25. 이직한 이후로 처음 받는 건강검진이다. 예약을 오후 1시로 잡아놔서 오전에는 출근해 파트 워크샵에 참여했다. 일을 마치고 한창 북적이는 회사 식당을 뒤로한 채 주린 배를 잡고 L건물로 향했다. 도보로 15분밖에 걸리지 않아 느긋하게 걸어갔다. 검진 전문 시설이다 보니 마치 컨베이어 벨트처럼 막힘없이 이 방 저 방을 오가며 검진이 진행되었다. 애매한 시간이라 그런지 사람이 별로 없어 대기시간도 짧았다. 인바디 결과는 살펴보지 못했지만 측정 후 담당자 분이 평소에 운동을 하냐고 물어봤다. 내장 지방이 생각보다 적어서 물어봤다고 하시는데, 확실히 나같은 사람은 마른 비만이 되기 쉬울 것 같다. 지금은 나름 건강한 체성분 비율을 유지하고 있지만 더 늙으면 어떻게 될지 모른다. 요새 매일 ..

쓰다 2022.07.29

거실에서 잔다는 것

2022. 7. 20. 오전에 오피스텔 하자 보수를 위해 기술자 분이 방문했다. 입주하고선 창가 아래 벽과 바닥을 잇는 실리콘이 떨어진 것을 발견해 접수를 해 놓았는데 1년이 다 되어가는 지금에야 보수라니. 근본적인 원인은 바닥이 꺼져서인 것 같지만 그렇다고 바닥을 전부 들어내는 것부터 시작하자면 아무래도 대공사가 될 테니 실리콘만 새로 바르는 선에서 마무리하려는 것 같다. 내 소유의 집은 아니니 보수를 해 주는 것만으로 만족하기로 했다. 작업을 위해 매트와 옷걸이를 옮겼다. 일일 화상 회의를 하는 동안 보수 작업이 완료되었고 나는 점심을 먹으러 출근을 했다가 늦게 귀가했다. 좁은 집 안에 아까 옮겨놓은 위치 그대로 어수선하게 놓인 옷걸이와 매트, 안락의자 등이 한눈에 들어왔다 실리콘이 마를 때까지 건드..

쓰다 2022.07.26

코즈믹 호러에 대항하는 법

2022. 7. 17. 자기 전에 오랜만에 보드게임 『엘드리치 호러』를 꺼내 펼쳤다. 며칠 전 번역 개선 구성물을 받고 정리하다 보니 다시 해 보고 싶어졌다. 혼자 조사자 두 명을 잡고 요그 소토스에게 도전했다. 기억이 조금은 남아 있어 규칙서를 한 번 훑어보고 바로 플레이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때나 지금이나 자비가 없는 난이도다. 차원문이 여기저기 열린 채 방치되고 조사자가 세 명이 쓰러지는 와중 어떻게 미스테리는 모두 해결했으나, 바로 이어지는 신화 단계에서 고대의 존재가 깨어났고 파멸 토큰 전진 효과로 새벽 3시가 조금 되지 않은 시각에 그렇게 세계는 멸망했다. 정리 후 자려고 누워 러브크래프트의 원전을 읽었던 때를 생각해 봤다. 크툴루 신화를 즐기는 자로서 한 번쯤 읽어봐야지 하고 전집을 읽어 ..

쓰다 2022.07.24